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이번 정부는 정권교체를 통해 이뤄졌기에, 지난 정부와는 정치성향이나 국정기조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일 것으로 여겨진다. 이미 알려진 국정과제에서 ‘경제’에 초점을 맞추고 출발했으며, 부동산 안정화 정책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곧, 국가 중요 정책의 근간에 ‘자본’이 바탕이 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 어느 정부를 둘러봐도 경제를 내세우지 않은 정권은 없었다. 그러기에 선거 때면 항상 빌 클린턴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란 말이 소환되기 일쑤다. 

이어 곧, 4년 임기의 지방자치단체장 등을 선출하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이들 선량들의 공약은 대체로 그 지역에 한정되어 내세웠기에, 지역민들의 생활과 좀 더 밀접하다. 곧, 단체장의 성향이 그 지역의 삶과 공간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오히려 중앙정부의 정책보다 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요인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종교와 정치를 수레의 두 바퀴에 비유했다. ‘종교와 정치가 세상을 운전하는 것은 수레의 두 바퀴 같나니, 만일 두 바퀴가 폐물이 되었다든지, 또는 한 바퀴라도 무슨 고장이 있다든지, 또는 그 운전사의 운전이 서투르다면 그 수레는 잘 운행되지 못할 것이니라.’(『대종경』 교의품 38장)

이는, 세상을 움직이는 것에 있어 종교와 정치의 ‘책임과 합력’의 중요성을 익히 강조한 대목이다. 정치의 바퀴가 삐거덕거리는데 수레가 온전할 수 없고, 종교의 바퀴가 비틀거리는데 수레가 온전할 수 없는 이치와 같다. 두 바퀴가 온전하지 못하면 수레는 덜커덕 소리만 요란하게 되고, 수레에 몸을 실은 사람들은 늘 불안과 근심에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종교가 정치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정치가 대체로 권력을 중심으로 높은 곳에서 움직인다면, 종교는 개개의 생명이 소외되지 않도록 낮은 곳을 살피며 다독인다. 따라서 종교가 정치의 흐름, 국가정책의 방향을 분석해 현명한 자문과 비판을 가할 수 있을 때 국가라는 수레가 건강하게 굴러 갈 수 있다. 또 정치권력은 그 나라, 그 지역의 시대성과 사회성을 이끌어가는 힘이 되기에 종교 역시 이를 잘 분석할 때 수레의 또 다른 한 축이 되어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그동안 원불교는 대체로 정치와 동떨어진 것을 미덕으로 삼아왔다. 국가예산 분배에는 관심을 가지지만, 정치권력의 방향성을 읽어 조언하거나 협력하는 부분에는 소홀한 점이 있었다. 특히 지방권력과의 소통에서는 더 많이 무관심함으로 인해 지역교화의 연계성을 상실한 것도 사실이다. 이는 엄밀히 종교와 정치의 수레를 안전하게 운행하는 것에 있어 책임방기라고도 할 수 있다. 새 정부 출발과 새 지자체 출범을 앞두고 숙고해야 할 문제다.

[2022년 5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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