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제 교도
안우제 교도

[원불교신문=안우제 교도] 우리나라 주요 종교들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 중 하나는 ‘교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학생, 청년들의 입교는 저조하고, 이제 환갑을 갓 넘긴 교도의 나이가 젊은 층에 속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머지않은 미래에 대부분 종교의 존립이 위협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학생, 청년들이 쉽게 종교에 접할 수 있는 사회 환경이 조성되지 못한 현실이다 보니, 종교의 필요성조차 그다지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법회에 출석하는 교도 수가 계속 감소하고, 소수의 교도만 법회에 출석하는 교당이 증가함에 따라 자연히 자립운영이 어려운 교당이 많아지고 있다. 몇몇 교당의 경우, 7년여 전 대비 법회 출석 인원이 약 30~40%의 비율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에는 일정 규모 이상의 안정권에 속하는 교당일지라도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가까운 미래에는 현재의 규모조차 유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더 늦기 전에 자립운영이 어려운 교당의 증가와 관련 적절한 해결방안을 준비하고 이행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교당 발전 및 활발한 교화를 위하여 교당의 일정한 규모 유지는 매우 중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출석 교도 몇 명 안 되는 썰렁한 교당이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운영되는 교당에 나가고 싶어 하는 교도는 별로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현안에 대한 해결방안 중의 하나로 출석 교도가 적어 자립운영이 어렵다고 평가되는 소규모 교당의 자율적, 적극적인 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한다. 물론, 교당 통합은 교도, 교무 및 관련 기관 간 상호 협의가 선행돼야 하고, 때로는 많은 진통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자립운영이 어려운 교당이 이웃교당에 통합되는 상황에 처할 경우, 그에 따른 좌절감, 상실감은 매우 클 것이고 일정기간 동안 새로운 교당 환경의 적응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자립운영이 어려운 교당이라 하여 무조건 타 교당에 물리적으로 통합을 하자는 것은 아니며 타 교당에 통합 전 신중한 검토, 평가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교당 통합은 현재의 반듯한 교당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헌신적으로 공헌해주신 선진 교도들의 이해와 협조 없이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각자 교당에 쏟아 부은 정성과 소중한 물질을 생각하면 타 교당과의 상호 통합은 마음에 내키지도 않고 생각조차 싫은 일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우리 모든 교도는 현재 각자의 교당에 잠시 머무르고 있을 뿐 내 교당 우리 교당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며 국·내외 모든 교당이 나의 교당이요 우리의 교당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물론 교당 통합 시 예상치 못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상호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는 더 늦지 않도록 교단 차원에서 교당 통합을 위한 기준, 방법, 시기 등을 포함하여 적극적으로 논의해주실 것을 건의한다. 우리 내면에 스며있는 뿌리 깊은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고 또 비운다면 세상에 이루지 못할 일이 없을 것 같다. 

교당 간 통합도 마찬가지다. 우리 모두 마음공부 제대로 잘해 원만한 교당 통합을 이룰 수 있는 분위기가 널리 형성되기를 기대한다. 퇴임하신 어느 교무님의 “지금 우리는 내려놓지 말아야 할 것은 내려놓고, 내려놓아야 할 것은 내려놓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라는 충고가 새삼 되새겨진다.

/도안교당

[2021년 12월 0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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