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각 교도
김정각 교도

[원불교신문=김정각 교도] 필자의 집안은 불교 집안이다. 그런데 나는 신앙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 아버지와 함께 사찰에 방문해 불상 앞에 절을 올리고 소액의 시주를 바치면, 그것으로 심신에 안정을 얻고 신앙생활에 만족했다. 그렇게 무탈 없이 지내온 우리 가족에게 큰 재앙이 닥쳤다. 아버지께서 갑자기 지병으로 열반에 드셨다. 너무 빨리 찾아온 아버지와의 이별이었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열반에 장례도 급히 치러졌으나 발인까지 무사히 마쳤다. 그리고 나는 황망한 마음에 방황의 시기를 겪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원음방송에서 ‘원불교 영상법회’를 보게 됐고, 송정현 교무님의 ‘참 나를 찾아 떠나는 내면의 여행’ 설법이 내 마음에 크게 와 닿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상주로서 장례를 이행하면서 들었던 의문이 설법을 통해 풀리게 됐다. 

첫째는 부모의 은혜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사후세계는 신앙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구체적인 교리로 증명이 가능한 것이다. 셋째는 그 증명을 『정전』 교리도 중 게송 ‘유는 무로 무는 유로 돌고 돌아 지극하면 유와 구공이나 구공 역시 구공이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넷째는 앞으로는 사은사요를 받들고 내가 자력을 얻는 것이 제1순위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집안을 통해 불교를 접했지만, 부친의 열반으로 ‘영상법회’를 접하게 됐다. 그리고 원불교와의 인연을 맺게 해준 매개체가 원음방송 ‘영상법회’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10개월 먼저 원음방송을 통해 교리를 이해를 하고 입교를 결심했다. 

그렇게 원기106년 9월 오혜림 교무님의 연원으로 구포교당에 입교했다. 내가 받은 법명은 김정각(金正覺)으로 ‘바르게 깨친다’는 의미다. 필자는 법명을 받고 “그대들의 전날 이름은 곧 세속의 이름이요 개인의 사사 이름이었던 바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은 이미 죽었고, 이제 세계 공명(公名)인 새 이름을 주어 다시 살리는 바이니 삼가 받들어 가져서 많은 창생을 제도하라”라는 대종사의 말씀처럼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 서원으로 원불교 신앙생활에 임하고 있다. 

아직 3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한 해를 넘어가는 시점에 구포교당은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구포교당 오혜림 주임교무님은 교도들의 삼학을 상시로 공부할 수 있도록 2020년부터 현재까지 ‘오늘의 법문’이라는 주제로 구포교당 밴드에 주요 구절을 올려주고 있다. 또한 줌(Zoom)으로 매주 목요선방을 운영하고 있다. 목요일 오후 8시가 되면 코로나19에 구애받지 않고 비대면으로 선법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허투루 보내는 시간 없이 좌선법과 무시선법을 연마하는 기회가 됐다. 교도들이 수행을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도록 교무님은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신다. 명절대재에는 무반주로 거행했던 성가를 PPT로 제작해 더욱 격식 있는 명절대재를 갖추고자 노력했다. 

구포교당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청년 법회 활성화와 비대면 법회 내실화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비대면 법문 문답 토론’ 등 상시응용주의사항에 따라 낭비되는 시간을 집중공략해 실생활과 교리를 접목시킬 방법에 대해 교도들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방안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4차 혁명 정보화 사회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문화로 변해 가는 변혁기에 있는 우리들이 신앙과 수행을 촉진하기 위해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다. 원불교 신앙과 수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법회다. 법회의 근간이 흔들리면 신앙 수행을 원활히 촉진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삼학공부에 원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구포교당

[2022년 1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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