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상현 교무
라상현 교무

[원불교신문=라상현 교무] 앞일에 대해 좋은 결과가 있길 바라는 것을 ‘희망’이라고 한다. ‘잘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사람에게 얼마나 큰 환희심을 갖게 하는가. 희망이라는 기대와 맞물리는 설렘은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를 알게 한다. 내 희망은 ‘원불교가 미래의 종교가 되기를 기대하며, 앞으로 잘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것이다. 이는 내 존재의 이유이자 삶의 원동력이다.

지인에게 ‘10년 후 원불교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 같아요?’라는 우려 섞인 질문을 받았다. 침체된 교화 현실을 보며 괜히 의기소침하기도 했다. 탈종교화 시대에 종교는 갈수록 경쟁력을 잃고 있다. 사람들이 종교를 떠나는 데에는 ‘종교가 내게 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경제발전으로 삶이 윤택해져 절박함이 없어 종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교육수준이 높은 현대인은 개인의 주체성과 존엄성을 강조하며 주인된 삶을 구현하고자 한다. ‘착한 일을 하면 극락에 가고, 잘못하면 지옥에 간다’는 이분법적 종교 가르침은 더 이상 설득력이 떨어지고, 종교와 성직자들의 권위는 무비판적으로 수용되지 않는다. 오직 내면의 깨달음이 바탕이 된 실천이야말로 윤리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만드는 시대가 된 것이다. 

불확실하고 모든 것이 힘든 시대라지만,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원불교의 밝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부터 교법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뿌리내려야 한다. 그 뿌리를 바탕으로 이 공부와 사업에 모든 희망을 걸고 사(私) 없이 노력해야 하는 것이 방법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희망이 끊어진 사람은 육신은 살아 있으나 마음은 죽은 사람”이라 했고, 정산종사는 “난경에 처해 있다 해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이는 여진이 있고 진보가 있다”고 했다. 어떤 큰 경계를 마주해도 큰 희망인 부처 되고자 하는 서원과 낙원세상 건설이라는 소태산 대종사의 경륜 실현을 마음에서 떠나보내지 말자.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삶의 지혜는, ‘큰 희망’을 품고 사는 것이다.

/수원교당

[2022년 3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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