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부처, 원불교학과 포함
해당 학과 경쟁력 강화방안 요청

종립대학 근간 훼손 우려
인재 양성 등 종합적 평가 강변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원광대학교 학사구조 개편에 따른 통폐합 대상 후보학과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원광대학교 시초가 된 원불교학과 역시 학사구조 개편에서 자유롭지 못해 이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원광대학교는 지난해 신입생 미충원(충원율 79.9%)으로 심각한 재정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노력으로 ‘대학적정규모화 TF’를 운영하며 학과별 적정규모화 산정 기본원칙을 정하고 지속가능학과 중심으로 학사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정원조정 연구위원회의 1차 심의를 거쳐 학과 통폐합의 구체적인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원광대학교는 2차에 걸쳐 통폐합 대상학과를 선정하고 내부적으로 실무부처와 대상학과별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혁신지원사업 자율혁신계획에 따라 이달 말까지 통폐합 대상 후보학과 선정, 학과 정원조정 결정 등 정원조정안을 마련 중이다. 이 과정에서 실무부처인 원광대학교 기획처는 통폐합 대상학과(2년 연속 10% 미충원, 학과 평가 하위 10%)에 ‘학과 경쟁력 강화방안’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학과 경쟁력 강화방안 요청학과에는 원불교학과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형효 원광대학교 기획처장은 “대학 내 여러 학문계열 위원들을 위촉해 연구위원회를 꾸려 규정에 따라 정원조정학과 범위를 설정했다”면서 “후보대상군에 포함된 학사구조조정 대상학과를 중심으로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부(과) 및 전공 통폐합 규정 제4조(통폐합 기준)에는 학부(과) 및 전공평가 규정에 의거, 평가 결과에 따라 하위 10%에 해당하는 경우, 신입학생이 2년 연속 입학정원에 10% 미등록한 경우 통폐합 대상에 포함된다.(개정 ‘12.08.27) 

이 기획처장은 “2023학년도 통폐합 대상학과를 대상으로, 2차에 걸쳐 학과 경쟁력 강화방안을 제출하도록 요청드린 상태다”면서 “원불교학과도 학과 평가에 직전 연도 하위 10%에 해당돼 학과 경쟁력 강화방안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교학대학을 특성화해야 한다는 여론에 대해서도 이 기획처장은 “원불교학과는 종립학교의 중심학과이고 육영교육기관의 별도 규정을 적용해야 하는 특수성을 잘 알고 있다”면서 “다만 학과 평가를 예외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자구노력 계획 제출 등 행정절차는 동일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불교학과 학사구조 개편과 관련 박도광 교학대학장은 ‘종립대학의 근간을 훼손하는 아주 큰 문제’임을 지적했다. 
 

원광대학교 전신, 유일학림 정신 이어가야

국내외 원불교학 학문적기반 중요

박도광 교학대학장은 “원불교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원광대를 설립했고, 원광대학교의 건학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 교화자를 양성하자는 목적으로 원불교학과를 만들었다”면서 “대학이 그 목적을 잃어가고 훼손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박 교학대학장은 “신입생 충원율 등 일반적인 평가기준으로 원불교학과를 평가하는 것은 부당한 기준이다”면서 “원불교학과의 육영장학회 공적과 교학대학 일반대학원, 특수대학원 운영에 따른 석박사 인재양성 등 종합적으로 평가돼야 한다”고 강변했다. 

박 교학대학장은 교학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원불교사상연구원, 마음인문학연구소, 종교문제연구소 등 부설 연구기관의 연구성과와 인문한국플러스(HK+) 지원사업 등 국가 프로젝트 진행에 따른 국가예산 지원 등을 감안하면 원광대학교에 기여하는 재정적 역할 뿐만 아니라 한국과 국제사회에 원불교학의 학문적 기반을 쌓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점도 부각했다. 

한편 일반적인 평가기준으로 종립학교의 근간인 원불교학과를 평가하는 것에 대해, 출가교도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교역자게시판에도 우려 섞인 시선이 불거지고 있다. 

[2022년 2월 21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