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태산 대종사가 탄생하고 구도한 근원성지에 자리한 영산선학대학교, 대종사의 깨달음을 전하며 미래의 성자들을 길러내고 있다.
소태산 대종사가 탄생하고 구도한 근원성지에 자리한 영산선학대학교, 대종사의 깨달음을 전하며 미래의 성자들을 길러내고 있다.

[원불교신문=김세진 기자] 11월이면 전국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긴장하게 된다.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적격자를 선발하기 위해 교육부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수학능력시험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들은 정성스럽게 노력한다. 좋은 대학이란 과연 무엇일까. 물론 누구나 알아주는 명문대가 좋은 대학일 수도 있다. 또는 가치 기준에 따라 좋은 대학교를 분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라남도 영광에는 진리를 탐구하고 인류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공부하는 대학교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명문대라고 자부하고 있는 곳이다. 바로 영산선학대학교다.

걸어온 길
영산선학대학교는 1927년(원기12년)에 개설된 영산학원에서 출발했다. 일찍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소태산 대종사의 뜻을 받들어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대종사의 구도지인 영산성지에 영산학원(학원장 정산종사)이 건립됐다. 법신불 일원상을 바탕으로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실현하고자 했으며, 특히 대종사의 평등사상에 따라 남녀와 빈부의 차별이 없는 평등교육과 타자녀 교육의 이념을 실천하는 이상적인 학원이었다. 초대 원장인 정산종사와 주산종사가 10년간 학원의 기틀을 잡고, 그 뒤를 이어 이완철, 성정철, 김홍철, 오창건, 이중화 등이 취임해 일제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 등의 혼란한 정국 속에서 휴원과 개원을 반복하면서도 미래의 인재를 길러내는 큰 사업을 놓지 않았다.  그러다 1964년(원기49년) 학원제도 형식의 ‘영산선원’으로 개원했고, 1985년(원기70년) 교정원으로부터 4년제 대학 승인을 받아 ‘영산원불교대학교’로 출발할 수 있었다. 1991년(원기76년) 정부 교육부로부터 학교법인 영산학원 인가와 함께 대학학력 각종학교인 ‘영산원불교학교’를 인가받게 되어, 이로써 원불교 예비교무 교육체계가 원불교영산대학과 원광대학교 교학대학의 병립체제로 형성됐다. 1996년(원기81년) 정부 교육부로부터 인가를 받아 각종학교에서 4년제 정규대학으로 변환된 ‘영산원불교대학교’로 승격하게 됐고, 이후 대산종사의 염원에 따라 ‘선학’이라는 명칭을 붙여 2004년(원기89년) 영산선학대학교로 교명변경 인가를 받았다. 

리더를 길러내는 교육
영산선학대학교의 큰 장점은 대종사의 구도과정과 같은 배경 속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성자가 태어나서 자란 공간에서 함께 고민하고 성장하는 것만큼 큰 이점이 있을까.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20세기 말에 ‘장차 이 일을 어찌할꼬’ 하며 세계를 궁구하던 대종사와 같이 21세기의 문제를 끌어안고 세계를 위한 구도의 길을 걷고자 고민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영산선학대학교는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세상 속에서 서원이라는 진주를 품고 온 학생들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백인혁 총장은 “대종사님의 교법을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익혀나갈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영산선학대에 입학한 학생들은 학년마다 다른 지향점을 가진다”고 밝혔다. 1학년들은 훈증실습을 위주로 교육한다. 원불교의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몸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11과목의 습관을 몸에 익히게 한다. 이후 2학년부터는 교법 교육과 더불어 세상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하고 살아있는 교육을 하고자 노력한다. 특히 2·3·4학년들은 국제교화현장 실습으로 세계 곳곳에서 교단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안목을 기르고자 노력한다. 현장을 둘러보고 스스로 느끼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교단의 모습을 보기 위해 미국총부방문, 현지 교당의 어린이와 청소년 및 일반교화훈련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 미국 선센터와 이웃종교 및 대학 방문을 통해 세계 종교의 흐름을 파악하고, 종교적, 학문적 교류를 만들어 가고 있다. 러시아 연수에서는 모스크바 교당 청년들과 한민족 공동체 대회를 진행하기도 한다.
 

모두가 행복한 대학교
억지로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변화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변화해 주변 인연들이 찾아오듯이 영산선학대학교의 특징은 모든 구성원이 행복하다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군대에 간 학생들이 짧은 휴가 중에도 학교를 방문할 만큼 고향 같고 어머니의 품 같은 곳이라고 말한다. 정서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영산선학대학교는 학생들의 행복과 복지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전교생 4년 장학금뿐만 아니라 학생의 경제적 여건에 따라 생활 용금을 지원하고 있다. 나아가 신·편입생 해외 연수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재정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요구를 전적으로 반영해 시설을 확충하고 동아리도 운영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서원기도반, 교리공부반, 신문사, 방송국, 산악회, 풍물동아리 등 다양한 취미를 계발할 수 있도록 장을 열어주고 있으며 특히 주목할 부분은 교육에 관한 내용까지도 학생들과 협업해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기주도학습으로 이론·실습 병행
영산선학대학교는 변화하는 시대 정신에 맞춰 유동적이고 자발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종사가 과거의 수행법을 시대에 맞춰 바꾸었듯, 그동안의 교육도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지도자로 성장하게끔 다방면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론교육과 함께 실천 강화를 위한 교과로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좌선, 염불, 일기, 조행 등을 지도교무들과 교화단 단장들이 협업해 체계적으로 기질변화가 될 수 있도록 주안점을 두고 있다. 자기주도학습과 협업을 통한 능동적인 학습유도 교육과정이야 말로 영산선학대학교 교육과정의 특징이다. 다른 이색적인 도전으로는 체육 교육을 꼽을 수 있다. 체육활동을 영광스포티움 체육센터와 연계한 것이다. 학생들의 교화단 의견 제출로 시작된 체육활동은 단순 체력증진은 물론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의 건강, 활력 있는 예비교역자 생활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나타냈다.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중단됐지만 매주 화요일 수영, 헬스, 테니스 등 모든 체육활동 경비를 학교에서 지원하고 있다.

부처되는 꿈을 꾼다
“모두가 부처님이기에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백인혁 총장. 그는 “교육은 바로 성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교육이야말로 교단 미래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며 “학생들을 미래의 성자로 만들기 위해 대종사님의 가르침을 놓치지 않고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대종사가 탄생하고 깨달음을 얻어 시작했던 바로 이곳에서 현재와 미래를 위해 여전히 그 자리에서 성자를 배출해낼 학교의 모습을 보며 교단의 비전을 생각해본다. 법인성사를 마치고 원기4년(1919년) 소태산 대종사는 “이제는 우리가 배울 바도 부처님의 도덕이요 후진을 가르칠 바도 부처님의 도덕이니, 그대들은 먼저 이 불법의 대의를 연구해서 그 진리를 깨치는 데에 노력하라”라고 선언했다. 우리는 영산선학대학교에서 부처되는 꿈을 꾼다.

[2021년 11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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