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김정환 작가
사진 김정환 작가

한해를 보내고 한해를 준비하는
비움과 채움의 시간입니다.

채우고 또 채워도 다 채울 수 없고
비우고 또 비워도 다 비울 수 없습니다
더 많이 비워야 더 많이 채울 수 있으며
더 많이 채웠으면 더 많이 비워야 하는
인생의 진리를 깨닫게 하소서.

한 숨 들이 마시면
한 숨 내 쉬어야 하고
한 숨 내 쉬어야
한 숨 들이 마실 수 있나니,
들숨과 날숨 사이, 그 찰나에 존재하는
생명의 경이로움에 눈뜨게 하소서.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그리고 나는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영원한 질문에 고요한 침묵으로 답하게 하소서.

내가 지은 죄를 남이 대신 받지 못하고
남이 지은 복을 내가 대신 받지 못하는
짓고 받는 죄복의 원리를 깨닫게 하소서.

올 한해 알고도 짓고
모르고도 지은 죄업을 참회합니다.
일체의 원한상극을 돌려 해원상생의 인연을 짓겠나이다. 

세상의 모든 이들이
가슴에 품었던 희망을 다시 품고 일어서게 하소서
가슴에 담아둔 아픔을 
강물에 띄워 보내고 평안하게 하소서
가슴에 키웠던 사랑을 이제는 표현하게 하소서
가슴에 피맺힌 원망은 바람에 날려 보내게 하소서.

그리하여 모두가 행복하고 평화로운
2022년 새아침을 맞이하게 하소서
일심으로 비옵나이다.

/ 글 윤관명

[2021년 12월 20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