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CEO…기획부터 시공까지 원스톱 솔루션

[원불교신문=최지현 기자] 길가를 거닐다보면 언제 어디서든 쉽게 만나게 되는 ‘간판’. 국내 옥외광고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간판’은 매장의 얼굴이고 상점(회사)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낼 수 있는 수단이자 매개체가 된다. 15~30초 찰나의 순간에 신뢰감·독창성·차별화를 각인시키는 간판 광고. 의뢰인이 원하는 이미지를 뚜렷하게 나타내면서 주변 상권과의 조화를 이루는 광고를 만들어내는 ‘솜씨’ 광고기획사를 찾았다.
 

이승운, 김연숙 광고기획사 솜씨 대표
이승운, 김연숙 광고기획사 솜씨 대표

솜씨로 이뤄낸 원스톱 솔루션
전북 익산시 고봉로36길 2에 위치한 ‘솜씨’는 20여 년 경력을 자랑하는 이승운(법명 성곡·궁동교당), 김연숙(법명 명진·궁동교당) 부부 교도가 운영하는 광고 기획사다. 95년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을 시작으로 간판 업종에 입문한 이승운 대표는 평소 ‘솜씨’가 좋다는 말을 자주 들어왔다. “어릴 적부터 손으로 만지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손재주가 좋다. 솜씨가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회사명을 고민하다가 ‘솜씨’를 내걸게 됐죠. 제 솜씨 하나로 회사를 이뤘으니 뭐든지 소홀히 하지 않고 꼼꼼하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대형 실사출력기, UV평판출력기, 레이저가공기, CNC가공기, 판재류 재단기 등 다량의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솜씨는 이승운, 김연숙 부부 외에 시각디자이너 5명, 출력기사 2명이 근무한다. 디자인부터 설치까지 모든 작업을 믿고 맡기는 ‘원스톱 토털 솔루션’은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인다.

“익산시에서 디자인부터 설치까지 할 수 있는 기계를 보유한 곳은 저희 회사를 포함해 딱 두 곳 뿐입니다. 보통 광고 기획사라고 하면 간판을 생각하는데 장비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제작 가능한 제품이 많습니다. 대형현수막, 인쇄물, 안내판, 원목 판넬, 상패, 아크릴 입체광고, 아크릴 썬팅, 비말 칸막이 제작, 버스 랩핑 등의 작업을 합니다.”
 

익산역 앞 유라시아 티켓 포토스팟 제작
국내 광고 공모전 도전, 2년 연속 수상
교도로서 교단 관련 작업 보람 느껴

포토스팟의 탄생
그동안 작업해 온 결과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인지 김연숙 부대표에게 물었다. 솜씨에서 탄생한 모든 것들이 소중하지만 직접 제작·설치한 조형물이 좀 더 특별하다는 그. 

“2019년에 설치한 익산역 앞 유라시아 티켓은 익산시 철도청과 원광대학교 링크사업단과 함께 1~2달 정도 작업했습니다. 레이저로 타공하고 저녁에도 빛이 날 수 있도록 LED 조명을 설치했는데, 이제는 익산역 포토스팟으로 자리잡아 유튜버들의 단골 촬영장소가 됐지요.”

군산해양수산청 의뢰를 받은 ‘생각하는 의자’는 합장하는 손을 모티브해 ‘손모양’ 벤치를 만들었다. 소원등대를 찾은 관광객들은 생각하는 의자에 앉아 사진을 찍고 추억을 쌓는다. 이 대표가 말을 이었다.

“생각하는 의자 손등 부분에 QR코드가 있는데, 이 QR을 찍으면 용이 나옵니다. 소원등대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용에 소원을 써서 날려보내는 것이죠. 어청도 조형물을 작업할 때는 하루에 한번만 배가 들어가서 무조건 1박2일 일정을 잡아야 했습니다. 비가 오거나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1톤 트럭에 작업물을 싣고 무기한으로 배를 기다리기도 했죠. 조형물은 이처럼 설치 과정이 까다롭고 어렵지만, 우리가 만든 작품이 다른 이들에게 즐거움, 행복, 추억을 주는 ‘포토스팟’이 됐다는 생각을 하면 뿌듯하고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유
이 대표의 하루는 눈코 뜰 새없이 바쁘다. 의뢰인과의 미팅, 디자이너들과의 회의, 부품 및 자재 체크, 현장 환경 확인 등. 매일 바쁜 일정을 보내는 그이지만 ‘광고’를 향한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솜씨의 이름을 내걸고 국내 광고 공모전에 참여한 이 대표는 2018 전라북도 아름다운 간판상 공모전 창작모형부분 특별상, 2018 대한민국 옥외광고대상전 은상, 2019 대한민국 옥외광고대상전 장려상을 수상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시간을 쪼개서 광고 공모전에 참여해왔습니다. 2018년에는 전라북도 부안에서 열리는 2023 세계 잼버리를 알리기 위해서 깃발 모양의 잼버리 조형물을 제작해 출품했고, 2019년에는 익산의 옛 지명인 ‘솜리’를 착안한 호리병 모양의 ‘솜리양조장’ 조형물을 출품해 수상의 영광을 얻었지요.” 20여 년 경력의 베테랑이지만 그는 여전히 공모전을 통해 다양한 시각과 광고 트렌드를 배운다.
 

부부 교도로서 행복한 삶
부모님 열반 후 궁동교당에 출석하게 된 이 대표는 결혼 후 아내를 교당으로 이끌었다. 처음에는 남편과 함께 의무감으로 법회에 출석했다는 김 부대표는 남편이 일정으로 교당에 오지 못할 때에도 홀로 법회에 출석하는 열혈 교도가 됐다. 

“일주일 동안 흐트러진 마음이 교당에 오면 차분히 가라앉습니다. 교무님의 설법 말씀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됐고, 마음공부도 하게 됐습니다. 교전을 읽고 법회를 보면 심신의 안정이 생겨서 직원과 고객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원광대학교 버스 랩핑, 궁동교당 돌출간판 지원, 교도 법명·감사패 제작 등의 경력을 소개하며 환하게 웃는 이승운·김연숙 부부 교도. 교도로서 교단 관련된 일을 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는 그들이 앞으로 어떤 ‘솜씨’를 펼칠지 더욱 기대된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 건물 외벽 ‘솜씨’가 환하게 빛을 낸다.
 

[2022년 3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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