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생활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보살핌을 주는 보금자리 같은 또 하나의 집이 생겨 관심을 끈다. 광양시에 위치한 광양시 중마장애인복지관(이하 중마복지관)이 그 곳. 이 지역에 꽤 잘 알려진 대표적인 장애인시설로 40여 명의 직원과 장애인 이용자들이 모두 한가족 같이 어울려 사는 둥지 역할을 한다.

정천경 중마복지관장은 “우리 기관의 설립목적은 삼동윤리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삶의 격차를 완화시키고, 장애에 대한 사회 인식 개선으로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실현하는 것이다”고 설명하며 교법을 바탕으로 사회활동을 실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역아동센터를 대상으로 일정시간 장애인식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지역아동센터를 대상으로 일정시간 장애인식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교육·재활프로그램, 장애인 취업지원
중마복지관은 종합적 체계를 구축한 대규모 장애복지 시설이다. 이곳 복지관에 등록된 장애인들은 주로 주간 유용시설 방문을 통해 재활활동에 필요한 여러 시설물을 이용하거나 생활교육과 학습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간 유용시설 외에도 단기생활시설을 마련해 10여 명의 장애인들이 한 달여 기간 동안 입소생활도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재가복지서비스 운영으로 약 300여 명 정도의 장애인 가정을 직접 방문해 청소나 세탁 등의 클린서비스도 하고 있다.

이 가운데에서도 중마복지관의 대표적인 활동을 꼽자면 주간 유용시설을 찾는 장애인들의 생활프로그램이다. 한글교육과 요리 같은 생활교육부터 발달장애인의 상담과 물리치료 등은 물론, 장애인들의 취업교육까지 앞장서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초교육이 부족한 장애인들의 학습을 진행하고, 일자리를 찾아 고용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생활안정에도 현실적인 해결책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준재 사무국장은 “장애인들 중에는 홀로 식사가 어려운 중증인들도 있고, 한글을 모르는 이들도 있다. 우리는 중증장애인들의 생활교육과 기초교육, 취업을 위한 직업교육과 함께 고용까지 돕고 있다”라며 “지난해 취직에 성공한 교육생은 68명이다. 자력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장애인들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애인 중에서 직장을 가진 이들은 10%가 채 안된다. 그마저 농사일이 대부분이다. 많은 장애인들이 자립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조력을 해나가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광양시의 장애인 인구는 대략 7500여 명이며, 중마권 지역에는 약 4500여 명이 거주한다. 이들 중 약 700여 명의 장애인들이 중마복지관에 등록돼 있다.

 

장애인·비장애인 모두가 행복한 삶
원불교 은혜정신으로 통합사회 이룰 것


지역사회와 함께 보은감사
중마복지관에서 주목되는 것은 광양시에 있는 기업들과의 협약으로 함께 활동하는 ‘1% 나눔재단’. ‘1% 나눔재단’은 포스코와 그에 협력업체 직원들이 급여의 1%를 기금으로 활용하면서 운영하는 봉사단체이다. 각자의 재능을 활용해 팀을 만들어 재능기부에 참여하기도 하고, 인력이 필요한 부분에 손수 노동력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 사무국장은 “지난해 포스코가 7천만원 상당의 빨래방 세탁기와 건조기를 기부했다. 포스코 직원 봉사단원들은 세탁물을 직접 수거해 세탁하고 다시 배달해주는 일을 맡아줬다. 전래놀이와 마술 등으로 재능을 기부하는 봉사단도 있다. 이 봉사단들은 지난해 우수한 활동을 인정받고 광양제철소장상을 받기도 했다”면서 “처음엔 포스코에서 직원들에게 한 달에 한번 봉사하도록 권고하고 나섰는데, 지금은 봉사자들이 먼저 자발적인 참여 모습을 보여줬다. 도움을 주는 이도 받는 이도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됐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지역사회와의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만들어진 중마복지관의 봉사단은 현재 세탁과 전래놀이의 봉사활동 외에도 바다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잠수봉사단과 장애인을 위한 네일아트 봉사단, 밑반찬 배달, 지역민 농기구 수리 등 다양한 봉사단체가 생겨나며 시민들의 많은 호응 속에서 광양시와의 지역연계활동을 지속적으로 펴나가고 있다. 

정 관장은 “우리 복지관은 ‘은혜로 하나 되어 더불어 행복한 통합사회 구현’의 목표를 실천하며, 복지관의 핵심가치인 자리이타와 보은감사의 실현을 보여주기 위해 전직원이 최선을 다한다”고 강조했다. 
 

세탁봉사를 지원한 봉사자들이 세탁물 수거와 배달에 힘을 보태준다.
세탁봉사를 지원한 봉사자들이 세탁물 수거와 배달에 힘을 보태준다.

장애이웃과 함께하는 포용적 사회로
서울지역 어느 구에서 장애인 특수학교를 짓는다고 발표가 났을 때의 일이다. 지역주민들은 특수학교가 자기네 생활지역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했다. 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이 무릎 꿇고 사정을 했는데도 말이다. 장애인특수학교가 생기면 지역의 부동산가격에 영향이 미친다는 이유였다.
이 사무국장은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근본적 이유가 ‘서로 함께 살아가는 은혜를 모르는 모습이며, 포용적 태도가 부족한 사회현상’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중마복지관에서는 장애인식개선의 교육과 장애체험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켜 포용사회의 선도적 복지관으로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 사무국장은 “원불교의 은혜정신으로 통합사회를 이루자는 목표가 있다. 우리가 말하는 통합사회란 남녀노소, 장애인, 비장애인들이 한 울타리 안에서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편견과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사회복지사들이 여러 기관을 찾아다니면서 교육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특히 18개의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하거나 온라인으로 장애인식에 대한 교육을 한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이유는 우리뿐 아니라 함께 도와주는 봉사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모든 분들이 장애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하나의 공동체임을 아는 포용의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장애인와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이웃임을 아는 ‘포용의 사회, 통합의 사회’가 이뤄지기를 중마복지관 가족들과 함께 기도해 본다.

[2022년 1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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