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도 전무출신 인사가 마무리 되었다. 800여 명에 가까운 현장 교무들의 이동이 있었다. 다수의 퇴임자 및 휴무자가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인사부서의 노력으로 인력손실을 최소화 하는 선에서 마무리 된 듯하다. 이제 각 교당과 기관들은 인계인수 의식을 통해 새 사람들이 새롭게 시작할 출발선상에 섰다. 그러기에 부임자나 교도들이나 다 같이 희망 한가득 설렐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임자들 역시 부임자이기에 그 설렘은 서로서로 전염된다.

매년 혹은 3년 단위로 인사이동을 단행하는 것에는 ‘새롭게 일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사람의 속성이란 게 익숙해지면 느슨해지기 쉽고, 체제가 갖춰진다는 건 한편으론 매너리즘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끊임없이 자기를 채찍질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세월의 함정은 어지간해서는 헤어나기 힘든 구릉이 되는 것이다.

또한 교단에 오랜 세월 몸담은 사람이라면 인사이동의 의미를 더 깊이 새겨야 할 필요가 있다. 인사이동이란 건 새 임지에서 새롭게 일하자는 것이요, 혹 흐트러진 보은의 일터를 다시 살려내라는 사명을 부여받는 것이다. 그러기에 직책을 부여받은 사람으로서는 직무에 최선을 다하는 게 도리다. 하지만 그 직책이 ‘직위’가 되어 직무를 망각한다면 그 일터는 자칫 복전이 아닌 업을 꼬이게 만드는 사슬이 될 수 있다.

특히 요즘은 전무출신 인력의 부족현상이 심화되면서 재가교도들과 공유해야 되는 환경이 확대됐다. 교화현장 역시 예전처럼 교무의 의지가 절대적인 선으로 존재하는 시대를 넘어섰다. 즉, 재가교도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모든 것에서 서로 협의하고 소통하지 않으면 사안 사안을 해결해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방적 소통의 시대는 저물고, 교단사 단독처리 역시 교화의 큰 위협요소가 된 것이다. 그래서 교무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며 푸념이 흘러나오기도 하지만 이미 시대가, 그리고 사회 정서가 권위시대와 종말을 고한지 오래다. 아직도 일부 종교인들이 예전의 권위에 집착함으로써 종교인들의 신뢰를 더 추락시키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하지만 교화는 교무의 전유물이 아니다. 출가교도와 마찬가지로 원불교 회상에 참여한 재가교도라면 마땅히 소태산의 동등한 제자로서 교법 공부에 전력하는 한편, 일원의 법음을 세상에 전하기 위해 전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기에 교무와 교도는, 출가교도와 재가교도는 일원회상 법륜을 굴려가는 동업자이기도 하다. 그 동업자들이 마음을 맞추고 소통을 할 때 정법 사업은 번창을 이룰 것이다. 

지금은 재가와 출가가 손잡고 새롭게 일할 때다. 위기를 지났으니 함께 하는 마음으로 나아간다면 더 큰 기회가 오지 않겠는가. 서로서로 밀어주며 법륜을 굴려가자.

[2022년 1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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