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은 정토
김명은 정토

[원불교신문=김명은 정토] 지난 2년 동안 원광디지털대학교 원불교학과에 편입하여 늦깎이로 원불교학을 공부했다. 

스무살 남짓 나는 문학에 대한 열망도 뒤로 하고 온통 소태산 대종사님을 좋아하는 일에 전부를 바치고 살았다. 또 정토의 삶에 주어진 ‘자기정토·권장정토·화육정토’의 세 가지 과업에 충실히 살고자 하였다. 아이들을 키우고 소박한 한 칸을 마련하였으니 화육정토와 권장정토의 과업 십분의 육은 이루었다. 그런데 자기정토의 꿈은 늘 요원했다. 무결석 법회와 상시일기를 쓰고 기도와 새벽 좌선하고 봉공하는 일이 훈습되었지만 늘 자신에게 묻곤 하였다. ‘너는 자기 정토를 얼마나 이루었니?’

5년 전 겨울, 자존감이 상실되는 아픔을 겪었다. 해결의 보루로 미뤄뒀던 원광디지털대학 원불교학과에 복학했다.

원광디지털대학 원불교학과는 주로 원불교의 8대 교서와 마음지도사 강좌를 중심으로 강의가 이루어져 있다. 나의 큰 소득은 8대 교서들의 근간이 모두 『정전』으로 이어져 편수되었다는 점이었다. 결론은 『정전』에 대한 깊은 숙고가 필요하다는 데 다다랐다. 상시응용 주의사항에서 ‘노는 시간이 있고 보면 경전, 법규 연습하기를 주의할 것이요’라고 하셨는데 원불교학과 공부를 하며 진정한 ‘자기정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늘 산다는 것에 밀려서 충실하지 못하였던 경전 공부는 불생불멸과 인과보응의 이치를 아는 것만이 내가 구하고자 하는 묶인 인과의 실타래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했다.
 

강의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일원의 진리에 눈뜨는
내가 느껴지는 기쁨

교전을 무수히 읽고 쓰고 하였지만 그동안 ‘일원’에 대한 해오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정전 교의론’을 들으며 나는 일원의 진리에 대한 까막눈을 벗었다. 인과의 해오를 얻어야 하는 절박함 앞에서 만났던 정전 일원상장(일원상의 진리, 신앙, 수행, 일원상서원문, 일원상 법어, 게송) 공부로 이들이 서로 나누어지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교수님의 강의 토씨 하나까지 다 받아적으며 몇 번이고 듣고 또 들었다. ‘내가 이러다 죽으면 어떡하나?’ 하는 염려와 늦은 나이의 공부를 아이들이 힐책할 때마다 놀고 싶은 미혹한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교수님의 강의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일원의 진리에 눈뜨는 내가 느껴지는 기쁨이 있었다. 

어느 날 언어명상이 돈공한 자리와 완연한 자리, 상에 대한 공부를 하며 나타나는 것에 분별 주착하고 시비하고 살았던 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일원상의 진리를 공부하니 제각각 날아다녔던 사은과 삼학과 사요 등의 교리가 일원상장 뒤에 줄을 서며 가만히 내려앉았다. 『정전』의 목차가 이해되었고 정전을 읽는 것이 몰랐던 영문도서를 해독하는 기쁨으로 다가왔다. 성리대전으로서의 정전공부가 시작되었다.

원불교학과 공부는 누구에게나 성태장양(聖胎長養)의 선물을 공평하게 주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이제야말로 진정한 ‘자기정토’의 시작이다. 어떤 채널에서도 들을 수 없는 원불교 교리 강의가 원광디지털대학교 원불교학과에 열려있다. Now&Here!

/정토회교당

[2022년 6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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