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천 교무
이현천 교무

[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미국 부통령에서 환경운동가가 된 앨 고어가 강연에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격언을 사용해 한때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적이 있다. 국내도 함께의 힘을 강조한 ‘같이의 가치’ 등 비슷한 말들이 관공서, 기업, 강연 등에서 우후죽순 쏟아졌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원치 않은 분리가 계속된 가운데 우리는 어쩌면 ‘함께’의 가치를 잊어버린 건 아닐까. 지방은 지방대로 중앙은 중앙대로 각자도생의 길을 찾아 분열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코로나19의 초창기 대처에 혼돈을 겪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국가와 세계도 새로운 방역 대책을 진행하고 사람들도 적응하고 있다. 이때 총부조회에서 교정원장의 말이 ‘함께’의 가치를 돌아보게 한다. 교정원장은 먼저 “지방은 결정하기 어려운 일을 당하면 총부를 보고 결정한다”며 “중앙에서 방역수칙 준수를 수비적으로만 하면 지방도 수비적인 결정을 한다”고 지적했다. 지방이 코로나 시대에 맞춰 적극적으로 대응하려 할 때 총부도 박자를 맞춰줘야 한다는 것이다.

덧붙여 혁신에 대해 언급한 교정원장은 “원불교 혁신의 기원은 소태산 대종사의 조선불교혁신론에서 기원하는데, 우리가 이를 얼마나 실행하고 있는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개인이 전부는 못 해도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원불교 문화의 정립과 더불어 세계를 선도하는 종교단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교정원장의 발언에서 ‘교단혁신’이라는 대과제는 역시 중앙과 지방의 합력과 개인의 자가혁신으로 이뤄내야 함이 느껴졌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목적은 소태산 대종사의 경륜을 실현해 낙원세상을 건설하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재가출가 전 교도는 현장이나 총부, 혁신업무를 맡게 된다. 이때 개인의 힘으로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개인의 특출난 능력으로 발전시켜도 사람이 바뀌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우가 있었음을 모두가 알 것이다. 그만큼 중앙과 지방의 합력은 필요불가결하다. 

우리는 코로나19와 전서 사태로 중앙과 지방 사이에 골이 깊음을 체감했고, 이제 혁신을 통해 결복교운을 이루려고 한다. 어렵게 모인 이 에너지를 흘리지 않게 중앙은 대중의 뜻을 더 자세히 듣고 정책실현에 노력하고, 지방은 잘한 점은 칭찬하고 부족함은 채울 수 있게 관심과 격려를 보내줘야 한다. 

정산종사도 “총부로 비롯해 지방·기관 전체가 하나같이 법답게 움직여 가야 우리 회상이 끊임없이 발전되고 이 법으로 세계를 제도하게 되리라”고 했다. 함께 가야 더 멀리 갈 수 있음을 잊지 말자.

[2022년 3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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