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원준 기자
권원준 기자

[원불교신문=권원준 기자] 지난 9일 MBC ‘100분 토론’에서 한 정당 대표가 말한 언론에 대한 견해다. “언론은 ‘언(言)’과 ‘론(論)’의 기능이 있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는 ‘론’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많다. 하지만 사실에 입각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고 존중되어야 마땅하다. 예컨대 같은 컵이라도 상하좌우를 설명할 때 다른 것처럼 말이다.” 

언론은 다양한 시각을 전달하고 건전한 담론을 공론화하는 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종교의 언론도 종교란 특수성을 지니지만 그 역할은 다르지 않다. 본지도 마찬가지다. 교헌에 명시된 언론으로서 다양한 시각을 담아내는 것이 책무인 것이다. 하지만 신문의 초점이 주로 교단의 기관지에 맞춰 있다 보니 언론의 역할을 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교단의 문제를 구석구석 파헤친다거나 시사성 있는 논조를 피력하는 등의 시각을 담아내기는 더욱더 그렇다. 올해 일어난 전서 사건만 보더라도 그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지 않았는가. 사건의 사실 여부를 파악하고, 이를 알리고, 다양한 시각을 전하는 것, 어느 하나 소신껏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은 것이 교단 언론의 현주소다. 이에 교단 언론의 위상이 제고돼 교단발전에 이바지하길 바라며 본지가 걸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제언한다. 

본지는 재가출가 교도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소통창구가 되어야 한다. 교단의 재가출가가 함께하는 매체를 최대한 활용해 교단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문제를 먼저 알리고 그에 대한 담론을 실어 여기서 형성된 다양한 여론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말이다. 또한 어떤 문제가 드러났을 땐 심층취재를 통해 문제의 핵심을 신문에서 짚어주고 토론 자리도 마련해 여론을 환기할 필요도 있다.

본지는 교단의 허상이 아니라 진실한 모습을 투명하고 당당하게 보여줘야 한다. 대외적으로 교단의 치부를 숨긴다든가 교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쉬쉬하다 보면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관지라 해 오직 칭찬과 잘한 일만 게재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짚고 넘어야 할 일은 적나라하게 시시비비를 가려 같은 잘못이 역사에 기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0여 년 전 <원불교신문>의 ‘역할과 과제’란 주제로 박원현 원로교무가 기고한 글이 아직도 유효한 것 같아 글의 일부를 남긴다. 

“누가 그랬듯 PR은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만 알리는 것’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 한계 안에서 어둡고 가슴 답답한 교단의 현안들을 속 시원하게 마치 가뭄의 단비처럼 촉촉이 적셔줄 수 없는 한계를 나는 이해한다. 그러나 나는 주문하고 싶다. 소수의 집단의식이 빚은 잘못된 결정으로 교단 구성원 모두가 한없이 괴로워야 하는 일만큼은  미리 바르게 널리 알려 여론을 크게 환기해야 한다는 점을.”

[2021년 11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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