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본부 위치한 전북, 지역 인구 위기-종단 위기 상관성 사례
저출산 위기 극복 위한 CBS ‘Happy Birth K’ 캠페인 눈길
KCRP, 인구구조 변화 대응 위한 종교계 역할 포럼

[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대한민국 인구구조 변화는 종교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인구구조 변화는 사회를 구성하는 문화와 제도, 사회·경제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는 곧 ‘사람’을 주 대상으로 하는 종교인구 감소와도 직접적 연관이 된다는 말이다.

이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종교계가 연대 포럼을 진행했다. 이번 포럼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후원, 지난 7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 라이브홀에서 ‘대한민국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위한 종교계의 역할과 실천방향’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구조 변화 전망과 종교계의 역할’에 대한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인구위기 요소인 저출산, 고령화, 지역인구 불균형’을 먼저 설명했다. 
 

많은 언론을 통해 보도됐듯, 최근 출산율 급감과 1.0이하 출산율이 지속되면서 극단적 저출산의 뉴노멀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출산율은 50년 전에 비해 4분의 1이 감소했으며 2000년대 초 출생아 급감은 현재 지방대학 입학정원 미달과 군병력자원 부족 등과 같은 실제적 파장으로 나타나고 있다고도 했다. 

고령화에 대해서는 OECD 회원국 중 2045년경부터 일본을 제치고 가장 고령화된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또 서남-동북 선 이하의 광범위한 인구감소 클러스터도 짚었다. 동 단위는 물론 광역시를 비롯해, 수도권 및 서울에서도 지역인구 위기는 심각하게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인구변동과 종교의 상관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종교의 경우 전체 인구에 비해 훨씬 높은 고령화 수준을 보여준다”며 “특히 20대 이하의 종교 인구 비율은 매우 낮은 편에 속하고, 성비의 불균형도 심하다”고 했다. 사회가 경험하고 있는 고령화보다 종교의 고령화가 더 가파르다.

이 연구위원은 지역의 인구변동과 종단의 관계성을 설명하며 전라북도를 언급했다. “전라북도는 광역시 등의 큰 도시가 없어 대도시로의 인구 유출이 빠르고 심각하다”며 “전라북도는 원불교 본부가 위치한 곳으로, 지역 인구 위기가 종단 위기로 확산되는 상관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이어 이종성 한국기독교방송(CBS) 기획조정실장이 ‘CBS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한 Happy Birth K 운영 성과와 확산 방안’을 주제로 사례발표를 했다.
 

시대문제 행동으로 옮기는 종교 역할 당부

대한민국 인구감소 위기가 종교 위기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본 CBS는 지난해부터 대한민국 인구위기에 관한 기획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있다. 인구위기 문제에 접근하는 데 있어 예방적 차원에 집중해 출산·돌봄운동을 적극 추진해보기로 한 것이다. 

CBS는 지난해 출산·돌봄운동을 기독교 사회 운동을 넘어 범국민운동으로 확산하기 위해 언론사로서 가진 역량을 최대한 집중했다. 다양한 사례 발굴, 취재, 보도, 캠페인, 포럼, 시상식 등을 통해 ‘Happy Birth K’를 사회운동으로 전개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운동을 확산해나가는 데 있어 지역사회와 기독교교회를 기반으로, 참여 네트워크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Happy Birth K’가 실효적으로 국가의 저출산 대책에 기여하면서, 교회의 지역사회 선교에도 협력한다는 취지다.

이 기획조정실장은 사례발표 말미, “종교계가 연대하고 벤치마킹해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국가인구 위기를 함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후 NATO(No Action Talk Only)를 언급한 그는 “종교계가 시대 문제를 행동으로 옮기는 주체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주제발표와 사례발표 후에는 6개 종단 관계자들이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김태성 KCRP 사무총장은 “그동안 종교계가 저출산 문제나 인구감소 문제가 가진 심각성과 거기에서 비롯되는 당면 문제들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이 없었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종교계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토론에는 이영호 서울특별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장(불교), 윤기호 원불교 청소년국 국장, 손한나 성균관총무처 관리부장, 이미애 한울연대 상임대표, 하영숙 가톨릭의대 인문사회의학연구소 연구원, 하종필 대진문화연구소 소장이 참여했다. 토론자들은 각 소속 종단의 교리와 사례에 근거하여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2022년 4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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