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부식당 어머니들… 식구들의 건강 책임진다는 사명감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보은하겠다”

맛있는 식사를 책임지는 소은희, 김혜인, 진주영, 황옥인, 이인영 교도.(좌로부터)
맛있는 식사를 책임지는 소은희, 김혜인, 진주영, 황옥인, 이인영 교도.(좌로부터)

[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총부식당에서의 식사 시간이 즐겁다. 밥이 더 맛있어졌다. 메뉴도 다양해지고, 균형 있는 식단으로 변화됐다. 예전에는 가끔 총부를 벗어나 외식도 했었는데, 요즘은 점심 식사만큼은 꼭 총부식당을 찾는다.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 점심시간이고, 항상 식사 시간이 기다려진다. 총부에 맛집이 생겼다.”

중앙총부 식당을 찾는 구내 직원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요즘 ‘오늘은 어떤 메뉴가 나올까’ 하는 기대감으로 식당에 들어선다. 오늘은 감바스와 닭곰탕이 주메뉴였다. 원하는 음식을 먹고 싶은 만큼 식판에 담아가는 총부 직원들의 표정은 즐겁기만 하다. 
 

일품요리 선보이는 맛집
총무부에 근무하는 최지현 교도는 “총부 식당의 음식들은 집에서 직접 조리해서 낼 수 있는 맛이 아닌 것 같다. 임신으로 휴가 중이었을 때 총부식당의 김치찌개가 먹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그 큰솥에 많은 양으로 푹 끓여낸 특유의 맛이 있다”며 자신의 사례를 소개했다. 재정산업부 남궁원행 교도는 “100점 만점에 120점을 주고 싶다. 다양해진 메뉴와 식당 엄마들의 요리솜씨, 거기에 정성까지 더해진 맛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는 감상을 전했다.

식당에 변화가 시작된 때는 2년 전 즈음이다. 원광대학교 식당에 근무하는 영양사를 채용해 균형 있고 조화로운 식단을 준비하고, 식당의 직원들도 준비된 음식에 맞게 조리법의 변화를 시도했다. 예전에 고기나 생선류의 튀김을 주메뉴로 준비할 때면, 그에 맞는 소스 정도만 마련하고 각종 반찬을 내놓았다. 지금은 요리에 어울리는 샐러드를 함께 내고, 샐러드 역시 다양한 요리법으로 여러 종류를 선보인다. 튀김 역시도 함께 어울릴만한 토핑을 사용해 맛과 멋을 낸다. 보기에도 고급스럽고, 맛 또한 일품이다.

가끔 외부 손님이 총부식당에서 식사할 때면 고급 레스토랑이나 유명 맛집에서나 볼 수 있는 메뉴와 음식 맛에 또 찾고 싶은 식당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10여 년 손발 맞춰온 한 팀
올해 20년 넘게 식당 일을 맡고 있는 진주영 교도. 김혜인, 이인영, 황옥인, 소은희 교도 역시 길게는 20년 가까이 짧게는 10년 가까이 손발을 맞춰온 한 팀이다. 총부 직원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이 식당 주인들은 그 경력만큼이나 팀워크가 조화롭다. 150여 명의 점심식사를 준비하면서 각자의 활동에 분업이 정확하다. 나물을 다듬거나 육류·어류를 손질할 때 또는 찌개와 국을 조리할 때, 서로의 숨소리만 듣고도 통한다. 일사불란하게 국과 반찬을 준비하며 실수와 사고 없이 서로의 일에 일심이다.

식당 직원들은 “오랜 시간 함께 일하다 보니 어느새 서로 한 몸인 듯 움직인다. 조금씩 부족해 보이는 부분이 있을 때 서로 맞춰가기도 한다”며 서로의 신뢰를 자랑했다. 

영양사의 식단 메뉴가 1주일 간격으로 전달되면, 그날의 식단을 위한 손질을 미리미리 해놓는다. 이날은 모레 내놓을 머위들깨탕을 준비하고 있었다. 머윗대의 껍질을 하나하나 벗겨내는 등 반찬류를 내놓을 때도 손이 많이 가고 그만큼 정성이 스민다. 또한 식재료에도 상당히 공을 들인다. 쌀은 영산에서 농사지은 유기농 쌀이고, 각종 채소 등도 원창식품을 통해 우수한 재료를 고른다. 육류와 생선 등도 국내산을 사용하며 총부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정성을 들인다.

진 교도는 “예전에 은산님(故 김장원 교무)이 ‘식당 일은 총부식구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곳이니 정성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그 말씀에 사명감을 갖고 일한다”면서 “우리가 더 좋은 음식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마음이 없다면 오히려 일이 더 고되고 힘들겠지만, 모두에게 행복한 식사를 주고자 하는 마음이다. 그게 우리 행복이다”고 말했다.
 

10여 년 가까이 손발을 맞춰온 식당 어머니들. 매일 150인분의 식사 준비로 늘 바쁜 시간을 보낸다.
10여 년 가까이 손발을 맞춰온 식당 어머니들. 매일 150인분의 식사 준비로 늘 바쁜 시간을 보낸다.

위생관리가 가장 우선
총부식당은 위생관리에서도 일등급이다. 지난해부터는 주방 전문 청소 용역을 불러 이틀 동안 식당 대청소를 진행했고, 매일 곳곳을 항상 청소한다. 식기도 살균기를 사용한다. 120도의 고온에서 2시간을 소독하며, 칼과 도마, 컵 역시도 고온 살균처리를 한 후에 급식대에 올려놓는다. 행주도 전용 세탁기에 매일 삶아서 사용한다. 이 같은 위생관리를 기본으로 하고 매일같이 체크 한다. 가끔 식판에 남은 따뜻한 온기는 매일 살균처리를 하는 수고로움 덕분이기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총부식당을 담당하는 재정산업부에서는 “다른 곳보다도 식당은 위생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 때문에 식당 엄마들도 위생에 신경을 많이 쓴다”면서 “예전에 CJ에 위생관리를 담당하는 이들을 통해 교육도 받았었다. 그때 방문했던 이들이 ‘엄마들의 손이 너무 깨끗해서 놀랐다’고 했다. 항상 위생을 먼저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주려 애쓰신다”고 말했다.

식당 직원들은 하나같이 “총부에 근무하는 사람들 모두가 우리 가족이다.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한 음식을 줄까 생각하고,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까 고민한다. 모두가 내 식구 같은 마음이다”면서 “직원들이 식사하고 나가면서 ‘너무 맛있게 먹었다. 감사하다’는 말을 할 때 힘이 나고 보람을 느낀다.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보은하겠다”고 전했다.

[2022년 5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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