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교구 봉공회, ‘훈훈한 밥집’ 운영
곳곳에서 도시락·무료급식·반찬 나눔
한 번도 쉬어본 적 없는 군산경로식당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원불교 밥을 일주일 동안 기다린다는 분들 때문에 밥 짓는 일을 멈출 수가 없어요.” 

“혼자 움직이지 못하는 분들은 요양 선생님 손 잡고 저희 센터에 오셔서 한끼 식사를 하고 가세요.”

“누워계시는 분들은 저희 봉공회원들이 배달도 해줘요. 사실 요즘 너무 더워서 밥 짓기가 힘들지만 이분들 생각하면 힘든 마음 잊게 돼요.”

그냥 있어도 숨이 차오르는 더위, 각 교구 지하 봉공실에는 밥 짓는 열기가 가득하다. 오늘 준비할 도시락 메인 메뉴는 떡갈비. 속이 꽉 찬 떡갈비를 하나하나 굽고, 배추와 부추겉절이, 감자와 버섯볶음, 야채 샐러드까지 봉공회원들은 숙련된 손길로 도시락에 담는다. 땀이 비오듯 쏟아져도 도시락을 받고 좋아할 어르신을 생각하면 힘든 마음도 금방 사라진다.

서울역 따스한 채움터에서 노숙인 무료급식(원기96년부터 시행)을 진행하고 있는 원불교봉공회 전시경 회장(서울교구)은 “그동안 매주 수요일 도시락을 150여 개 준비했는데, 6월 중순부터는 200여 분께 직접 배식을 하고 있다”면서 “원불교소태산기념관 9층 봉공식당에서 사용하는 식재료와 동일한 재료를 사용한다. 집단급식을 해도 예산 내에서 최상의 재료로 초대한 집밥처럼 대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울산교구 봉공회는 매주 토요일 국수 나눔을 8년 동안 진행해오다 지난해 5월부터 ‘훈훈한 밥집’ 사업의 일환으로 도시락 나눔을 지속하고 있다. 최도안 부산울산교구 봉공회장은 “매주 토요일 봉공회를 중심으로, 여성회, 청운회, 교무님까지 합력의 손길을 보태고 있다”면서 “5주째에는 부산역 노숙인들께 전할 도시락까지 220여 개를 준비한다. 원불교 밥이 제일 맛있다고 해주시니 밥 짓는 손을 멈출 수 없다”고 전했다.

일 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무료급식을 진행하고 있는 곳도 있다. 군산경로식당(무료급식소)은 매일 250여 명의 노인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원봉공회 군산지구를 주축으로 재가교도는 물론 교무들의 합력도 큰 힘이다.

박은진 군산지구장은 “일 년 동안 매일 수고해주는 박원화 교도(경장교당)를 비롯해 설거지 등 뒷정리까지 책임지는 교도들이 정말 장하다”면서 “정복을 입고 봉사를 하면 원불교에서 봉사하느냐고 묻기도 하고, 한 손으로 식판을 받던 분들이 두 손으로 식판을 받으면서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10년 가까이 도시락 나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전북교구 봉공회의 밥맛도 지역에서 소문이 자자하다. 
 

홀로세대 위해 식료품 전달 반찬나눔


안현진 전북교구 봉공회장은 “전라북도 자원봉사센터와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정읍, 구이지역까지 도시락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설이나 추석 명절에는 송편과 각종 전 부침 등 명절음식을 준비해 마음의 정을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전남교구는 코로나19로 잠시 중단했던 도시락 나눔을 4월부터 재개했다. 이도연 광주전남교구 봉공회장은 “독거어르신들을 대상으로 100가구에 도시락을 전달하고 있다. 매주 각 3~4개 교당에서 교도들이 순회로 참여해주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 봉공회장은 “화덕과 대형 밥솥 등 직접 설비를 갖추고 다회용 도시락을 사용해 비용을 아끼고 있다”면서 “절감한 비용으로 메뉴를 더 충실하게 준비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쌀국수 등 식료품 키트와 반찬 나눔으로 지역민의 건강을 챙기고 있는 교구 봉공회도 주목된다. 강영진 경기인천교구 봉공회장은 “다른 교구에 비해 공간이 여의치 않아 도시락 지원은 못하고 있다”면서 “직접 제작한 봉투에 쌀국수, 햇반, 라면 등 식료품과 마스크까지 담아 200세대(격주)에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교구, 강원교구, 경남교구, 영광교구도 홀로세대 반찬 나눔, 식료품 전달, 쌀국수 나눔 등 은혜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제주교구는 지역교화의 특성을 살려, 제주교당을 비롯 서귀원광재가노인복지센터, 성산원광소규모요양시설, 함덕 은빛마을노인복지센터, 제주원광재가노인복지센터 등 기관별 도시락 나눔으로 ‘온 생명을 살리는’ 훈훈한 밥집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2022년 7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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