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지역축제 944개, ‘참여하겠다’ 응답 67.0%
인구 1명 줄면 숙박18명·당일55명의 소비 필요
지역축제 선도, 총부 한 달 살기, 영산워케이션 고민해야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코로나19로 취소·축소됐던 축제들이 돌아오고 있다. 대한민국의 중요한 여가포인트로 자리잡은 지역축제. 지역축제는 지역 콘텐츠를 알리는 한편, 소비와 인구유입을 이끌어낼 수 있다.  공장을 짓지 않고도 지방을 살려내는, 지방소멸시대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위드코로나를 준비하는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축제를 타진하는 데 적기다. 숫자들에서 힌트를 얻어보자.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1년 우리 국민들의 축제 관람률은 5.6%에 그쳤다. 허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는 57.3%가 축제를 관람했고, 76.7%가 만족했다. ‘향후 1년 이내 축제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은 67.0%에 달했다. 판만 펼쳐진다면, 뛰어들 준비는 됐다는 의미다.
 

춘천마임축제 경제효과 122억원
문화재나 특산품도 스토리텔링을 입히고 축제로 나퉈야 찾아오는 시대다. 때문에 지역축제는 지역을 살리는 핵심가치로 급부상했다. 2022 춘천마임축제를 통해 춘천시가 얻은 경제효과는 122억원에 이른다. 지난 5월 8일동안 춘천을 찾은 관광객의 평균 소비지출액은 1인당 12만 2722원으로, 2019년 전국 축제 중 2위를 기록했다. 뚜렷한 소비품목이 있는 영덕대게축제(11만 304원)나 강릉커피축제(10만 4502원)도 따돌린 순위다.  

낯선 ‘마임’을 소재로 한 춘천마임축제는 어떻게 성공했을까. 1989년 시작된 축제는 거리물총놀이, 밤샘공연 등으로 늘 시대를 앞서 트렌드를 이끌었다. 특히 코로나19 당시, 예술가들의 불참과 거리두기라는 한계를 창의적으로 넘어섰다. 일회성이 아닌, 봄, 여름, 가을별 계절로 분산했고, 춘천의 산책로, 시청 로비, 공원, 카페 등 일상 공간 100곳을 축제 장소로 선정했다. 또한 공연이라는 특성상 체류시간이 길고, 저녁 행사로 숙박으로 연결되는 비율이 높았던 것도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도움이 됐다.

잘 만든 지역축제는 지방소멸 시대의 확실한 대안이기도 하다. 최근 한국관광공사는 지역인구감소에 대한 관광대체 소비규모 효과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발표했다. 그 결과, 감소인구 1인당 연간 숙박여행객 18명과 당일여행객 55명의 소비가 필요한 것으로 산출됐다. 

지역인구가 1명 줄면 그만큼 소비가 줄어든다. 줄어든 소비를 메꾸려면, 연중 18명이 1박 이상 숙박하고 55명이 나들이 와야한다. 물론 1명의 18박19일 장기체류와 55명의 단체나들이 한 번이 이를 상쇄한다. 이는 1명이 39박 40일 숙박하는 소비규모와 맞먹기에, 지역들이 앞다투어 ‘OO 한 달 살기’로 장기체류자를 ‘모시고’ 있는 것이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집계한 2일 이상, 불특정다수 대상 지역축제만 944개다. 매일 2.6개의 축제가 펼쳐지는 셈이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집계한 2일 이상, 불특정다수 대상 지역축제만 944개다. 매일 2.6개의 축제가 펼쳐지는 셈이다.

올 한해 지역축제 944개, 우리 지역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집계한 ‘전국에서 2일 이상’, ‘불특정 다수인이 참여하는’ 올 한해 문화관광예술축제는 944개에 이른다. 경남이 121개로 가장 많으며, 경기 112개, 전남 98개, 전북 75개로 뒤를 잇는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일부 취소도 되지만, 주최 측이나 참여업체, 관광객까지도 한마음으로 기다린 만큼 비대면이라도 이어가는 분위기다.  

올 여름 모처럼 보령머드축제, 부산바다축제, 평창더위사냥축제, 한강페스티벌 등이 재미를 톡톡히 봤다. 9~10월에는 보다 지역색을 띈 축제들이 포진해있다. 서울 이태원 지구촌 축제를 비롯, 경기도의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과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 부산에서는 자갈치축제, 영도다리축제가 열린다. 경북에서는 경주 신라문화제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가장 많은 축제가 열리는 경남에서는 진주남강유등축제, 독일마을맥주축제가 준비중이다. 전북에서는 전주비빔밥축제와 지평선축제가, 전남에서는 무안황토갯벌축제와 강진청자축제가 가을을 물들인다. 강원도에서는 강릉커피축제, 충남에는 백제문화제, 충북은 음성품바축제, 제주는 제주해녀축제가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원불교 4대성지 지역의 축제는 어떨까. 익산시에서는 9월 아하!데이  나눔축제, 10월 익산서동축제와 익산 천만송이국화축제가, 11월에 두동편백마을 힐링 숲 축제와 함라두레마당 떡볶이문화축제가 예정됐다. 영광의 9월에는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 10월에는 영광백수해안도로노을축제가 열린다. 변산의 부안은 10월 곰소젓갈발효축제와 노을축제, 부안가을愛국화축제가 펼쳐진다. 만덕산의 진안은 10월 진안홍삼축제, 11월에 김치보쌈축제가 펼쳐진다. 이처럼 주제가 작고 낯설더라도, 지역과의 접점을 키워내 얼마든지 좋은 축제가 될 수 있다.
 

종교와 지역의 상생의 길
원불교 익산총부나 영산성지는 우리들의 0순위 여행지가 되어왔다. 허나 비교도 외부인들에게는 어떤가. 올 상반기 익산성지 방문인원인 5천 명을 훌쩍 넘어설 지역축제를 상상해보자. 아라미축제(문화예술축제)나 성지와 교당이 지역과 어우러지는 축제는 어떨까. 하선 및 사상선 전통을 살리는 것도 여행 트렌드에 잘 맞는다. 총부에 선객들이 한 달씩 살러오거나, 주말마다 영산성지에 워케이션(워크+베케이션)하러 오는 모습. 종교와 지역을 함께 살려내는 축제 거리가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2021년 10월 행정안전부는 전국 인구감소지역 89곳, 인구감소관심지역 18곳을 발표했다. 우리 성지가 바로 이 속에 들어있다. 영광과 부안, 진안은 이미 뚜렷한 인구감소지역이며, 익산은 인구감소관심지역에 해당한다. 4대성지의 정신이 그 땅에 어려있는데 지역의 고민이 우리 밖의 일일리 없다. 위기는 곧 기회다. 종교와 지역의 상생의 길, 그 희망의 고삐를 바로 우리가 쥐고 있다.

[2022년 8월 8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