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명 정토
조성명 정토

[원불교신문=조성명 정토] 최근 언니 교무님이 해외에서 오랜만에 다녀가면서 망상에 빠져있지 말고, 알아차리고 내려놓으며 원래 자리를 챙기는 마음공부에 대해 알려주었다. 언니가 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다고, 그래도 (마음공부) 꼭 잡으라고 하는 말과 함께 변화된 언니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꼭 해야겠다 싶었다. 

‘STOP’ 마음공부의 효용성에 대해 한참 의심하던 중이었는데, 한꺼번에 강하게 온전히 멈추는 것이 아니라, 계속 내려놓는 과정의 연속이구나 하고 연습하니 훨씬 수월하게 다가왔다. 일상에서 떠오르는 잡념을 알아채고 내려놓으니, 일심이 절로 되었고 사리연구까지 잘 이어졌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올라올 때마다, 잘 알아차리고 내려놓기를 반복하니 평온해졌고, 두려움에 대한 두려움이 가벼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때론 슬픔이나 억울함은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는 감정의 요동에서 나오는 것이 어려워서, 기분을 좋게 하는 간식을 먹거나, 환경을 바꿔 보는 등의 시도가 도움이 되었고 마찬가지로 사리연구 단계로 잘 이어졌다. 
 

앞으로 교법에 바탕한 
경계 속 마음공부가 
얼마나 유용하게 
활용될지 기대가 된다.

경계에서 제일 어려운 것은 감정의 분노였다. 그러나 멈추고 챙기는 공부를 작심하며 집에서 아들들의 떼 부림이나 우는 소리에는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좀 기다렸다가 대응하니 크게 고함을 치거나 화가 끝까지 오르지는 않는 것 같았다. 지금도 화가 올라온 감정을 살피면서, 그 감정과 대치하면서 아이에게 강하게 표현하지 않는 것부터 연습하는 중이다.

하지만 매 순간 마음을 잘 보고 챙기지만, 경계를 당하여 화가 올라올 때는 심장이 뛰고, 정말 폭발할 것을 꾹꾹 눌러야 할 때가 있다. 그래서 분노 해결에 관한 것을 찾아보았다. 인간의 분노 호르몬은 15초간 지속이 된다고 한다. 그 15초의 정점이 지난 이후로는 신체의 길항작용에 의해 조절되기 시작하며 15분이 되면 거의 사라진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정점의 고비 속에 폭발하지 않으려 흔히 화가 나면 세 번 심호흡하라고 한 것 같다. 이렇게 감정을 좀 더 세분화해서 살피고, 감정의 종류에 따라 내려놓는 방법을 구체화해서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니, 이것 또한 재미가 느껴지는 요즘이다. 

왜 이렇게나 도움이 되고 재밌고 즐겁고 행복하게 하는 마음공부를 이제야 느끼게 되었을까. 생각해보니 사춘기에는 감정이 무엇인지 잘 몰랐고, 20~30대 초반까지는 교법을 알아가는 재미가 컸기에, 그저 도반이 좋고, 대종사님 말씀이 좋고, 교무님이 좋고 등의 내가 보이는 원불교의 장점만으로도 큰 어려움 없이 살았다. 그래서 마음공부의 필요성이나 그 자체가 덜 다가왔던 것 같다. 아마도 실제 경계 속, 속 깊은 마음공부를 제대로 못한 것은 아니었을까.

이제는 마음 챙김 공부로 괴로운 상황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두려움도 마주하며 감당할 수도, 욱하며 느끼는 분노도 살피고 덜어내는 원리를 알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교법에 바탕한 경계 속 마음공부가 얼마나 유용하게 활용될지 기대가 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재미를 알아가기를 희망하며, 큰 선물을 주고 간 언니 교무님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원광정보예술고

[2022년 7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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