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전서』 회수·폐기 사건과 수위단원 선거의 공정성이 훼손되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제3대 제3회 후기(원기106년) 정수위단원 18명과 봉도·호법수위단원 16명 총34명이 확정됐다. 교단은 11월 총회를 기점으로 3년여 동안 교단사에 매우 중요한 시기를 맞게 된다. 팬데믹 시대와 디지털 사회 속에서 교단은 3대를 평가하고 4대를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6개월간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교단 시스템이 작동하지 못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여러 가지 이유에서 상처를 받았다. 새 수위단원은 최우선으로 구성원들을 치유하고 화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겠다. 그런데 상처를 치유하는 데 있어 과연 기존의 방식으로 치유할 수 있을까.

새 수위단원은 3년 임기 동안 교헌개정과 더불어 교단 4대를 설계 하는데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열린 광장을 마련했으면 한다. 특히 소외된 사람을 포함해서 문제점을 쏟아 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논의해서 방향을 잡고 교단 개혁동력을 이끌어 가야 하겠다. 중요한 것은 몇몇 지도부가 아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교단의 주인이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새 수위단원들은 재가출가 교도가  자유롭게 의사소통하는 장을 여는 데 집중하길 바란다.

다음으로는 이번 수위단원들은 활동평가를 했으면 한다. 정수위단원을 역임한 한 원로교무는 본인이 참여한 6년 동안 말 한마디도 없이 회의에 참석했다 가는 분을 봤다고 한다. 그래서 첫째 출석을 했냐 안 했냐, 둘째 발언을 몇 번 했느냐, 셋째 제안을 몇 번 했느냐 등의 사항으로 매년 활동평가를 하는 문화를 만들어가자고 조언했다. 그는 나아가 회의도 실황중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원불교신문>이나 <원불교기록관리실>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미래를 내다봤으면 한다. 예컨대 “원로 몇 사람들로 추천하다보면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아 밀실 정치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법강항마위 이상 중에서 후보추천도 대중에게 맡겼으면 좋겠다. 후보추천의 공정성 결여는 교단 화합을 깨는 역기능의 후유증도 있다고 본다”란 기사와 “이제까지 교단은 공의에 바탕한 법치교단을 주장해 왔지만 그렇게 운영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카리스마적인 지도와 ‘종법사의 뜻’이란 말로 충분히 여론 수렴 과정을 생략한 채 일을 처리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 처리는 곧 교단 구성원 상호 간에 반대의 의견을 가진 사람은 교단에 대한 신심이 부족하다며 설 자리가 없게 하여 냉소주의를 흐르게 했고 한편에서는 집단이기주의를 낳게도 했다”란 기사가 원기79년(1994년) <원불교신문>에 실렸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란 명언처럼 과거를 통해 오늘의 지혜를 얻었으면 좋겠다.

[2021년 10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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