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치솟고 있다.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무역마저 빨간불이 켜졌다고 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무역수지 적자가 만성화되면서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혹자들은 스테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동반한 경기 침체)이 발생해 세계 글로벌 경제가 동반 침체되는 대공황을 우려하며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미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면서 고물가 고환율의 영향은 빈곤층에 더 가혹하게 다가서고 있다. 

세계 경제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가는 미국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벌써 세계 자산시장을 흔들어 놓았다. 그러나 이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억지로 떠받쳐진 세계경제가 일순간 흐트러지면서 개인들의 자산붕괴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미 단시일간 주식시장이 급속히 붕괴된 것을 비롯 향후 부동산 거품 역시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가파른 금리 인상이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 투자)족과 빚투(빚을 내어 투자)족에게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젊은 세대들이기에 사회적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1997년 국가부도 직전의 IMF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최악의 경기침체가 다시 현실화되는 모양새이기에 빈곤으로의 전락이 걱정스럽다.

원불교 교단 역시 이 고난의 시대를 피하지 못했다. 2000년 닷컴 버블 붕괴로 인해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많은 자산을 손실했고, 2008년 금융위기로 하이원빌리지 건축에 상당한 고초를 겪었다. 자산 손실보다 더 심각한 건, 이로 인해 재가와 출가 그리고 출가와 출가 간에 갈등과 불신이 싹 튼 것이다.

시대는 돌고 돈다. 그러기에 주기성을 가진 경제 위기는 또 다시 부의 붕괴를 노리고 있다.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부의 몰락은 사회의 불안정을 조장하게 되고, 이에 따른 생명존재의 가치가 심각히 훼손될 수 있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밤이 불면으로 지새워지지 않도록 종교인들의 따듯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글로벌 경제의 붕괴는 필연코 경제활동을 하는 교도들의 가정에도 고통을 동반시키기 마련이다. 정신(마음)으로 물질을 이겨내는 가치관의 정립은 결코 디저트가 아님을 새길 필요가 있다.

특히 원불교 교단규모가 커지면서 경제 생산성은 이제 필수요소가 되었다. 현대 사회에서 규모화된 조직을 운영함에 있어 자산의 독립은 요원한 일이며, 금융기관과의 연계성이 필연적이다. 하지만 돈에는 인정이 통용되지 않는다. 돈만큼 냉정한 칼날도 없다. 교단 곳곳의 자금 흐름을 두루 살펴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물질의 칼날에 교단의 신뢰가 붕괴되고 추락할 수 있음을 명심하자. 지금, 세상이 점점 위험해지고 있다.

[2022년 7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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