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택 원광종합병원장

[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주는 이가 받는 이가 되고 받는 이가 주는 이가 된다.’ 젊었을 때는 이 말씀이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되는 것 같다.” 

지난 3월 화성시 원광종합병원에 부임한 정은택(법명 성국) 병원장. 의료인으로서 또는 삶에 있어 표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이다. 주는 이와 받는 이가 서로 은혜를 건네면서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길을 찾는 것. 그렇게 그는 병원의 재무적 사정이나 지역민들의 의료환경 등 모든 것들을 고루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었다. 아마도 정 병원장이 꿈꾸는 원광종합병원의 미래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공동체’ 모습이 아닐까.
 

정은택 화성 원광종합병원 병원장.
정은택 화성 원광종합병원 병원장.

지역사회가 신뢰하는 원광종합병원
정 병원장의 경영방침은 ‘환자 우선’이다. 무엇이든 환자 입장에서의 관점이 그의 철학인 것이다. 그는 어떤 결정을 내리거나 명확한 분석이 되지 않을 때 ‘어떻게 결정을 내릴까 하는 고민이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다.

정 병원장은 “경제적으로나 또한 기타 여러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지더라도 환자를 먼저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환자를 먼저 생각하고, 그 뒤에 병원의 실익을 생각하고, 그 다음에 개인을 생각한다”면서 “당장에는 효과가 없는 것 같지만, 시일이 지나고 보면 그것이 정답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경영방침이 드러난 한 사례가 있다. 지난 3월 절단기 사고로 긴급 수술을 해야 하는 근로자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일이다. 당장 수술을 진행하지 않으면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 원광종합병원이 코로나19 확진자 수용병원이긴 했으나, 중등 환자 등록자가 아니면 입원이 어려운 절차가 있었다.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가 정한 입원 절차에 어긋나는 상황이라서 다른 확진자 수용병원을 찾았으나 찾질 못했다. 

결국 모든 어려움을 앞에 두고 원광종합병원에서는 수술을 단행했다. 그리고 성공적인 수술로 지역 언론 등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지역민들에게 믿을 수 있는 의료기관으로 인정받은 사연은 유명하다.
 

환자를 먼저 생각하고
그 뒤에 병원의 실익을 생각하고
개인을 생각한다.

또한 원광종합병원은 사회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의료서비스의 어려움이 생겼을 때 화성시에 가장 먼저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구축해 지역민을 위한 의료환경 향상에도 앞장섰다. 음압병동 17개 병실과 코로나19 호흡기 전담 클리닉을 갖추며, 일찌감치 지역민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정 병원장은 “원광종합병원이 가까운 화성 인근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혼란이 없었다. 최근에는 재택 치료 시스템으로 비대면 치료를 하고, 또 한편으로 호흡기전담팀에서 대면 치료를 병행하는 의료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덕분에 지역민들에게 상당한 호응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응급시스템 강화, 의료서비스 향상
정 병원장은 지역민들을 위한 지역사회병원으로의 역할을 강조했다. 화성시는 외형적으로는 소규모 도시의 모습을 갖고 있으면서도 인구 구성을 보면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많은 곳이다. 정 병원장은 그러한 환경에 맞는 의료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그 해결 과제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응급상황의 문제 해결 방법이다. “응급환자 발생 시 접근성이 굉장히 떨어진다. 119에서도 어려움을 느낀다. 그 때문에 상시로 응급상황을 신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응급학 전문의를 4명 보강했다. 24시간 응급학 전문가들이 대기해 즉각적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병원 응급시스템을 강화했다.”

야간이나 휴일에도 모든 진료를 진행할 수 있도록 온라인 진료시스템을 이용해, 입원한 환자를 담당의가 자신의 숙소나 다른 출장지역에서 야간이나 휴일 가릴 것 없이 진료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엑스레이나 CT 결과지 등을 받아보고 즉각 처방이 가능하다. 
 

화성시에 위치한 원광종합병원 전경.
화성시에 위치한 원광종합병원 전경.

방문 검진 근로자 편의 도모
산업근로자들의 환경에 맞춘 의료서비스를 보완한 점도 색다르다. 근로자가 많은 지역인 만큼 근로자들에 대한 산업의학적 건강검진을 강화해가는 방법을 강구한 것이다. 직접 업체를 방문해서 서비스를 진행하고, 그 분야의 산업의학 전문인력도 4명이나 보완했다. 정 병원장은 “근로자들이 산업의학 건강검진을 위해 하루 연가를 받아 내원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팀을 구성해 기업체를 찾아가 검진한다”고 했다. 이어 “방문 검진했을 때 근로자들은 더 편리하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지역사회에서 지역민들을 위한 병원이 되기 위해서는 그들의 높이에 맞춰 허리를 굽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화성시는 고령의 노인 인구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노인들이 많이 겪는 신경계 질환 환자들의 의료환경을 보강하기 위해 최근 MRI 장비를 더 설치했다. CT와 내시경, 초음파 장비 역시도 새로 구입 과정 중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가면서 일반진료에 질과 폭을 넓히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정 병원장은 “우리 병원이 모든 분야에서 상급병원같이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역 상황에 맞춰 상급병원 못지않은 시설과 인원, 장비를 갖춰 의료봉사를 한다.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또 우리가 더 나은 병원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도 이 같은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2022년 4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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