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7개 도서관에 〈원불교전서〉 비치
대구-익산 오가며 14주 문화학교 참여
서원기도는 일상, 상시일기·유무념 공부

조도전 한실교당 교도회장
조도전 한실교당 교도회장

[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천일기도는 회향했지만, 그 이후로도 서원다짐의 아침기도는 그의 일상이 됐다. 덕산 조도전 한실교당 교도회장은 매일 새벽 좌선과 함께 기도를 올리고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교당주관 천일기도 시간에 맞춰 집에서 2년 반.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고, 가족들에게도 권하며 지금까지 정성을 들이고 있다.

그 정성에 가족들도 함께 공부심이 살아났다. 교당 주무인 그의 부인도 일과를 공부삼아 남편과 함께하고 있고, 멀리 타지에 떨어져 생활하는 자녀들도 이제 교당에 인연이 돼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법회에 참석하고 있다. 올여름 하섬해상훈련원에서 진행하는 한실교당 정기훈련에 조 회장의 자녀와 부인은 다 함께 참여를 약속했다.
 

회장, 교도의 모범 돼야
조 회장이 회장직을 맡게 된 날. 그는 정봉원 주임교무를 찾아갔다. 조 회장은 ‘교도회장은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인가’라는 고민을 이야기하고 정 교무에게 교도회장의 직무에 관한 문서를 받아가 공부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 있다. 회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교무님과 하나 되는 일’이라고. 그런 자신의 다짐에 책임감이 컸던지 조 회장은 항상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다녔다. 

정 교무는 “어느 날 교당 옆 공터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고 잡초를 뽑는 분을 봤죠. 누군가 했는데 회장님이셨어요. 굳이 땡볕에서 우리 땅도 아닌 곳을 치우고 계시길래 왜 그렇게까지 하시냐 물었더니, 교당과 주변 환경이 깨끗하지 않으면 교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어요”라고 말했다.

교도회장으로서 먼저 모범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또한 조 회장은 교도들의 세정을 살피기 위해 법회 시간보다 일찍 교당에 나와 정문에서서 교도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거동이 불편한 분들에게는 차량조력으로 봉사하고, 틈틈이 교당에 들려 교무님의 일정과 생활환경도 꼼꼼히 살핀다.

이 모습을 지켜봐온 정 교무는 조 회장을 “소태산 대종사님의 법을 가장 잘 실현하는 분”이라고 표현했다. 조 회장의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훗날 대구경북교구에서는 회장단훈련에 조 회장을 초청했다. 그는 회장 사례담을 발표하며 교도회장의 역할에 대해 강연했다. 
 

“다 사정이 있다. 함부로 평가 말자.”
그는 공부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다. 
한실교당 모든 교도들은 상시일기를 모두 기재해 정기적으로 주임교무에게 감정을 받는다. 조 회장 역시 매일 상시일기를 빠짐없이 기재하며, 조석심고와 좌선·기도의 일과에 정성을 들인다. 특히 계문이나 유무념 공부에 공들이며 자신의 마음과 행동을 돌아본다. 

요즘 그가 챙기는 유무념 공부 조목은 ‘무관사에 부동’이다. 얼마 전 일이다. 저 멀리서 승강기를 향해 숨 가쁘게 걸어오는 한 노인을 보고 그는 열림 버튼을 누른 채 노인을 기다렸다. 조 회장은 당연히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아래층에 도착했을 때 승강기에서 내리던 한 아주머니가 말했다. “아저씨, 저분은 잠시 기다렸다가 다음 승강기를 이용하면 되지만, 전 이 차를 놓치면 회사에 지각하게 됩니다.” 조 회장은 무척 당황스러웠다. 

“제 나름대로 소신이 있었습니다. 무자력자 보호, 그리고 그렇게 배려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러나 하나만 알고 둘을 몰랐습니다. 다들 사정이 있다는 거예요. 그분이 저 때문에 회사에 지각했다면 과연 그것이 올바른 행동일까 생각했습니다. 그 후부터는 함부로 어떤 일에 대해 평가하지 않으려 합니다. 또 어떤 일에 잘 모르면서 참견하지 않으려 합니다.”

요즘은 집 근처 공원에서 반려견들의 변을 치우며 그 견주들에 대한 분별심을 내지 않으려 한다. “내가 알 수 없는 다른 사연이 있을지도 모른다. 치우면 되는 것을, 괜한 참견이다. 무관사 부동!”
 

교단일이라면 정성심으로
또 그는교단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는 주변의 평판도 높다. 10년 가까이 된 이야기다. 우연히 대구광역시립 남부도서관에 방문한 조 회장은 당시 대구에서 꽤 큰 시립도서관에 〈원불교전서〉가 없다는 사실을 목격하게 됐다. 

“성경은 물론이고, 여러 불경과 하다못해 증산도 도전도 있었는데, 〈원불교전서〉가 없었어요. 그래서 관계자를 찾아가 물었죠. 어떻게 하면 〈원불교전서〉를 비치할 수 있느냐고요.”

도서관 관계자는 기증하면 비치할 수 있다고 전했고 조 회장은 교당을 찾아가 교무와 상의했다. 조 회장과 당시 상인교당(한실교당 이안봉불 전 교당) 교무는 비용을 들여 전서를 마련, 대구광역시립남부도서관을 비롯해 대구시 7개 도서관에 〈원불교전서〉를 비치했다. 현재도 대구시의 모든 도서관에는 〈원불교전서〉가 비치돼 있다.

몇 해 전에는 문화사회부가 주관한 원불교문화학교 ‘원불교초기교단사’를 〈원불교신문〉에서 광고로 보고 참여했다.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조 회장은 교단의 역사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대구와 익산을 왕복했다. 먼 거리가 부담이 돼기도 했지만 14주의 문화학교 프로그램에 한 번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진들의 정성과 공심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 

“앞으로는 소태산 대종사님의 공부로 모든 일에 정성을 들여보고 싶습니다. 우리 교법으로 마음이 점차 자유로워지고, 인과를 알게 돼 복을 짓고 살게 되는 것 같아요. 소태산 대종사님 그리고 선진님들을 닮아가며 교단 일에 공부인의 삶으로 보은하고 싶습니다.”

[2022년 7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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