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교무
김성호 교무

[원불교신문=김성호 교무] “모두 ‘해가 졌다’라고 말할 때, ‘별이 떴다’고 말할 수 있는 당신의 긍정을 사랑합니다”라는 구절이 있다(『세븐센스』, 정철). 지금 원불교 청소년교화가 그렇지 않을까. 해가 지고 별이 떠오르는 시기.

아직 청소년교화에 이렇다 할 경험이 많지 않다. 첫 발령지에서 병고로 부득이 휴무하게 됐고, 그래서 부채감이 컸다. 올해 부임한 영등교당은 내게 청소년교화의 좋은 터전이 되어준다. 주임교무님과 교도님들이 청소년교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셨고, 또 중앙교구에서 오랫동안 교화를 해온 인근 교당 교무님들의 지혜를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열의가 있어도 무엇부터 시작하고, 어떻게 교화계획을 세워야 할지, 준비하는 과정은 모두 막막하기만 했다. 그렇게 부임하고 맞이한 첫 법회는 서투름의 연속이었다. 오랜만에 법회를 진행하며 실수하고 당황하는 내 모습을 보고 모두 “처음이니 그럴 수 있죠.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교무님” 하며 도리어 나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넸다. 

잘하고 싶은 마음과 실수하면 안 된다는 압박감에 자꾸 실수가 이어졌고, 청소년들이 내 마음을 알아차린 것이 부끄러웠다. 부끄러움을 내려놓고 차근차근 적응하기에 집중했다. 그리고 법회 후 소감과 함께 피드백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연스럽게 법회는 교무 혼자서 만들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임을 느꼈다. 그렇게 함께 생각하고 다음 법회에 반영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해가 지면 별이 드러나듯
우리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휴무 때부터 ‘청소년 담당 교무로서 내가 만나는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화두로 삼았었다. 그러다 예비교무 때 ‘설교와 문답감정은 상대의 가려운 곳을 딱 짚어 긁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은 기억이 났다. 그것이 지금 나의 청소년교화 표준 중 하나가 됐다. 나는 교당에서 만나는 청소년들에게 소태산 대종사의 정신을 조금씩 쪼개서 마음에 품게 해주고 싶었다. 또 내가 재미있는 것으로 해야 청소년들도 재미를 느끼리라 생각하고 가장 먼저 전달할 것을 찾아봤다. 

그렇게 간결하지만 모든 것이 녹아 있는 일상수행의 요법으로 소태산 대종사의 정신을 전달해보고 있다. 이 교화방법이 성공적이라기에는 아직 부족한 시간이지만 청소년들이 “법회마다 외우던 일상수행의 요법의 뜻을 잘 몰랐는데 알게 되어 좋았어요”, “심지가 이런 뜻인지 몰랐어요” 하며 피드백을 줄 때마다 보람과 희열이 느껴진다.

한 가지 생각도 깨졌다. 내가 좋아하는 걸 청소년들도 좋아할 거라는 생각보다 마음 한쪽에 ‘애들은 교리를 지루해하고 싫어할 거야’라는 마음의 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교리를 알려주며 확인한 반응은 내 생각과 달랐다. ‘아이들은 교리설명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성인이 갖고 있는 편견일 수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교단의 청소년교화에 해가 찬란하게 떴던 적이 있다. 그러나 요즘은 그렇지 않아 많이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해가 지면 거기 있던 별이 드러나듯, 우리의 청소년교화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별, 청소년들이 마음 사용하는 연습으로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바람직한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

/영등교당

[2022년 6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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