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근 교무
이도근 교무

[원불교신문=이도근 교무] 육군부사관학교는 소태산 대종사님과 스승님들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익산에 위치해 있다. 1951년 누란지위에 처한 조국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육군 하사관 교육대로 출발한 이래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역할을 완수하고 있다. 특히 군이 장차 2025년까지 부사관 10만 명 시대를 준비하는 이때, 대한민국 육군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곳이며 군 간부 교화에 있어서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 원불교 충용교당이 있다.

어느 교화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요즘 군 교화를 하는 나는 매순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나는 ‘교법’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도반이라는 전우들과 함께 정성이라는 전술로 매주 충용교당을 찾아오는 이들을 맞는다. 그리고 “반갑습니다! 여러분들의 마음을 도근도근 뛰게 하는 이도근 교무입니다!”라고 인사한다. 웃으며 항상 기쁜 마음으로 종교행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 이후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상황에 따라 출입이 제한되기도 하고, 종교행사가 통제되기도 한다. 수요종교교육, 일요종교행사, 입교식, 임관 축하 법회와 같은 종교행사들이 갑작스레 전화 한 통으로 ‘종교행사 제한’에  걸리면 마음이 가라앉는다. 어느 날은 설교를 준비하기 위해 『대종경 선외록』을 읽다가 “떠오르는 밝은 달을 먹구름이 가린들 얼마나 가겠느냐”는 법문을 보았다. 덕분에 마음이 다시 살아났다.

소태산 대종사께서 태평양 전쟁 이후 교단에 일제의 탄압이 심해졌을 때 한 말씀이라고 한다. 그때의 법문은 80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교단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충용교당은 원기107년을 맞이하여 걱정과 원망이 아닌 다시금 떠 오르는 밝은 달을 더욱 빛내기 위해 몇 가지를 행하고 있다.

첫째, 매주 토요일부터 일요일 1박 2일간 부대 발전과 안전기도를 올리고 있다. 부대 내에서 철야기도를 통해 불공의 대상인 육군부사관학교에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하여 기도를 올림으로써 서로의 기운이 통하는 인연을 만들고 있다.

둘째, 순교 활동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만남이 어렵다는 이유를 스스로에게 들이대면서 잠시 활동을 멈추었던 모습을 반성하며, 대면이 가능할 때는 대면으로 대면이 불가능할 때는 비대면으로 만남을 다시 실행하여 연락이 뜸했던 인연들과의 만남을 이루고 있다.

셋째, 정전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 한 예비교무가 부사관학교에 용사로 입대를 했다. 덕분에 현재 그 예비교무와 함께 종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예비교무, 교당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는 군종병, 그리고 뜻이 있는 인원들을 모아 교리공부를 통해 심도 있는 신앙 수행 생활을 하고자 한다.

이따금 내가 바라는 방향으로 교화가 되지 않을때나 수행·신앙생활이 부족하다 느껴질때도 있고, 힘들고 지칠 때도 있다. 그러나 군 교화는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다. 위로 스승님과 옆으로 도반들이 함께 한다. 또한, 육군부사관학교 충용교당은 군종교구와 중앙교구 출가재가교도들께서 관심과 정성으로 보살펴주고 있다. 다시 힘을 내서 소태산 대종사의 말씀을 전달할 수 있는 이유다.

떠오르는 밝은 달을 다시금 맞이하기 위하여 ‘장병들의 마음을 도근도근 하게 해주는 이도근 교무’가 되도록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정성스럽게 지내고자 한다.

[2022년 3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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