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남 교무
최성남 교무

[원불교신문=최성남 교무] 육군사관학교의 3월은 신입생도들의 입학과 4학년 생도들의 졸업·임관이 있는 시기로 원불교 생도 교화에 있어서도 가장 의미 있는 시기 중 하나다. 지난 한 해, 육군사관학교 원불교 교화는 어떠했을까?

얼마 전, 졸업과 임관을 했던 한 신임장교는 “어린 나이지만 한평생 종교 없이 살아온 내가 육사에서 원불교를 만나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고,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법회 참석은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또한 원불교 신앙을 통해 육사에서 추구하는 명예와 원불교의 신앙이 일맥상통함을 느꼈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와 국민에 충성하는 원불교 신앙 장교가 되겠다”는 감상을 전했다. 이렇듯 화랑대교당은 한해 한해 생도들의 가슴에 원불교의 신앙을 새겨 야전으로 배출하고 있다.

교당은 생도들이 주로 생활하는 화랑관에서 가장 멀리 위치한 만큼 생도들의 접근에 어려움이 있다. 이런 물리적 거리를 줄일 수는 없겠지만 심리적 거리는 충분히 줄일 수 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온정을 통한 ‘간식교화’였다.

 

원불교만의 온정 담긴 간식에
생도들 감사와 보은 다짐

예로부터 군인교화는 ‘초코파이’ 교화라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한만큼 생도들의 월급이 꾸준히 인상되고, 서울 도심에 위치한 부대 특성상 언제든 원하는 간식을 배달받아 취식 가능하다. 또 이웃종교들과 대등한 간식을 지급하기엔 예산적 부담도 만만치 않아 원불교만의 특색있고 정성을 담은 간식을 준비해 교화에 임했다. 

이런 온정을 담은 간식 준비에는 함께해 준 정토의 역할이 주요했다. 정토는 매주 생도들이 선호하는 간식을 파악해 메뉴를 정하고, 부식을 준비하며, 법회 후 생도들에게 맛있게 조리된 간식을 전달하기까지 정성으로 임해줬다. 또 생도들이 외부로 군사훈련을 나가게 되면 해당부대 출장법회를 통해 특별 간식지원까지 함께해주었다. 이런 정토의 역할 덕에 육군사관학교 원불교는 개신교 다음으로 가장 많은 생도들이 함께하고 있다.

종종 이웃종교 성직자들을 만나 이야기하다 보면 육사 생도들에 대해 ‘늘 받는 것에 익숙하다’, ‘감사함을 모른다’ 등 좋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원불교를 신앙한 생도들을 지켜보면 늘 감사와 보은을 다짐하는 모습들을 자주 만난다. 작은 간식 하나에 감사하고 또 작은 배려에 고마움을 느낄 줄 안다. 이는 어떤 종교를 또 어떻게 신앙하느냐에 따라 생도들의 삶이 감사의 삶으로, 또는 죄업의 삶으로 살아가는지 반추해 볼 만한 대목이기도 하다.

요즘 원불교를 신앙하는 생도들은 학과 수업 외 또 하나의 숙제를 안고 산다.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을 위해 많은 정성과 후원을 아끼지 않는 분들에게 어떻게 보은할 것인가를 찾는 것이다. 

그 보은의 방법으로 생도들은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법문을 낭독한 뒤, ‘마음을 지키는 법문명상’이라는 제목의 힐링 법문명상 영상을 제작 배포 중이다. 매주 1편씩 전달되는 법문명상이 육군사관학교 원불교 교화를 위해 합심해 주시는 모든 분들의 마음에 안정을 전하고 또 교단의 희망이 되길 바란다. 

* 78기 이시현 소위의 공부 감상담은 3월 13일자, 원음방송 라디오 일요예회 공부담에서 다시듣기가 가능하다.

/화랑대교당

[2022년 4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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