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산종법사 12년, 경산종법사 12년의 뒤를 이어 전산종법사가 교단 최고 지도자로 교단을 이끈 지 3년이 흘렀다. 원기106년을 마감하고 교단 4대를 준비하는 이즈음에 전산종법사 3년을 회고하는 일은 교단의 미래 설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나를 새롭게, 교단을 새롭게, 세상을 새롭게.’ 전산종법사의 취임 일성이다. ‘새롭게’라는 표현이 세 번이나 거듭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그의 경륜은 ‘혁신’이라는 화두로부터 시작한다. 실제로 혁신은 여러 부문에서 실행됐다.

첫째, 전산 종법사는 취임 첫해부터 수십 년간 논란을 거듭해온 정남·정녀 제도를 개선했다. 정남·정녀 지원 시기를 전무출신 승인 이후로 변경하고 지원변경이 가능하도록 하여 개인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교법 정신과 초기 교단의 전통을 되살렸다.

둘째, 교무, 도무, 덕무로 나뉜 전무출신 호칭을 교무로 단일화했다. 전문성 제고와 문호 확대 등을 이유로 구분했던 호칭이 자칫 차별적 제도로 변질될 가능성을 불식시켰다. 교법의 평등 정신과 각자의 처지와 발원에 따라 보은하도록 한 초기 교단의 전통을 회복한 것이다.

셋째, 법위사정제도를 개선했다. 실다운 법위사정에 대한 지속적 문제 제기를 적극 수용하고, 교법에 계합하는 사정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정기 사정을 연기하면서까지 제도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넷째, 예비교무 교육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전무출신 지원자 감소와 교화환경의 변화 등으로 예비교역자 양성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진 지 오래다. 교육기관들이 주체가 되어 미래지향적 미래교육혁신안을 마련하도록 하고, 육영원을 설립해 혁신안을 추진하도록 했다.

다섯째, 전무출신 정년 연장을 실행했다.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차일피일 미뤄왔던 전무출신 정년을 3년 연장했다.

여섯째, 미국총부를 설립하고 미국종법사를 추대했다. 이는 소태산 대종사의 일원주의 구세 경륜과 정산종사의 삼동윤리, 대산종사의 하나의 세계 건설 경륜을 실현하기 위한 교단 창립 이후의 숙원 사업의 열매를 맺은 교단사적 쾌거다. 새로운 종교로서 원불교가 할 수 있는 자율적 교화시스템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소태산기념관 개관,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이안봉불, 청소년교화사업회 발족, 온라인교화플랫폼 구축, 수도원과 원로원 신축 추진 등 주요 사업이 진행됐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올해 발생한 ‘새전서 사태’에 가려졌지만 매우 숨차게 달려온 3년이었다. 지난 3년 가운데 2년은 오롯이 코로나19 팬데믹에 손발이 묶인 기간이었다. 그 속에서도 우리 교단은 훌륭하게 혁신 과제를 수행해왔음을 잊지 말자. 교법 정신과 역대 종법사와 선진들의 경륜에 맥을 대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자. 교단 4대에도 우리가 갈 길은 정신개벽의 길 하나다. 일심합력으로 즐겁게 이 길을 가자.

[2021년 12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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