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코로나19 이전 상태로 교화를 회복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나상호 교정원장은 정부의 엔데믹(endemic) 전환에 따른 중앙총부 법회 정상화 선언을 강하게 시사했다. ‘교화 정상화를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못하는 답답함이 있다’는 말로 취임 5개월의 마음을 전한 것이다. 교화현장 의견을 수렴해 각 교구별로 재량권을 두되, 중앙총부부터 교화 정상화를 적극적으로 시도하겠다는 의지다. 

107~109 교정의 큰 틀을 ‘공감과 소통, 미래와 혁신’에 두고, 교정 행정을 이끌어가고 있는 나 교정원장이 교정현안에 대한 실천 방안을 답했다.
 

107~109 교정의 큰 틀인 공감과 소통, 어떻게 이끌어갈 생각인지 전한다면.
결국 교화는 현장에 있는 교무님들이 적극적으로 임해줘야 합니다. 교화현장을 찾아 크고 작은 일에 도움 드릴 일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달려가겠습니다. 교단 내 자선, 교육, 산업기관 등 각 분야 구성원들에게 교단 메시지를 전하며 교정에 대한 이해를 돕고, 현장 의견을 듣는 일에 소홀함 없이 성실하게 임할 생각입니다. 


교단의 ‘미래와 혁신’에 대한 고민도 클 것 같습니다
수위단회 산하 교단혁신특별위원회가 그 몫을 하고 있고, 교정원 또한 혁신 의제를 부서별로 점검하고 있습니다. 기획실에서 주관하는 3대말 평가에 바탕해 ‘교단의 미래’를 담을 교단 제4대 제1회 설계는 정책연구소 주관으로 진행됩니다. 혁신과 미래설계가 성공되도록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과정을 이끌어가겠습니다.
 

출가교역자 후생복지 등 교역자 사기진작은 결국 교단 재정운영과 연결돼 있습니다. 행정 수반의 결단이 필요한 부문입니다.
교무들은 어느 곳에서 근무하더라도 교화할 수 있는 소양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근무지마다 여건이 다르고 편차가 많은 게 현실입니다. 이제는 ‘신성’으로만 해결하라는 시대가 아닙니다. 최소한의 근무 여건은 확보해줘야 하죠. 교역자 복지문제를 교정정책의 우선순위에 두고, 비중 있는 혁신과제 중 하나로 삼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교단 재정운영에 대한 결단도 필요합니다. 상하좌우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교화 활동을 위한 최소한의 여건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재가교도의 교정 참여 한계와 어려움 등 교단 내 소통 부재도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교단의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논의 구조에 참여하지 못하는 재가교도들의 소외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교단 구성원으로서 중요한 책임이 있는 재가교도님들과 허심탄회하게 만나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공식적인 법제를 통해 논의의 장을 열어가겠습니다. 지금은 중앙교의회 재가의원들과 정기적인 만남을 갖고 교정 정책과 교단 혁신의제 등을 안내하며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여의 폭을 넓혀서 원불교 홈페이지에 공식적인 소통의 장을 열고, 더 많은 재가교도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교역자 복지문제’ 교정정책 우선순위
재가교도와 공식적인 법제 통해 소통 확대
인사제도 변화, 교단 재정운영 결단도 필요
전 교도 ‘지구살리기 절절유념’운동 동참 등
교정에 대한 이해 구하고 설득하는 과정 거칠 것 

40대 이하, 특히 MZ세대의 가치관이 너무 상이합니다. 세대 간 갈등을 풀어낼 교화방안이 궁금합니다.
교도 구조 분포를 보면 40대 이하는 공동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율이 40%를 넘었다고 합니다. 이 모든 게 인구 집중지역에서 일어나고 있고, 이 세대들이 교당을 멀리하고 있습니다. 

긴 기간 유지해온 원불교 교화문화를 바꾸는 것이 혁신과제 중 하나입니다. 인사제도에도 큰 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인구밀집도와 상관없이 지역 관할 교당이 1대 1의 비율입니다. 

일례로 인구 90만의 밀집지역인 화성시는 1개 교당에 교무 1인이 있고, 인구 11만이 넘지 않는 전라북도 정읍의 경우 18개 교당에 20명의 교무가 봉직하고 있습니다. 이런 교화구조를 지속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인구집중 지역에 전략적으로 교무진을 구성해 팀워크를 높이고, 정책교당을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등 교화구조를 변화시키고자 합니다.
 

동해시 산불 이재민 구호활동 등 원불교의 대사회적인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인권, 평화, 통일, 환경, 봉공은 종교가 사회를 향해 안고 가야 할 역할입니다. 이 중 평화·통일·환경문제는 정부의 성향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부문은 이웃종교와 연대해 지속해갈 것입니다. 환경문제는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하죠. 전 세계적으로, 인류를 위해서 달성해야 할 일입니다. 

이번 교정에서 내건 ‘지구살리기’는 재생에너지 100% 건물을 늘려나가는 것과 전 교도 ‘지구살리기 절절유념’운동입니다. 모든 사람의 마음에 지구를 살리려는 마음이 절절해야 합니다. ‘절절’은 절제, 절약의 줄임말입니다. 재가출가 모든 교도들이 일회용품 사용을 절제하고, 하루에 전기를 30분 절약하는 절절유념 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교정원도 함께 하겠습니다. 
 

올해 대각개교절에 대한 바람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대각개교절이 우리 모두의 공동생일이 되고, 코로나19 엔데믹의 실효적인 전환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소태산 대종사님의 대각이 나의 기쁨이 되고, 내가 입었던 은혜를 이웃과 세상을 위해 나누며 대각의 은혜가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심신을 일깨워서 코로나19 이전 상태로 세상 모든 사람의 마음과 기운이 살아나는 대각개교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인터뷰 말미, 나 교정원장은 디지털 교화콘텐츠에 대한 구상도 구체적으로 전했다. 원불교 기관, 교당, 교도들이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디지털 교화콘텐츠 유튜브 채널을 한곳에 모아 안내하는 원불교 온라인교화 페이지 ‘모여라 유튜브’도 지난 15일 오픈했다. 
매주 수요일 『대종경』 문답공부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공부하는 마음을 챙기고 있다’는 나 교정원장. 디지털 교화환경 일선에서 그가 앞서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2022년 4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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