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인의 미래는 예정되어 있지 않다. 천만 경계에 응해서 마음을 쓰는 대로 변하기 때문이다. 매 순간 법신불 사은의 무량한 은혜를 깊이 느끼며 마음을 챙기고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며 힘차게 보은하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원불교인들의 생활이니 새해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든지 우리 삶은 그렇게 법답게 채워질 것이다.

새해에도 코로나19 팬데믹의 위세는 드셀 것이고 열강들 사이의 갈등도 심해질 듯하다. 환경오염과 기후위기의 우려는 더욱 커지겠지만 그 대응은 쉽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로 이어지는 국내 정세는 남북의 대립에 더해 좌우의 갈등을 키울 것 같다. 이에 따라 소태산 대종사가 화두로 제시한 ‘정신개벽’에 대한 갈증은 더 간절해질 터이다. 원기107년 새해도 ‘다사다난’하겠지만 원불교인들은 그 속에서 천만 경계가 무량한 은혜의 다른 이름임을 깨달아 갈 것이다. 혹 경계를 당해 마음이 길을 잃을 때는 신년법문으로 마음을 챙겨 일원대도의 법륜을 굴려가자.

개인적 이익이나 자신이 속한 조직의 이익에 마음눈이 가려지는 경계에는 ‘공생공영(共生共榮)’의 길,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의 길로 가자. 누군가의 고통을 외면하고 소아의 즐거움에 빠질 때는 ‘동고동락(同苦同樂)’의 길을 찾고, 견해의 충돌로 소통을 포기하고 싶거나 차라리 혼자서 하는 게 낫겠다는 마음이 들 때는 ‘합심합력(合心合力)’의 길을 다시 챙기자. 생활의 분주함을 핑계로 마음공부에 등한하거나 공부를 핑계로 생활에 소홀할 때는 ‘영육쌍전(靈肉雙全)’의 길로 삶의 균형을 찾고, 일이 있을 때는 정의를 양성하고 일이 없을 때는 일심을 양성하여 동정의 경계를 초월하는 ‘동정일여(動靜一如)’의 길로 나아가자. 아무리 좋은 일이어도 심신의 에너지가 메말라 가면 ‘물부진력(物不盡力)’의 길로 가서 정신·육신·물질의 여유로움을 잃지 않도록 하자. 

무언가를 혼자 차지하고 싶을 때는 잠시 멈춰서 나누고 베푸는 ‘의불가독식(義不可獨食)’의 길로 나아가고, 자신이 가진 권세로 오만해지려는 때는 ‘독권독한(獨權獨恨)’의 법문을 챙겨서 한스러운 결과를 피하고, 무엇이든 왕성하게 잘 될 때는 ‘전성전쇠(全盛全衰)’의 법문을 챙겨서 더욱 조심하고 인과의 이치에 맞는 심신작용을 하자. 이상의 가르침은 결국 원불교 수행 강령인 ‘삼학공부(三學工夫)’를 실생활에 적용한 것이니 우리 모두의 새해 생활신조로 삼자.

소태산 대종사는 불교가 장차 세계적 주교가 된다고 했고, 정산종사는 불법이 마음 법을 가장 잘 밝혀 놓았으니 불법의 정맥을 올바로 살려낸 회상이 새 세상의 주교가 된다고 부연했다. 생활 속에서 마음을 잘 쓰는 공부에 우리의 미래가 달렸다. 우리 모두 정성스러운 마음공부로 진급해 은혜 충만한 원기107년을 살자.

[2022년 1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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