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원불교는 과학문명이 발달된 시대에 더욱 실천해야 하는 법을 가르칩니다. 그렇게 보면, 첨단 과학이 발달하고 실용을 추구하는 미국과 생활종교로서의 원불교는 매우 잘 어울리지요.”

죽산 황도국 미국종법사는 원불교의 미국 현지 교화 미래를 희망적으로 본다. 실제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원불교의 모습도 ‘생활종교’라는 점이다. 직장과 가정을 떠나지 않고 마음 다스리는 공부를 하게 하는 원불교의 가르침이 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죽산 미국종법사는 ‘생활종교로서의 원불교’는 갈수록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죽산 황도국 미국종법사.
죽산 황도국 미국종법사.

미국에 부는 명상 바람
미국에서는 이미 ‘종교’의 개념이 많이 달라졌다. 탈종교화 현상이 짙어졌다고 하나, 오히려 마음을 찾는 일 또는 영성에 대한 관심은 많아졌다. 미국 내에서 명상을 경험한 성인의 비율이 매년 늘어나는 게 그 증거라고 했다.

죽산 미국종법사는 이를 실제에서 확인한다. 원다르마센터를 찾아오는 이들 중에는 무종교인뿐 아니라, 이웃 종교 신앙인도 있다. 이들은 종교의 종류를 굳이 구분 짓지 않고 원다르마센터를 찾아와 명상을 하거나 교당을 찾아가 법회를 본다. 나의 삶과 나의 마음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종교의 종류는 그들에게 별 의미가 없다.

“종교의 핵심은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이끌어내고 도움 되게 하는 것이잖아요. 소태산 대종사는 현실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현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켜갈 것인가를 밝혀주셨어요. 결국 원불교라는 종교가 이 사회와 사람들에게 어떤 이타성을 보여주느냐가 매력적인 종교로 가는 길인 거죠.”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원불교의 강점을 더욱 드러나게 했다. 때도 없고 장소도 따로 없는 무시·무처 공부법이 제대로 필요한 시기가 된 것이다. 그러기에 죽산 미국종법사는 과학문명이 발달하는 미래 시대일수록 원불교의 가르침이 더 빛날 것으로 본다.

소태산 대종사 초기 정신 실현
미국총부는 최근 정식 출범 후 동선을 진행했다. 지난 1월 26일부터 2월 6일까지 열린 첫 동선은 소태산 대종사가 중앙총부를 정하기 전 원기9년 5월에 만덕산에서 한 달간 초선 훈련을 했던 것과 맥을 함께 한다.

“정기훈련을 통해 공부하는 풍토를 만드는 것은 물론, 재가와 출가가 함께하는 훈련으로서 소태산 대종사 당대의 의미를 상기하고 실현하는 시간이기도 했다”는 게 죽산 미국종법사의 설명이다. 덧붙여 그는 “종교의 신앙과 수행은 체험의 연속이다. 체험을 통해 삶의 변화로 가기 때문이다. 체험이 없는 종교는 죽은 종교와 다름없다”고도 말했다. 

 

실용 추구 미국과 생활종교 원불교, “참 잘 어울린다”
탈종교현상은 명상 등 마음 찾는 일 부채질
인재 양성, 교역자 한 사람이 곧 교당
체험 없는 종교는 죽은 종교


미국 사회와 문화에 맞는 현지화
현재 죽산 미국종법사는 본격적으로 원불교 교법의 현지화를 위한 초석을 닦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자치를 통해 미국의 환경과 문화에 맞는 ‘맞춤형 원불교’가 되겠다는 것이다. 

이에 소태산 대종사의 초기 정신을 살려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문화와 사람에게 투자하는 ‘소프트파워’에 집중해나가고자 한다. 소프트파워의 핵심은 인재양성이다. 외형적으로 갖춰진 건물이 없더라도 교역자 한 사람이 선 곳 자체가 교당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 자치 교헌이 교화단 체제에 기반하는 만큼, 교화 체제 정비를 위해 단장 훈련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현지 정서와 문화를 충분히 담아내기 위해 현지인 교화가 활발한 현장의 목소리도 충분히 수렴해나가고자 한다.

앞으로 미국종법사와 미국총부가 만들어갈 모습에 대해 지금까지 100여 년간 굳어져 온 원불교와는 다른, 소태산 대종사의 초기 정신에 맞는 원불교를 실현해내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이러한 미래를 함께 실현해 나갈 출가교역자들은 무엇보다 큰 자산이다. 

죽산 미국종법사는 “미국 내 많은 영성지도자들이 있지만, 소태산 대종사 같은 경륜과 포부를 가진 영성지도자는 만나지 못했다”고 했다. 미래세계를 바라보고 사회를 변화시켜나가고자 하는 소태산 대종사의 가르침을 가지고 살아가는 출가교역자들의 역량은 단순히 자신의 영성을 밝히는 차원을 넘기에 무궁무진할 수밖에 없다. 
 

죽산 황도국 미국종법사.
죽산 황도국 미국종법사.

충만한 깨어남
이러한 역사의 시작을 맡게 된 데 있어, 솔직히는 부담도 따른다. 하지만 죽산 미국종법사는 “적절한 부담은 굉장한 활력이 되기도 한다”고 표현했다. 적절한 긴장이 있어 일이 이뤄진다며, 이미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교법을 갖고 하는 일이기 때문에 두렵지는 않다고 했다.

대각의 달 4월을 맞이하며, 당부도 이어졌다. 죽산 미국종법사는 “삶을 잘 살아가려는 사람이라면 마음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아침에 눈 뜨고 깨어나는 것과, 마음이 진리로부터 눈 뜨고 깨어나는 것은 같은 이치”라며 “늘 깨어남을 통해 감사와 은혜를 알아 충만한 삶을 살자”고도 당부했다.

중앙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미국에서 새로운 것들이 잘 형성되면 중앙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중앙에서 혁신을 통해 좋은 안이 나오면 미국에도 반영해 서로 보완·발전하는 관계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결국 핵심은 소태산 대종사님의 정신이 살아나는 원불교가 되는 것이니까요.”

[2022년 4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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