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7일 501차 순례, 30년 역사 담은 『원불교반핵운동사1』 출판기념

생명평화탈핵순례에는 재가출가교도의 참여 뿐 아니라 이웃종교인, 영광군민과 전남도민들의 참여가 켜켜이 쌓여왔다.
생명평화탈핵순례에는 재가출가교도의 참여 뿐 아니라 이웃종교인, 영광군민과 전남도민들의 참여가 켜켜이 쌓여왔다.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후쿠시마 핵사고로 우리의 바다까지 오염된 10년 전, 탈핵을 위한 매주 22㎞의 걸음이 시작됐다. 원불교를 세상에 알린 반핵운동을 이으며 더 올곧게 걸어온 생명평화탈핵순례(이하 탈핵순례)가 500차를 지나 6월 27일 501차를 맞는다. 재가출가 교도, 이웃종교, 영광군민들이 켜켜이 쌓은 10년의 세월, 핵발전소 멈춤으로 그들 역시 더 이상 걸을 필요가 없는 세상을 꿈꿔왔다. 

원기97년 11월 시작해 오는 6월 27일 501번째 걸음을 내딛는 탈핵순례는 우리의 마음고향이자 근원성지인 영광의 핵발전소에 목소리를 내왔다. 매주 혹은 매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반드시 지켜온 걸음이었다. 영광교구와 광주전남교구, 전북교구, 영산공동체, 원불교환경연대가 함께 하며, 이웃종교와 영광군민, 전남도민들도 발을 맞춰왔다.

정권 따라 정책도 바뀐 지난 10년, 허나 크고 작은 사고는 끊임없었다. 특히 원기71년 가동해 올해로 37년째 운영 중인 한빛 1호기는 최근 두드러진 기후위기 자연재해에 취약하다. 원기105년 고리 1~4호기, 신고리 1, 2호기의 원자로 집단정지에 이어 지난해 12월 동해 산불이 울진핵발전소 바로 근처까지 접근하는 등 시시각각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런데도 경제성만을 들어 노후핵발전소의 수명연장을 추진하며 지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영산성지의 대문 격인 정관평과 한빛원자력본부는 직선거리로 9.9㎞다. 자칫 작은 사고도 성지와 학교 등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이에 탈핵순례는 노후핵발전소의 위험을 알리고 약속대로의 영구폐쇄를 외쳐왔다. 생명평화탈핵 순례기도와 함께 후쿠시마 추모기도, 1인시위, 탈핵버스, 성명서 발표 등도 아울렀다. 원기105년 400차 생명평화탈핵순례에서는 영광군에 RE100 영광선언을 촉구하기도 했다.
 

500번의 순례 이전에 원불교반핵운동이 있었다. 역사는 기록된다. 원불교반핵운동 30여 년을 담은 『원불교반핵운동사1 - 끝나지 않은 기록』이 출판돼 6월 27일 북토크가 예정돼 있다. 원기72년 영산성지에서 반전반핵 구호를 외친 이래 부안핵폐기장반대운동까지를 담은 이 책은 19개의 역사적 장면과 함께 원불교 반핵의 산증인 강대훈 교도, 원불교 사회운동의 큰 산 김현 교무, 핵폐기장을 막아내는 데 앞장선 김성근 교무, 부안의 어머니 김인경 교무에 대한 글도 실려있다.

이 책에는 특히 원기88년 핵폐기장 유치위가 영산성지를 침탈한 사건이나 이로 인해 100명의 교무 비상 인사가 단행돼 교단의 심지가 더욱 굳건해진 순간이 생생하다. 당시 100명의 교무들이 영광핵발전소까지 사은헌배 수행 등 홍보 활동과 단식투쟁 등으로 결국 핵폐기장 유치 거부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힘은 이후 부안 핵폐기장 반대 운동으로도 이어졌다. 성지 밖으로 나온 반핵운동은 성지뿐 아니라 ‘그 어디에도 핵은 안 된다’는 더 큰 사회적 공감을 이끌어 냈다. 

6월 27일 501차 순례와 집회는 광주전남교구, 영광교구, 전북교구 3개 교구장을 비롯, 10년 역사를 함께 해온 이웃종교인들도 함께한다. 영광군청 앞 생명평화탈핵순례 기도와 순례에 이어 수명 다한 한빛핵발전소 안전한 퇴장 선포식을 진행, 보다 안전한 영광과 성지 수호를 서원한다. 오후에는 『원불교반핵운동사1 - 끝나지 않은 기록』 북토크가 이어진다.

한편, 탈핵순례는 생명과 평화를 함께 외치는 이웃종교에도 감동과 가능성을 줬다. 이에 가장 많은 인구가 살면서도 핵발전소와 거리가 있어 체감이 어려운 서울에서 순례가 이어졌다. 5개 종단이 함께 하는 종교환경회의 서울길 탈핵순례는 매월 서울 도심을 걷고 있다. 
 

[2022년 6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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