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용 교도 / 북광주교당
이인용 교도 / 북광주교당

[원불교신문=이인용 교도] 나는 요즘 교당에서 교무님의 인도로 진행되는 좌선·염불에 온라인으로 동참하고 있다. 좌선은 아침 5시 30분부터 6시 30분까지, 염불은 저녁 9시부터 20분 정도 하는데, 전에 혼자 할 때와는 또 다른 보람을 느끼는 시간이다.

더하여 좌선·염불 때 교무님이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치는 자그마한 경종 싱잉볼 소리를 들으면 그 청량하고 싱싱한 그리고 힘찬 소리에 내 주위는 생기가 감돌고, 기가 솟아 오르는 것 같은 느낌을 경험한다.

나는 어릴 적에 어머니 표정에서 싱잉볼 소리처럼 싱싱하고 청량한 기운인 생기가 넘쳐흐르는 것을 보았고, 느낄 수 있었다. 어머니는 모래찜이나 솔찜 혹은 물맞이를 하고 오면 그런 표정을 짓는다.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바깥바람을 쐬고 오니 홀가분하고 좋아서 생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을 것이다. 

그런 생기는 일상에서 벗어난 색다른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지 반복되는 일상에서는 없거나 약하다. 설령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변화 없이 반복되는 일이면 생기가 솟지 않는다.

1970년 무렵, 지금은 고인이 된 지인이 여행사에 근무했는데 제주도·설악산 등 유명 관광지를 자주 다니고 있어서, 어느 날 부러운 어조로 “내 돈 들이지 않고 경치 좋은 관광지를 자주 다닐 수 있어서 좋겠네”라고 말을 건넸더니 “전혀 그렇지 않다”는 답이 돌아왔다. 똑같은 일을 반복적으로 한다는 것은 색다른 체험이 아니어서 감흥이 없었을 것이다.

보통 사람들에게 일상에서 벗어난 색다른 체험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국내·외 여행, 영화관람, 등산 등 각종 취미 활동, 전시회 관람, 이벤트 행사 참여, 봉사활동, 감명 받은 독서, 운동경기 관람, 동창회, 계모임, 친지들 모임, 외식 등이 있을 수 있다.

교당에서 할 수 있는 색다른 체험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야외법회, 성지답사, 교우들과의 여행, 문화법회, 초청 법회, 지역 봉사활동, 바자회, 사진전, 탁구 등 체육행사, 정기훈련 참가, 개인 혹은 단별훈련 참가, 교당창립 기념행사, 책자발간, 교리퀴즈, 성가·성극·민속놀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 교환 및 기증 등이 있을 수 있다.

코로나 문제가 해결되면 교당이 처해 있는 형편에 따라 위와 같은 체험거리를 선택적으로 시도해 보면 어떨까?

이러한 색다른 체험을 통해 코로나로 인한 일상의 무료함과 우울감을 극복하고 일상의 정상화를 회복해 생기가 감도는 도량이 됐으면 좋겠다.

경험에서 볼 때 그런 행사를 귀찮고 번거롭게 생각하는 사람도 일부 있으나 대다수 교도들은 좋아하고, 그런 행사를 귀찮고 번거롭게 여겼던 교도들도 행사가 끝나고 나면 좋은 경험이었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았다. 같은 차원에서 초청 법회도 했으면 좋겠는데, 초청 법회는 현행처럼 각 교당에 자율적으로 맡길 것이 아니라, 총부에서 정년 퇴직 후 수양원에 계시는 활동 가능한 교무님들을 모셔서 출장 설법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제도적으로 마련해 시행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해서, 교당에 생생하고, 청량하고 해맑은 기운인 생기가 감돌게 되면 교화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데모 크리토스는 “축제가 없는 삶은 마치 잠깐 쉴 수 있는 여인숙하나 없는 망망하고 고단한 먼 행군의 길과도 같은 것이다”고 말했다.

또 정산종사는 “풍류로서 세상을 건지리라”(『정산종사법어』 유촉편 17장)는 말씀을 했는데 위에 예를 든 체험거리들은 하나의 축제이고, 하나의 풍류라고 생각한다.

/북광주교당

[2021년 11월 1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