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종교인구조사 원불교 청년 비율 7.2%
비혼·자발적 무자녀 비율 증가, 혼인 비율 감소
청년들의 특성·욕구 반영한 프로그램 고민할 때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죽지 않고 태어나지도 않는 세상, 우리 사회가 초고령화 문턱에 섰는데 종교라고 비켜 가기 어렵다. 종교계의 가장 큰 과제 역시 이 인구에 관련해있다. 늘어나는 노년층을 챙기는 한편 떠나는 청년층도 잡는 투트랙 전략이 펼쳐진다. 이 속도가 버거운 종단들은 이미 쇠퇴일로에 들어설 만큼 빠르고 강력하다. 교단 4대의 화두인 노인과 청년, 원불교의 현주소는 무엇이며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여기, 대한민국과 원불교 인구의 숫자로 살펴보자. 
 

고령화 사회는 종교의 무덤일까
원불교 교도들은 얼마나 늙거나 젊을까. 종교인구조사가 포함됐던 마지막 인구주택총조사는 2015년, 이 결과를 돌아본다. 당시 전체 중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3.2%였으나, 원불교 교도 중 65세 이상은 23.7%였다. 이미 교도 넷 중 하나는 65세 이상이었다는 뜻이다. 7년이 지난 지금은 30%를 웃돌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고령화는 대한민국 전반의 문제다. 한 사회의 힘이 되어주는 생산연령인구(15~49세)의 비중은 2018년 72.9%를 찍은 이후 하락하고 있다. 이 생산연령인구는 2050년 51.1%로 절반에 그치며, 65세 이상 비율은 2020년 15.7%에서 2050년 40.1%로 급격히 증가한다. 지금은 10명 중 1~2명이 노인이지만, 30년 뒤면 10명 중 4명이 할머니 할아버지다.
 

대한민국 20.2% vs 원불교 7.2%
고령화보다 더 인상적인 수치는 원불교 청년층의 두께다. 우리가 흔히 ‘청년’이라고 부르는 연령은 20세~35세다. 2015년 인구센서스 당시 대한민국의 20세~35세 비율은 20.2%인데 반해, 원불교의 청년 비율은 7.2%에 불과했다. 다섯 명 중 한 명이 청년인데, 교단에서는 열 명 중 한 명도 안 된다는 의미다. 

대학과 군대, 취업 등으로 부침이 잦은 20대를 지나 거주가 안정되는 30대 초중반, 교단에서 주목해야 할 연령 역시 이즈음이다. 아직 청년이거나 청년을 갓 벗어나는 때, 2021년 평균 초혼 나이가 남자 33.4세, 여자 31.1세이므로 어린아이 가정이거나 자녀가 없는 신혼일 수도 있다.

일로 바쁘고 아이 키우느라 힘든 시기, 청년에서 일반으로 넘어오는 이때의 이탈은 보통 이런 이유다. 평일에도 상사며 고객 상대하다 주말까지 꼼짝않고 듣는 시간이 못내 불편하다. 시끄럽고 부산한 어린아이에 대한 교도들의 시선이나 어린이 법회의 부재도 걱정되는 등의 속내다. 

아이가 없는 가정도 크게 늘었다. 2020년 15세~49세 가임기 기혼여성 중 자녀가 없는 비율은 8.4%다. 비율보다 추세가 문제다. 불과 10년 만에 2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20대~30대의 출산율 하락세가 두드러졌다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난임이나 이·재혼 등에 의해서가 아닌, 자발적인 무자녀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30대 남성 절반이 비혼
한편, 30대라는 나이는 비혼 가능성도 크다. 2020년 30대 남성 가운데 비혼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30대 남성 비혼율은 50.8%, 여성 미혼율도 33.6%에 달했다. 30대 10명 중 4명이 결혼하지 않았는데, 결혼으로 일반교도가 되는 대부분의 교단 인식은 불편할 수 있다. 

이 비혼율 역시 낮은 출생률의 이유다. 결혼한 부부가 아이를 안 낳는 것이 아니라, 결혼을 안 해서 아이가 안 태어난다. 실제 혼인 후 출산 수는 2명 이상이나, 40%에 달하는 비혼율 때문에 출산율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이는 곧, 혼인율을 높이면 출생률을 높일 수 있다는 인과를 유추할 수 있다.
 

원불교 청년들의 혼인·출산 의향
그렇다면 원불교 청년들은 혼인과 출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박세훈·박윤호 교무의 「원불교 청년세대의 취업, 결혼, 출산 의식 실태(2021)」에 담긴 숫자를 보자. 이는 20~39세 원불교 청년·대학생법회 출석 교도 수의 약 14%인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다. 먼저 인생에서 결혼이 필요하다는 질문에 긍정 답변은 29.0%로, 44.4%의 부정답변보다 낮았다. 비슷한 시기 통계청 조사는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이 51.2%였다. 

출산의향이 있다는 62.6% 역시 2016년의 다른 연구의 긍정비율 75%보다 낮았다. 연구자들은 두 가지 요인을 제시했다. 첫째 원래부터 출산의향이 낮고 독신생활을 선호하는 청년들이 원불교를 찾았을 가능성과, 둘째 수행을 중시하는 종교문화가 청년들의 독신의 삶 선호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다. 다른 분석도 더해보자. 결혼이나 출산 경험·예정 청년들이 교당을 이탈해 이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다. 결혼이나 출산을 앞뒀거나 그 후 교당에 나오지 않는 일은 빈번하며, 교단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청년 20%, 우리는 몇 퍼센트를 쓰고 있나
대한민국 인구구조에 비해 한참이나 얄팍한 원불교 청년 인구. 그리고 이들은 결혼이나 출산에 대해 비교적 부정적이다. 이는 우리 교단의 어려움인 동시에 기회일 수 있다. 먼저 돌아보자. 2021년 대한민국 20~35세 비율이기도 한 20%, 청년교화를 외쳐온 그동안 우리는 교화 예산 중 몇 퍼센트를 써왔나. 교당에서도 마찬가지다. 20%의 공력과 지원이 이루어졌는지 돌아볼 일이다.

원불교 청년들의 특성과 원하는 바를 청년법회 및 프로그램에 충실히 반영하는 것도 좋겠다. 결혼이나 출산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힘을 기르고, 가족 이상의 정을 나누는 법동지와의 나이 듦을 고민해볼 수 있다.

지금부터 3년 뒤, 2025년 인구센서스 안에 종교인구조사가 포함된다. 전체 교도 수를 비롯, 원불교 인구구조는 어떻게 나올 것인가. 청년 비율 7.2%를 2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그 숫자가 말해줄 것이다.   

[2022년 5월 16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