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革新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
 Innovation = In(안) + Nova(새롭다) : 안으로부터 새롭게 한다.


제255회 정기수위단회에서 교단혁신특별위원회(이하 혁신특위)를 위한 준비위원회 구성이 결의됐다. 정식출범을 한달여 앞둔 시점에 강해윤 위원장(이하 강)과 남궁문 재가준비위원(이하 남궁)을 만나 혁신특위의 준비과정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 사회: 윤관명 편집국장

교단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준비위원을 맡으셨는데
강 : 교단의 중요한 시기에 엄중한 일을 맡아 책임이 크다. 지난 개정증보판 전서 폐기 사태를 시작으로 교단은 큰 혼란을 겪었다. 이를 통해 자신과 교단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혁신특위는 교단의 미래를 좌우하는 역할을 맡았다. 
혁신특위는 위원 몇몇 사람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교단 전체 구성원의 의지를 모아 소태산 대종사의 교법 정신을 회복하고 또 교단을 일관되게 이끌어온 역대 스승님들의 창립 정신을 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남궁 : 특별위원회는 말 그대로 특별한 일이 있을 때, 특별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다. 이번 전서 폐기 사태로 인해 교단 혁신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인식이 출가뿐만 아니라 재가 교도들까지 절실했기 때문에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과정을 통해 시작된 만큼 혁신을 제대로 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강해윤 교단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
강해윤 교단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

 

제도나 구조만 혁신하려는 것이 아니다.

정신을 혁신해야 
제도와 조직이 변한다.

 

대중들은 “혁신특위가 지금 
뭐하고 있느냐”라고 계속 
추동해야 한다.

혁신특위가 생각하는 혁신이란 
강 : 통일이라는 한 단어를 두고도 남한과 북한에서 그 의미가 천차만별이듯 교단혁신의 의미과 방향, 또는 그리는 그림이 각자 다르다. ‘혁신(innovation)’이 “새롭게 만들어간다”는 뜻인 줄 다들 알지만 교단혁신은 어떤 의미일까. 종교에서는 교조의 정신이 핵심이다. 많은 분들이 소태산의 교법 정신을 회복하는 혁신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소태산의 정신을 오늘날에 되살리는 것이 혁신특위의 화두다.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로 많은 것을 하기보다 교단이 양적성장을 하면서 생긴 비교법적인 것들을 덜어내고 정리하는 것을 혁신이라 생각한다. 

남궁 : 지금은 혁신이라는 단어가 보통명사가 됐다. 단기적으로는 혁신이지만 시간축을 좀 늘려서 보면 진화라 생각한다.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혁신이라는 것이 엄청나게 크게 변화하는 것 또는 없던 것을 아주 새롭게 만든다라기 보다는 지금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새롭게 시대와 환경에 따라 변화해 가는 것이 혁신의 중요한 부분이다.

교단이 100년 동안에 많이 성장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대종사의 교법 정신을 어떻게 실현하느냐에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정신과 물질 두 가지가 있다. 정신은 우리의 바탕이다. 아무리 외형과 물질이 변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DNA가 있다. 원불교 교단에서 변하지 말아야 할 DNA는 소태산 대종사의 교법 정신이다. 교단의 제도나 시스템이 얼마나 대종사의 교법정신에 부합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괴리가 있다면 다시 바로 잡는 것이 이번 혁신의 초점이라 생각한다.

혁신의 핵심이 교법정신이라 했는데 교법정신의 의미는  
남궁 : 원불교의 교법정신은 다른 게 아니다. 신앙·수행의 목적은 결국 깨달음을 얻자는 거다. 그리고 파란고해의 일체 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 세계로 인도하자는 것이다. 그 방법은 원불교정전에 명확히 밝혀져 있다. 정전과 대종경을 바탕으로 생활 속에서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삶을 사는 것이 교법정신이며, ‘불법시생활’, ‘생활시불법’이 실현돼야 한다. 

강 : 교역자게시판을 보니 “제도혁신만 하지 말고 정신혁신을 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제도만 혁신한다고 해서 교법정신을 살릴 수 있느냐는 질문으로 느꼈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맞는 얘기다. 결국 사람의 정신이 모든 것을 만든다. 소태산의 교법정신은 불법을 시대화·생활화·대중화한 것이다. 우리는 제도나 구조만 혁신하려는 것이 아니다. 정신을 혁신해야 제도와 조직이 변하기 때문에 교법정신과 제도는 별개가 아니다. 

지금 시대를 어떤 시대라고 보는가
강 : 세상은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여름을 지나 이제 가을에 접어들고 겨울을 향해 가고 있다. 불안한 미래가 예측된다. 근데 아직도 오만년 대운을 얘기하며 낙관하는 분들이 많다. 스스로 자부심을 갖는 것도 좋지만 현실성 있는 얘기는 아니다. 대면 법회가 어려워진 상황이 왔을 때 전 교역자들이 모여서 온라인 토론회라도 해야 했다. 혁신특위가 그런 담론을 끊임없이 이끌어 내려 한다. 또한 메타버스라고하는 가상현실이 눈 앞에 와 있다. 이제 인터넷과 가상현실에서의 삶과 비즈니스가 이뤄지고 있다. 우리가 확장해야 할 공간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준비위원회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강 : 준비위원회에서는 혁신특위가 어떤 과업을 할지 대중 설문을 기본으로 정리하고 있다. 또한 위원 선정의 기준을 정하고, 위원회 조직 편성 계획을 세울 것이다. 혁신특위 위원 구성은 현업에 있는 재가출가 교도가 되겠지만, 본업 못지않게 특위 활동에 헌신해 주실 분들로 구성하고자 한다. 

위원회가 소수 인원으로 구성되더라도 재가출가 대중 전체의 의견을 최대한 모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과제다. 혁신특위의 모든 회의 과정은 완전하게 공개되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 특위가 정식 출범하는 1월에는 교정원 기획실을 포함해 교정원과 수위단회 산하 연구기관(원불교정책연구소, 교화연구소)과 특별위원회(제3대 결산, 제4대 설계)가 모여 각각의 역할과 협업을 논의하려고 한다. 

남궁 : 혁신특위 위원 구성이 매우 중요한데 형식적인 위원회가 돼서는 안 된다. 그런 관행을 탈피하는 것이 혁신이다. 실제로 함께 논의하고 대안을 내는 위원으로 구성해야 한다. 원불교를 이해하고 교도로서 신앙·수행의 기본을 갖춘 분이 위원이 돼야 한다. 그리고 열린 사고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외 여러 전문분야의 사람들은 자문의 역할을 맡으면 된다. 
 

 

원불교 교단에서 
변하지 말아야 할 DNA는 
소태산 대종사의
교법 정신이다. 

혁신특위의 과제는 
강 : 많은 분들이 혁신특위를 교헌개정위원회로 오해하고 있다. 교헌개정을 담을 것인가 또는 어떻게 담을 것인가는 논의하는 과정에 있다. 현재 제4대 제1회를 준비하는 설계특별위원회가 있고, 교정원 기획실·원불교정책연구소가 있어 회기마다 교단 설계를 해왔다. 이번 혁신특위는 다른 연구기관이 풀기 어려운 근원적인 문제를 교단 구성원의 합의를 통해 풀어보고자 한다. 재가출가 대중들이 느끼기에 교단은 아무리 얘기해도 바뀌지는 않는다는 거다. 중앙총부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느끼지 못한다. 익숙한 관행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설사 잘못 만들어진 것이라도 스스로 없애기란 어렵다.

대중의 기대감이 높다. 그러나 혁신특위는 너무 많은 것을 담지 않고, 아주 핵심적인 교단과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의욕만 앞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하다가 대중에게 열패감과 실망을 안겨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 점을 매우 주의하고 있다. 

“대종사는 진리적 종교의 신앙을 말씀하셨는데 기복적 신앙 행위가 많다. 이번에는 제발 하나라도 제대로 바꿔달라”는 원로님의 절절한 편지를 받았다. 이번에 변화를 성공해야 다음 사람들이 희망을 갖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남궁 : 지금 시점에 교단에 중요한 네 가지 요소를 생각했다. 첫째는 현장이 정상화(Normalization)돼야 한다. 둘째는 교법을 바탕으로 내실화(Substantialization)해야 한다. 셋째는 시대와 사회에 따라 변화 혁신(Innovation)해야 한다. 넷째는 지속가능(Su-stainable)해야 한다. 이렇게 NSIS 네 가지를 기준으로 하고 과제도 발굴하고 평가해 갔으면 한다. 

혁신을 실천하는 사례나 아이디어는
강 : 출가교화단 특성단을 전국 단위로 만들어보자는 제안이 있었다. 현재 10인 1단 조직의 근간을 살려 다양한 모임 활동이나 위원회를 단 중심으로 구성해 보는 것도 혁신의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남궁 : 코로나 시대를 맞아 온라인 공부 모임이 시작됐다. 중앙교구에서 진행하는 모임에 부산, 광주 등 전국에서 참여하고 있다. 
교화단 활동도 소그룹으로 온라인에서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로 전환됐다. 따라서, 이제는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블랜디드 법회 운영, 교화단 그리고 마음공부 등이 활발히 이뤄져야하고 다양하게 창출되는 교화콘텐츠들을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

재가출가 대중들에게 하고 싶은 말
강 : 대중들은 “혁신특위가 지금 뭐하고 있느냐”라고 계속 추동해야 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도 대중들에게 계속 질문을 할 것이다. 그때 꼭 응답해 주셔야 한다. 대중이 응답해야 그 결과에 따라 실행할 힘이 생긴다.

남궁 : 새해에는 ‘교단혁신특별위원회’가 꾸려진다. 이제는 일을 그르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종법사의 말씀대로 모든 일을 차분하게 차서있게 착실하게 공부를 바탕으로 할 것이다. 모두가 함께 하는 혁신특위가 될 수 있도록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교단혁신특별위원회 준비위원회 설문 결과

● 조사기간 : 11월 22일~28일     
● 조사방법 : 구글설문지 (온라인조사)
● 조사대상 : 원불교 재가·출가교도
● 내용 : 
1. 응답수: 총498명 = 출가(326명 65.5%) + 재가(172명 34.5%)
2. 성별: 남자(313명 62.9%) 여자(185명 37.1%)
3. 연령대: 20대(1명), 30~40대(132명), 50~60대(200명), 60~70대(131명), 70대 이상(34명)
4. 교단혁신특별위원회(이하 혁신특위)의 필요성에 대한 응답중 91.2%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는 ‘필요하다’라고 응답했다.  
5. 혁신특위의 주요 역할에 대해서 4가지로 물었다. ‘교단혁신 과제창출’, ‘교헌 등 법안 개정안 심의·결의’, ‘교규 등 실행에 필요한 하위 법안 심의·결의’, ‘기타 교단 개혁에 필요한 사항의 심의·결의’ 등 전 문항에 대해서 응답자의 80~90%가 찬성했다. 
6. 혁신특위 구성인원은 10명 내외(33.5%), 20명 내외(54.2%), 30명 내외(14.9%), 40명 내외(6.4%)로 20명보다 적은 수의 인원으로 구성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응답했다. 구성원에 대해서는 수위단원과 비수위단원(54.2%), 수위단 관계없이 재가출가 교도(38.1%), 수위단원과 중앙교의회(7%), 수위단원(2.6%)의 결과를 통해 재가·출가가 함께 참여하는 혁신특위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 혁신특위의 분야별 운영은 86.9%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8. 혁신특위 운영에 필요한 분과에 대한 의견은 총무법제와 교화훈련 분야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다. 이어 재정산업과 공익복지, 문화사회, 국제UR 순으로 응답했다. 
 

9. 혁신특위 운영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디지털시대에 맞는 새로운 교화정책’, ‘인사시스템 개발’, ‘젊은 세대(20대~30대)의 주체적 참여여건 조성’, ‘재가교도의 참여’, ‘교단과 교법의 정체성’, ‘소통과 공감’, ‘교헌개정’ 등의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다. 
핵심키워드 #혁신 #재가출가 #교화 #교헌 #소통 

[2021년 12월 0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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