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당 대신 학교로 찾아가는 마음공부
9년동안 11만 명 만나 마음공부·인성교육
17억 예산 바탕, 청소년교화 역량 키워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청소년들이 사라지고 있다. 
초고령화, 인구절벽 시대에서도 그렇지만, 종교계에서의 청소년 감소율은 더욱 가파르다. 2021년 한국갤럽의 ‘한국인의 종교’ 보고서에 따르면 19~29세 신앙인 비율은 2004년 45%에서 2014년 31%, 그리고 7년 만인 2021년 22%로 크게 떨어졌다. 어떤 세대보다 큰 폭의 낙하이며, 전문가들은 10대는 더 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청소년 없는 시대의 청소년교화 어떻게 할 것인가. 교당 청소년의 감소와 척박한 터전은 예견돼왔다. 하지만 누군가의 생각은 토실한 열매를 쑥쑥 캐내던 때에만 머무르기도 한다. 세상이 바뀌고 대상이 변했는데, 애꿎은 교화자의 의지와 역량만 탓한다. ‘적응’해야할 현실을 자꾸 ‘극복’하라는 격이다.

오지않는 청소년들을 기다리는 동안, 오히려 외부에서 원불교를 알아보고 마음공부를 가져다 썼다. 정확히는, 청소년교화자들의 피와 땀을 갈아넣은 청소년 마음공부 인성교육 ‘심심풀이’를 요청한다. 9년 동안 학교 등에서 심심풀이를 만난 청소년은 11만 명에 달한다. 2013~2021년 중학생을 457만 명으로 추산할 때, 대한민국 중학생의 2.4%가 심심풀이를 만난 것이다. 질적으로도 명실공히 최고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의 우수 인성교육 사업평가에서 심심풀이는 올해 최고 평가를 비롯, 2016, 2017년 최우수, 2014, 2020년 우수 평가를 받았다. 수준 높은 프로그램과 역량있는 강사진으로 공교육 현장에서 여전히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원불교 청소년국과 (사)삼동청소년회,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와 청소년교화자들이 수차례의 수정·보완을 거친 12개의 프로그램은 학교수업형, 전일제수업형, 교당수업형, 특별수업형으로 유연하게 적용된다. 스스로 마음을 정의하고 인성 덕목을 익히는 가운데 명상, 캘리그라피, 원만이만들기, 역할극 같은 활동도 어우러진다. 현장의 반응 역시 뜨겁다. 마음과 인성이라는 녹록지 않은 주제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노하우와 학생들과의 소통 역량이 특히 탁월하다는 평이다. 

심심풀이는 지역과 목표에 따라 유연하게 날개를 펼치고 있다. 지역거점으로 빠르고 규모있게 자리잡은 부산은 마음토닥청소년센터와 금곡청소년수련관, 북구진로교육지원센터 3단위가 잘 맞물려 돌아간다. 영광의 경우 해룡중학교를 중심으로 지역 인성교육의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가장 높은 학업능률·성적으로도 인정받아, 연내 인성교육체험센터 설립이 예정됐다. 전북은 사회적 역할을 강조, 전북청소년상담센터를 중심으로 학교 밖 청소년, 위기청소년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심심풀이가 이렇게 성장하는 데는 보장된 예산의 덕이 컸다. 2014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은 누적 예산 17억의 90%를 오롯이 투자, 특히 사업비  70% 이상을 현장강사 지원에 썼다. 프로그램의 수준과 지도자 역량을 높이는 것은 물론, 국고사업으로 원불교의 공신력과 사업수행력도 성장시킨 것이다. 누적 포함 1,022명의 전문가들을 낳았고, 여러 ‘스타교무’도 키워냈다.  

실제로 한 번이라도 학교 현장에서 수십 명의 청소년을 만나본 교무와 그렇지 않은 교무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다. 심심풀이는 마음공부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키우며, 일반 강사들처럼 경력과 강사비를 보장받는다. 무엇보다도 청소년교화자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다. 

심심풀이는 2013년 시작부터 ‘찾아가는 청소년교화’를 외치며 연구와 실행을 거듭해 오늘날 대한민국 인성교육 브랜드로 우뚝 섰다. <원불교신문>은 심심풀이가 수십, 수백 명의 학생들을 만나는 학교들을 직접 찾았다. 완전히 바뀐 청소년판 속 생생약동하는 희망을 지면을 통해 나누고자 한다. 우리 교단의 미래가, 그 현장에 있었다. 
 

[2022년 8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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