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수 교도
박인수 교도

[원불교신문=박인수 교도] 코로나19를 겪은 후로 우리 삶은 많은 것이 바뀌었다. 그러나 변화된 결과를 보면 코로나19가 아니었어도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갑작스러운 포스트 코로나 세상을 만난 것 같지만 온라인 세상은 확장되고 있었고, SNS와 미디어 콘텐츠가 생활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개인취향이 중요시됨은 사회가 다변화되고 있었다는 증거다. 우리가 익숙한 방법으로만 지내오며 미처 준비하지 못한 사이에 맞닥뜨렸을 뿐이다. 어린이·학생·청년들의 세상은 변화됨이 더 크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린이·학생·청년교화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변화된 시대를 분명히 알고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그들을 교화할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 내·외부 요인을 파악하고 우리 정서에 맞는 방법을 강구해가야 한다.
 

세대 특성에 맞는 교화, 그리고 연결고리
상대방의 특징을 파악하여 그에 맞게 접근함으로써 효과적으로 목적을 달성하는 행위를 ‘타겟팅’이라고 한다. 마케팅과 광고 분야에서 많이 쓰이는 전략이다. 타겟팅 기법의 가장 핵심은 ‘상대에 맞는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교화도 상대에 맞는 방법으로 초점을 맞춰가야 한다.

어린이·학생·청년교도의 특징은 분명하다. 특징이 분명하다는 것은 타겟팅 방법도 분명하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상에 맞는 구체화된 교화모델과 지침들이 구조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어린이·학생·청년교화 담당 교역자 대부분이 이들 교화를 위한 시간과 에너지를 충분히 안배하지 못하고 있다. 교무 1인이 근무하는 교당의 경우 어린이·학생·청년교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그런 교당 교도들이 겪는 이 세대의 교화 공백에 대한 아쉬움도 상당히 많다. 

세분화된 구체적 교화모델을 구축하려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그에 따르는 인력과 자원이 필요하다. 당장은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단계적으로 인력과 자원을 투입해 교화 연구 역량을 늘려가야 한다. 우선 어린이·학생·청년 교화자가 교화에 집중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어린이·학생·청년교화는 관심이 있으면 하고 없으면 안 하는 교화자 개인의 선택영역이 되었다. 하지 않으면 안되는 구조와 해야 하는 사람이 집중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지금보다 더욱더 세대 특성에 맞게 세분화 돼야 한다. 예를 들면 신앙에 대한 경험과 수행에 대한 교육을 중심으로 한 어린이 교화, 학업과 진로고민에 따른 인성교육, 마음공부에 집중한 학생 교화 등 다변화된 시대 속 세대 특성에 맞게 교화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미취학 어린이에 대한 교화는 부모세대의 일반교화와 함께 성장할 수 있다. 또한 예비 부모, 초보 부모들을 위한 신앙과 수행은 청년교화와도 연결된다. 이렇게 교화대상을 향해 더 고민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공부법으로 다가가야 한다.

 

어린이·학생·청년교화와 
연결되지 않는 교화자는 없다.
그들을 위한 교화를 
얼마나 고민하는가.

나이 드는 청년세대
예전에는 대학을 다니고 취업을 하여 결혼에 이르는 청년시절(미혼시절)이 짧았다. 군대를 가야하는 남성의 경우도 길어야 10년 정도였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대학진학, 취업, 군대, 결혼까지 겪었기 때문에 변화의 간격도 짧았다. 따라서 교도의 이탈도 적었다.
이제는 청년시절을 20~35세(또는 기준에 따라 39세)로 구분하고 있고, 청년시절이 길어진 탓에 교도 이탈도 많아졌고, 교역자의 잦은 인사이동으로 인한 교도 수 누수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길어진 청년시절은 100세 시대의 1/5을 차지하는 기간이다. 종교의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고, 우리도 그 문제가 걱정이다. 고령화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의 핵심은 청년교화에 있다. 우리가 청년교화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청년교도들의 이탈의 이유를 알고, 보완점을 마련해야 한다. 대학진학준비, 취업준비, 군입·제대로 교당과 물리적으로 멀어진 청년교도들을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당장 법회에 나오는 청년만이 청년교도가 아닌 범주의 교화로써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온라인을 활용한 교화로 시간과 물리적 제약을 보완할 수 있다. 온라인법회, 온라인 문답감정 플랫폼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온라인에 그치지 않고 다시 교당으로, 법회로 올 수 있도록 연결되는 교화로 만들어야 한다. 교역자의 인사이동이 단점이 될 수 있으니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일반교도로 진급이 잘 되지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청년교화와 일반교화 접점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시급하다. 청년세대는 특히 시대와 사회 변화에 민감한 세대다. 반면에 현 일반법회는 시대적 변화에 둔감한 부분이 있다. 이런 부분이 청년교도가 일반법회에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 

청년세대의 1인 가구(도시의 경우 더 심화)비율은 50%를 넘어선다. 노령세대의 1인 가구도 증가하는 추세다. 그런 사회를 읽고 그에 맞는 교화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는 많은 부분 가정을 이룬 개인, 가족중심의 교화에 치중해왔다. 이제는 그렇지 않은 개인에 대한 신앙과 수행도 함께 고민해가야 한다. 

소태산 대종사는 새 시대, 새 종교를 열었다. 변화된 세상 속에서 우리는 과연 새 종교의 모습인지 반성이 된다.

휘몰아치듯 변화하는 세상에서 종교가 가진 힘은 통찰과 지혜다. 이제까지 우리가 바라본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방법적 고민, 어린이·학생·청년교화 내용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해왔던 방법의 부족함을 다른 것, 새로운 것에서만 해결책을 찾는다면 계속해서 시행착오만 겪고 있을 수 있다. 시간이 없고, 인력도 부족하다. 어린이·학생·청년교화를 위해 다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어린이·학생·청년교화는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규모는 작지만 선택의 문제가 아니며 일반교도의 교화와 연결되어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오기만을 기다린다고 교도가 교당으로 오지 않는다. 오고 싶게, 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끊임없이 손짓해야 한다. 교당에 와야, 법회에 와야 그다음 공부도 신심도 깊어진다. 

어려운 숙제는 미루기 마련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미룰 수는 없다. 궁리하고 또 궁리하여 풀어가야 한다. 어린이·학생·청년교화와 연결되지 않는 교화자는 없다. 나의 교화에서 얼마나 그들을 위한 교화를 고민하는가를 자문해봐야 한다. 다같이 해야만 어려운 숙제도 풀 수 있다.

/원불교 청년회장ㆍ수원교당

[2022년 6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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