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정상덕 /  ㈜인포디렉터스·값 15,800원
글·사진 정상덕 / ㈜인포디렉터스·값 15,800원

“순서는 따로 없습니다. 오직 순리와 원의 연속만 있을 뿐입니다.” 영산성지 사무소장을 맡으며 세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맞이한 정상덕 교무의 ‘영산일기’다. 정신의 고향, 마음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인 영산성지에서 보기만 하는 자가 아니라 행하는 자가 되고자 했던 저자의 일상을 글과 사진으로 그려냈다.

저자는 “행함의 상징인 영육쌍전의 정관평야, 구수산과 하늘, 바다와 사람, 영산원에서 바라본 해와 달, 대각터에 비치는 별과 바람의 숨결이 몸과 마음을 관통한 은혜로운 날들이었다”고 말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크게 4가지 테마로 구성된 책에는 해마다 영산성지를 찾아오는 계절의 모습과 저자의 마음이 담겼다. 그는 봄에는 정관평에 모를 심으며 일심이 됨을 느끼고 여름에는 세찬 소나기 뒤 찾아온 오색 찬란 둥그런 무지개에 감사한다. 이어서 가을에는 잡초를 뽑으며 마음공부를, 그리고 겨울에는 영산원 마당에 쌓인 눈을 보며 쓸데없는 시비를 하기도 한다.

각각의 이야기마다 배치된 사진을 통해선 영산성지 곳곳을 마주할 수 있다. 특히 여러 장이 실린 대각터 사진에선 계절의 변화가 생생히 느껴지고 자연에 대한 애정이 배어있는 꽃과 곤충 사진은 싱그럽다.

저자는 “은혜로운 기운이 넘치는 성지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며 “소태산 대종사의 탄생, 발심과 구도, 대각, 법인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새겨진 근원 성지, 영산에서 일상을 보낸 세 번의 봄·여름·가을·겨울을 앞으로도 가슴에 품고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또 이 책의 겨울 편 ‘발바닥 신심’에선 지난해 불교인권위원회가 선정하는 제26대 불교인권상을 받은 저자의 소감을 들어볼 수 있다. 소태산 대종사의 호흡을 느끼며 본래 마음을 찾고자 한 정상덕 교무. 글을 쓰고 사진을 촬영한 그의 시선을 따라가며 영산성지에 깃들어 있는 스승님의 기운을 받아보자.

[2021년 12월 0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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