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산 양제승 원정사
승산 양제승 원정사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환하게 아는 이것을 들여다보니 한 물건도 없다.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는 이것을 들여다보는 그 마음이 일심이다.” “견성, 밥먹기보다 쉬워. 대종사님 법대로만 해라.”(제27회 만덕산훈련원 하선에서 승산 양제승 원정사 훈증)

오직 일원상을 화두로, 일원상에 의지해 이사병행으로 대적공하며 새 회상 영육쌍전의 산 표본이었던 승산 양제승(勝山 梁濟乘) 원정사가 20일 원광실버의집에서 열반했다. 

승산 원정사는 원기31년 전무출신을 서원하고 원기37년 수계농원 총무, 부원장을 거쳐 원기58년 만덕산농원, 훈련원 원장으로 봉직한 후 원기80년 퇴임했다. 농사를 지으며 수도하는 사상선(事上禪·일 속에서 하는 선)을 교단에 정착시켰고, 퇴임 후에도 만덕산훈련원 교령으로 추대돼 보은 봉공하며 ‘선농(禪農)일치’를 실천했다.

열반소식을 접한 전산종법사는 “일생을 손에서 괭이와 삽을 놓지 않고 메마른 황토를 옥토로 변화시키며 창조의 역사를 개척하신 승산 원정사께서는 수계농원 15년, 만덕산 농원 및 훈련원에서 27년을 헌신하시며 창립기 간고한 교단 산업계에서 묵묵히 숨어 일하셨다”면서 “일 속에서 공부하며 갖추신 대법력은 교단의 큰 스승님으로 우뚝 솟으셨다”고 회상했다. 

전산종법사는 “그 거친 노동의 힘듦에도 새벽 선과 고경(古經) 공부를 쉬지 않으며 만덕산성지를 일과 공부가 둘이 아닌 동정일여의 활선 도량으로, 통철한 일원상 강의와 사상선 체험을 통해 재가출가 교역자들을 무수히 길러내는 조불 불사의 도량으로 일궈내셨다”고 추모했다. 전산종법사는 ‘일생 일원상 수행으로 대적공하며 계합 일원하신 삼대력으로 다시 오시어 제생의세 대법륜을 굴려주시라’고 염원하며 영겁의 법연을 심축하는 법구를 내렸다. 

승산 원정사의 세수는 96세, 법랍은 67년 10개월, 공부성적 정식출가위, 사업성적 정특등 5호, 원성적 정특등으로 원불교 교단장으로 장례의식이 진행됐다. 유족으로는 4남 2녀로 장남 양천익은 기간제 전무출신으로 교단에 봉사했고, 양윤성 교무는 미주서부교구, 양상덕 교무는 버클리교당, 양태홍 교무는 용암교당에서 무아봉공의 삶을 살고 있다. 특히 손자녀 양덕원은 원정사의 뜻을 이어받아 출가 서원해 로스앤젤레스교당에서 근무하고 있다. 종재식은 원기107년 1월 7일 오전10시 중앙총부 반백년기념관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2021년 11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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