원기106년 우리 교단은 밖으로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엄청난 역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적으로도 유례없는 난경을 겪고 있다. 원불교 전서 개정 증보판 출판 과정에서 불거진 소위 ‘새전서 사태’와 그로 인한 ‘수위단원 선거 후보 추천’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이 쉽사리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 해를 거의 이 일에 묶여 교단의 에너지를 소진한 듯하다. 신앙의 근본이 되는 법보 경전 발간에 대한 미숙한 일처리로 인해 교단 구성원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는 그 크기와 깊이를 헤아리기 힘들다. 게다가 이 일을 바로잡으려는 과정에서 또 다시 아픈 상처가 덧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민망하기 이를 데 없다.

실무적 문책을 넘어 서로를 불신하는 상황으로 사태가 악화하자 결국은 전산종법사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교단 언론 매체들이 마련한 인터뷰를 통해서 사실 그대로를 진솔하게 밝힘으로써 교단적 해오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 두 가지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해 최고 지도자로서 사과를 표명하고 최근 수위단원 선거 과정에서 한 사람도 다치지 않게 하려던 의도가 있었음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이런 어려운 경계도 슬기롭게 극복하면 오히려 교단 혁신과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전망도 제시했다.

이번 인터뷰가 교단 구성원들이 입은 그동안의 마음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서로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어 교단사의 대의를 세우는 데 큰 이정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파행을 거듭한 끝에 맞이한 수위단원 선거가 코앞이다. 요란했던 우리들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천천히 진행하면 좋겠지만 교단 최고결의기관의 공백 기간을 줄이고 총단회와 총회 그리고 정기인사 등의 교단 일정을 고려하면 시급히 선거에 임하지 않을 수 없다. 수위단원들은 소태산 대종사의 구세경륜을 세상에 펼쳐나가는 데 앞장설 개벽의 일꾼들이다. 최초의 단장인 소태산 대종사와 한 마음 한 몸이 되었던 최초의 구인 단원들 같이 종법사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어 주세불 소태산 대종사의 구세 경륜을 힘차게 펼쳐나가야 한다. 소태산 대종사는 ‘천신만고와 함지사지를 당하여도 여한이 없는 사람’을 출가위로 설명했다.

정산종사는 ‘우리는 대종사의 정법 아래 오로지 신앙을 바쳤으니 어떠한 역경 난경을 지낼지라도 영원히 이 마음을 퇴전하지 아니하겠나이다.’라고 했고, 대산종사는 ‘누구나 다 실패와 실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때에 도로써 취사하라. 열번 스무번 백번을 실패 하였다 하더라도 다시 본원에 반조하여 나아가면 된다.’고 했다. ‘경계를 대할 때마다 공부할 때가 돌아온 것을 염두에 잊지 말’라는 소태산 대종사의 가르침을 되새기자. 큰 경계를 당했으니 큰 공부를 할 때이고, 본원에 반조하여 새 출발을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2021년 10월 0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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