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윤관명]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22’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2022년 트렌드 키워드의 중심은 ‘나노 사회’다. 이는 극도로 세분되고 파편화된 사회를 뜻하며 다른 트렌드의 근원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해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소비 트렌드를 분석해 12간지를 활용한 키워드를 발표하고 있다. 내년 2022년은 호랑이 해를 맞아 ‘타이거 오어 캣(TIGER OR CAT)’이라는 단어를 제시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상황변화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에 따라 호랑이가 될 수도 있고, 고양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갈림길에 서 있는 우리의 현실은 너무나 급변하고 있다. 단지 팬데믹 상황뿐만이 아니라, 과학기술, 자연환경, 세대의식, 문화 등 많은 것이 변화하고 있다.

김난도 교수는 10개의 트렌드 키워드를 제시했다. 그 첫 번째 키워드는 나노사회로의 변화(Transition into a ‘Nano Society’)다. 공동체가 개인으로 조각조각 부스러져 모래알처럼 흩어진다고 한다. 이것은 우리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근인(根因)이라 표현하고 있다. ‘나노사회’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방법은 공감능력을 키우고, 다양한 우연적 경험을 넓히며, ‘지구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추라고 한다.

2022년을 이끌 트렌드 키워드 9가지는 ▷미국 서부에서 일어난 골드러쉬에 빗대 수입과 소비에 혈안이 된 ‘머니러시’ ▷상품 과잉 시대에 희소한 상품을 얻을 수 있는 소비능력을 말하는 ‘득템력’ ▷도시에 살면서도 가끔 시골의 소박함을 즐기는 ‘러스틱 라이프’ ▷즐겁고 편리한 건강관리를 추구하는 ‘헬시플레저’ ▷X세대(80년생)가 40대에 접어들면서 소비력이 가장 큰 세대가 된 ‘엑스틴 이즈 백’ ▷자기주도적으로 생(生)을 살아가고자 하는 신인류인 ‘바른생활 루틴이’ ▷‘언택트’가 일상이 되면서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서 현실같은 가상세계가 가능한 기술 ‘실재감 테크’ ▷소셜미디어(SNS) 발달로 개인이 독자적으로 상품을 기획·제작·판매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라이크커머스’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내러티브를 만들어내야 성공하는 ‘내러티브(서사) 자본’ 등 이다.

이러한 트렌드 속에서 ‘나노사회’, ‘헬시플레저’, ‘바른생활 루틴이’ 세 가지를 눈여겨보게 된다. 개개인의 욕구와 개성이 도드라지는 나노사회 속에서 소속감과 의무를 중시하는 공동법회 중심의 교화전략에만 집중한다면 다양한 잠재적 공부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울 수 있다. 

지금까지 교단은 강한 연대의식과 조직력을 강점으로 자부해 왔다. 그러나 내부에서도 다양성 요구와 관습과 관행에 대한 변화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렇듯 대내외적으로 요구되는 유연성과 다양성에 적응해야 한다. 특히 현장교화에 있어서 교화의 대중성과 확장성을 위해서 개인이나 소그룹이 활용할 수 있는 작은 선실과 기도실을 마련하고, 개인교화상담과 같은 1:1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헬시플레저’는 건강관리도 즐겁게 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듯 수행 프로그램에 단계를 두어 초입자들이 쉽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지도인의 수행법과 지도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쾌적한 수행공간과 보조도구 등을 활용하는 방법도 적극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바른생활 루틴이’에 해당하는 이들에게는 상시일기법의 활용과 연계가 가능할 것이다. 다만 새로운 세대들에게 맞는 기술적 변화와 다양한 직업군에 맞춤형 일기법을 제공해야 한다. 이미 많은 수행단체들은 과학기술과 의료기술을 접목하는 동시에 젊은 세대들의 취향과 욕구를 파악하고 이에 대처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호랑이가 될 것인가 고양이가 될 것인가의 갈림길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

[2021년 11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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