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와 정부중앙부처간 가교역할
중앙부처도 공심 인정, 행정안전부장관 표창 등 다수 수상

박천권 전라북도 세종사무소장
박천권 전라북도 세종사무소장

[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우리나라의 행정수도인 세종시, 그곳에는 정부세종청사를 비롯해 16개 각 시·도 사무소들이 모여있다. 전라북도 세종사무소 소장으로 근무하는 박천권(법명 인어·약촌교당) 교도, 그는 이곳에서 전라북도와 정부중앙부처간의 가교역할을 하는 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선공후사를 표준해 공사에 전념하자’는 신념으로 근무하는 그는 지금 그 누구보다도 보람 있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한다. 각 지방자치회와의 경쟁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그가 이처럼 힘차게 한 걸음씩 걸어갈 수 있는 여유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가 전하고자 하는 ‘공심(公心)과 공도(公道)’ 이야기를 들어본다. 
 

성실함으로 얻은 신뢰
박 소장이 근무하는 세종지방자치회관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세종청사 중앙부처 간의 협의가 이뤄지는 곳이다. 지방자치단체가 국가 예산을 확보할 때, 주무 부서를 찾아가 사업 보고를 하거나 도청 소속의 공무원과 담당 공무원 간 협의 등 중앙부처와의 가교 역할을 주도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박 소장은 도청 지휘부와 도청공무원, 시장, 군수들이 예산 문제로 정부세종청사를 찾으면 담당 공무원들에게 당위성을 설명하며 국비 확보를 위한 관계 업무를 맡고 있다.

이 같은 일들은 중앙부처 내의 인적 네트워크가 확보돼야 가능한 일이다. 박 소장은 거의 매일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각 중앙 주요 부처를 찾아다니며 특유의 근면함으로 원만하고 넓은 관계 형성을 해왔다. 그 때문에 전북 지휘부를 비롯해 각 시·군 단체장들이 세종청사를 찾을 때 큰 무리 없이 일이 해결되곤 했다.

“2018년에 부임했을 때 전북 예산이 6조 원대였어요. 지난해에는 9조 원대가 됐습니다. 그 같은 성과로 전북이 더 발전하고 도민들의 생활이 향상된다면 이만한 보람이 어디 있겠어요”라고 말한 그가 “일이 힘들고 고되지만, 제가 힘쓴 만큼 전라북도가 달라진다는 믿음이 있습니다”라며 환히 웃는다.

박 소장이 전북 지자체의 믿음을 얻고 세종시로 오게 된 것 역시 그동안 신뢰받아온 그의 인성 때문이었다. 또한 13년간 노동조합에서의 운동, 한국노총 전북본부총무국장, 전북연합노련 상임부의장, 문재인 대통령후보 전북지방분권특별위원회 위원장, 노동위원회 심판조정위원, 원광대병원 장례식장 상임이사 등 사회에서의 많은 인적 네트워크 형성과 성실함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공중사라 생각하면 못할 일 없다
박 소장은 자신의 아들이 원불교 성직자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안양교당에 근무하고 있는 박대현 교무가 아들이다. “원불교를 일찍 알고 신앙생활을 해왔지만, 제 인생을 원불교 교법으로 변화시키기 시작한 계기는 아들의 출가였어요. 아들로 인해 제 생활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교무로 살아가는 아들은 자력으로 자신의 삶을 살려 했고, 부당한 계산을 하지 않았으며, 어떠한 역경에도 정도(正道)의 길을 걸었습니다.”

아들의 영향이 컸는지 박 소장은 교법을 실천하며 살아가고자 다짐했다고 한다. 특히 그가 좋아하는 법문은 『대종경』 인과품 10장이다. ‘내가 갚을 자리에 참으라’는 말씀은 유난히 그의 마음을 편하게 했다. 

중앙부처를 찾으면 담당사무관이 아들뻘인 경우도 많다. 사업보고나 전북 지자체에서 온 담당자나 지휘부를 소개하려 할 때 만나주지 않아 애를 먹을 때도 다반사다. 이때마다 그는 법문을 대조하며 불공한다. 찾아가고 또 찾아가면서 공중사를 한다는 마음으로 참는 것이다.

“공적으로 보면 도민을 위해 제가 여기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공익을 위한 생각을 먼저 할 수밖에 없죠. 정성을 다하니까 그 사무관도 감동하더라고요. 어느 교무님이 선공후사(先公後私)의 마음을 가지라고 말했는데, 결국 공중사를 위해 한다면 못할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 마음 덕분인지, 그는 지난해 12월 국가예산확보와 중앙부처 가교역할의 공적으로 기획재정부장관·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올 4월에는 지방자치회관 운영발전의 공로로 세종특별자치시장의 표창도 수상했다. 현재는 16개 시·도 세종사무소 협의회 회장직과 세종지방자치회관 운영위원장직을 함께 맡아 세종시지방자치회관을 대표하는 인물이 됐다. 그는 모두가 인정하는 공심의 대가다.
 

수필집
수필집

원불교 마음공부 알리고 싶어
코로나19로 인해 그는 교당에 자주 나가지 못했다. 더구나 세종시로 부임한 후로는 교당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 하지만 그는 단 하루도 조석심고를 빠뜨리지 않고 살고 있으며, 시간이 되는대로 교전을 봉독하고, 기도와 108배 올리는 시간을 갖는다.

“제가 마음을 챙기고 살아갈 수 있었던 힘은 조석심고에서 얻었습니다. 지금도 조석으로 심고를 모시면 마음이 모아집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중에는 원불교를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그들에게 원불교 마음공부를 알려주고 싶습니다.”

그가 2년전 『아무도 모르고 누구나 다 아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낸 수필집은 원불교의 교리와 법문소개, 그리고 자신의 생활 속 경계를 공부한 이야기들을 수필로 엮은 책이다. 모두가 원불교 마음공부를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교당에 있을 때 행복합니다. 다른 분들도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마음공부로 감사생활, 낙원생활을 했으면 하는 염원이 있습니다.”

[2022년 5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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