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실 교무
지연실 교무

[원불교신문=지연실 교무] 지난 7월 23일 ‘교구에서 즐기는 바캉스’라는 주제로 학생여름훈련을 진행했다. 이번 훈련은 3년 만에 진행된 대면훈련이라 기획단계부터 굉장히 설레는 마음이 앞섰다. 비대면 온라인 문화에 익숙해진 학생들에게 ‘이번 훈련에 무엇을 전해줄까? 이 시기 학생들은 어떤 훈련을 원할까?’라는 화두로 교구 청소년교화협의회에서 한 달 전부터 준비에 매진했다.

3년 간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동안 청소년 담당 교무들은 청소년교화의 어려움을 몸소 느끼며 답답함을 안고 지내왔다. 법회 참석률은 날로 저조해졌고, 학생들은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 각종 시험과 학원 등의 이유로 점점 교당에 무관심해졌다. 그래서 더욱‘이번 훈련을 통해 반드시 청소년교화의 전환점으로 만들자’ 하는 큰 절실함이 있었다.

‘참석인원이 적으면 어떻게 진행을 해야 할까?’라는 염려도 있었지만, 청소년교화의 희망인 귀한 부처님을 모시는 훈련이라는 생각으로 ‘학생 한 명 한 명을 귀하게 모시자. 개척 정신으로 조금씩 일궈나가자’는 마음을 챙겼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유행에 민감하며 이색적인 경험을 찾는 요즘 학생들은 어떤 취향을 갖고 있을까?’ 고민한 결과 이번 훈련은 학생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갖게 하자고 결정됐다. ‘마음카페’에서는 교무들이 바리스타가 되어 학생들이 원하는 음료를 직접 만들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고, ‘톡! 톡! 토크쇼’라는 프로그램으로 훈련의 막을 열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학생들에 맞게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이용해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방식으로 모두가 공감할 소재를 가지고 자유롭게 회화하는 시간도 가졌다. 또 교구청 역사관과 대각전에서 진행된 ‘황금볼을 찾아라!’는 보물찾기를 응용해 원불교 교사와 소속 교당의 역사를 팀 대항 퀴즈로 풀면서 협력과 배움의 시간이 됐다. ‘레크리에이션’은 학업과 비대면에 지친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날리며 친목 하는 시간이 됐고, ‘디너파티’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음식을 나누며 담당 교무들과 소통하는 값진 시간이었다.

훈련하는 동안 학생들의 활짝 웃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청소년교화에 희망을 엿본 듯 큰 힘을 얻었다. 그동안 힘들었던 내 마음이 위로를 받고 치유가 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 시간을 내가 그토록 간절히 원하고 있었구나!’ 하는 감동도 있었다. 

지난해 신규교무로 부임한 후 첫 학생 법회도 온라인 법회였고, 대면 만남도 부임 후 4개월 뒤에나 가질 수 있었다. 그렇게 청소년교화의 어려움으로 의기소침해졌던 상황에서 ‘코로나가 문제다. 학원과 사교육이 문제다. 학생들 성향이 문제다’라며 적절한 변명을 찾아 위안 삼고자 했던 것을 떠올리니 부끄러운 마음이 올라온다. 

이번 훈련은 기적처럼 느껴진다. ‘기적은 멀리 있지 않다. 내 힘으로 청소년들이 정말 필요한 곳에 손길을 넣어주는 것’이라는 감상이 든다. 청소년교화에 주춤하지 않고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가고자 하는 의욕도 다시 일어난다. 내게 있어 기적은 주어진 하루에 대한 절실함으로 청소년들과 함께 은혜를 나누며 기쁨을 얻는 것이다. 그 속에서 ‘교화자’라는 삶이 값지고, 빛나는 삶이라는 것을 새겨본다.

/인천교당

[2022년 8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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