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명 편집국장
윤관명 편집국장

[원불교신문=윤관명] 우여곡절이 많은 한해가 저물어 간다. 새로운 수위단원이 선출되고, 주요기관장과 교정원 인사가 교체됐다. 그리고 교단혁신특별위원회(이하 혁신특위)가 승인되고 정식발족을 앞두고 있다. 교단의 관행을 깨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자 준비중인 혁신특위에 대해 일찌감치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만큼 교단정서와 관행의 벽이 높고 두텁다는 것을 모두 알기때문이다. 구성원들의 마음속에는 섣부른 패배감이 관행만큼이나 깊게 자리하고 있다. 더이상 고도를 기다릴 여유가 없다. 그럼에도 혁신특위는 준비되고 있다. 혁신특위는 수위단회나 교정원의 요청에 의해 시작된 것이 아니다. 교단 운영 시스템에 대한 우려와 주요의사결정구조에 대한 불신으로 촉발된 것이다. 따라서 혁신특위는 대중의 적극적인 참여로 진행돼야 한다. 

혁신특위는 무엇이 ‘혁신’이며 어떻게 ‘특별’할 것인가를 대중과 소통해야 한다. 그 가운데 본질과 활용이라는 두 가지를 주문하고 싶다. 혁신은 전혀 없던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잃어버린 본질을 회복하는 일이다. 그래서 소태산의 ‘교법정신’을 교단혁신의 화두로 삼아야 한다고 한다. 문제는 ‘교법정신’은 무엇인가하는 질문이 남는다. 여기에 대한 해답은 ‘활용’에 있다. 소태산의 정신이 현실 속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점검해야 한다. 우리가 해결하지 못하고 수십년간 덮어둔 과제들을 솔직하게 공론화해서 하나하나 해결하는 일이 바로 ‘교단혁신’이다. 

가장 가까운 예로 불합리한 수위단원 선거제도가 그것이다. 선거제도는 유권자가 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정보를 최대한 보장받을 때 공정한 선거라 할 것이다. 그런 조건을 갖추지 못한 선거가 개선되지 못하고 십수년간 이어지는 것도 교법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일례가 된다. 그리고 인사제도 역시 그중 하나다. 잦은 인사이동으로 교화현장에서는 어려움을 호소하지만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답보상태로 이어지고 있다. 적절한 인사배치에 대한 논란 역시 인사검증시스템의 개선 실마리는 찾지 못하고 관행에 따르는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원불교는 불교인가 아니면 새로운 종교인가하는 논쟁에서 부터 교화단의 논란까지 교단정체성과 관련된 민감한 문제 등  해결하지 못한 오랜 과제들이 많다. 

이 같은 과제들은 하나같이 중요하고 시급한 일들이며 이로인한 시비와 갈등이 발생하게 된다.

혁신특위가 이 모든 문제를 모두 해결해 줄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더 이상 묻어둘 수만은 없는 과제들을 교단 지도부들만의 숙제로 남겨두지 말고 구성원들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태산의 교법정신의 본질은 현실에서 잘 활용될 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21년 12월 20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