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태산 대종사 영산에서 선원대중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세상은 밖으로 문명의 도수가 한층 나아갈수록 안으로 병맥의 근원이 깊어졌다’면서 ‘이것을 이대로 놓아두다가는 장차 구하지 못할위경에 빠지게 된다’고 걱정했다. 

그리고 지금 세상의 병에 대해 진단하기를 ‘그 첫째는 돈의 병이니, 인생의 온갖 향락과 욕망을 달성함에 돈이 먼저가 되어 의리와 염치가 없어진다’고 주의했다. 또 ‘둘째는 원망병이니, 자기의 잘못은 알지 못하고 저 편의 잘못만 살피며, 남에게 은혜 입은 것은 알지 못하고 나의 은혜 입힌 것만을 생각하여, 서로 미워하고 원망함으로써 크고 작은 싸움이 그칠 날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주의해야 할 병으로 의뢰의 병, 배울 줄 모르는 병, 가르칠 줄 모르는 병, 공익심이 없는 병 등을 꼽았다.

80여 년 전, 농경위주의 사회에서 진단한 소태산의 법문은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교단 구성원에게 무거운 자기성찰의 질문을 던진다. ‘너는 과연 교단 돈, 곧 공금을 무서워하느냐.’ 혹 공금을 마치 주인 없는 돈으로 여기지는 않은지, 몰래몰래 곶감 빼먹듯 공금을 유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노동의 대가가 적다하여 불평하며 돈만큼만 일한다는 생각으로 태만하지는 않은지. 마찬가지로 세상살이에서도 인생의 전부를 돈을 위한 노예로, 돈의 무게로 내 마음이 웃고 울며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이 필요하다. 내가 과도하게 가져온 돈은 누군가의 가난을 훔쳐온 것임을 돌아보자.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 이는 원불교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문구임에도, 최근 사람들의 심리상태는 오히려 감사생활도 원망생활로 돌리는 경향을 보여 우려스럽다. 이는 ‘탓’이 원인이다. 탓이 반복되면 원망병으로 도진다. 특히 경쟁이 심화된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원망병은 자칫 고질화되어 불행을 불러들이는 원인이 된다.

더구나 원망병은 동지 간을 불신케 하고 이간질하며 조직와해의 지름길이 되기도 해 위험스럽다. 이는 세상 병, 혹은 교단 병의 원인이 나에게 있지 않고 남에게만 있다고 함으로써 그 치유도 요원하게 된다. 최근 교단의 혁신 문제에 있었어도, 나를 제외한 혁신을 요구하는 어리석음이 교단의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살펴야 할 것이다.

이에 못지않은 지금 원불교의 병을 꼽자면 ‘공부하지 않는 병’이라 할 수 있다. 배울 줄 모르고 가르칠 줄 모르는 것은 필히 연관되어 있기에, 공부하지 않음으로 인해 어리석어 지고, 욕심에 끌리며, 이는 재가와 출가 간의 불신을 조장하는 빌미가 되고 있음도 간과할 수 없다. 

소태산 대종사 말씀하셨다. ‘공부 없이 도통을 꿈꾸는 무리와, 노력 없이 성공을 바라는 무리와, 모략으로 정의를 비방하는 무리들이 세상에 가득하니, 이것이 곧 낮도깨비니라.’ 

주의하고 조심할 때다.

[2022년 7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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