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해설사와 ‘8동 2탑’순례하며 원불교 역사 머금고
백제문화유적 둘러보며 익산 문화 담긴 맛과 멋 경험

[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전국적으로 ‘한 달 살기’가 열풍이다. 반복되는 생활을 떠나 이색적인 문화를 찾아 떠나는 것. 시골 농촌 체험으로휴식을 취하는 일명 ‘촌캉스’가 유행이고, 제주도 한 달 살기는 지역적 특색을 살려 문화관광 상품으로 떠올랐다. 전라북도는 최근 ‘한 달 여행하기’ 참여자를 모집하며 숙박과 여행자보험까지 지원하고 있다.

현대인들의 이런 정서에 맞춰 원불교 내에서의 힐링, 즉 교도들이 일상을 벗어나 또 다른 체험을 해보는 ‘한 달 살기’를 찾아본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성지의 기운을 느끼고, 수행의 깊은 체험, 그리고 몸과 마음을 비워보는 시간이라면 한 번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지. 그 같은 방법으로 ‘중앙총부 한 달 살기’를 추천해본다. 총부의 한 달 생활은 어떨까.

새벽 5시 총부의 타종 소리와 함께 하루 시작을 맞으며, 교무들과 함께 대각전에서 좌선을 한다. 1시간여의 좌선 후에는 도량청소에 참여해 성탑과 송대, 영모전 광장 그리고 대각전과 종각 등 성지 곳곳을 청소한다. 아침 공양은 대중식당에 모여서 다같이, 이어 오전 일과는 재정산업부 교무들을 도와 사상선을 해보거나 성지해설사들을 따라 소태산 대종사의 역사를 돌아 본다. 

사실 중앙총부는 원불교 성지의 한 곳으로서 소태산 대종사가 불법연구회의 본부를 마련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최초의 총부 회관인 본원실과 최초로 일원상이 봉안된 수행의 공간 대각전, 그 밖에도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공회당과 구 종법실, 청하원과 정신원, 송대 등의 8동 2탑(건물 8동과 석물 2기)이 있다. 이 8동 2탑은 원불교 중앙총부를 찾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성지해설사들의 안내로 방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유일학림으로 시작돼 종합대학을 이룬 원광대학교 캠퍼스를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봉황각의 카페, 그리고 숭산기념관 앞 넓은 광장을 돌아보고, 잘 가꿔진 수목원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저녁이면 대각전에 앉아 염불을 해보고, 어둑해진 총부안 여러 개의 작은 등을 밝힌 야경 속에 성탑과 영모전 광장 길 산책도 꽤 인상적이다. 목요일 저녁에는 목요법회, 일요일에는 예회에 참석해 총부 교무들의 설법도 들을 수 있다.
 

원기107년 법인절을 맞아 익산성지 소태산 대종사 성탑 앞에서 108배 기도 정진이 이뤄졌다.
원기107년 법인절을 맞아 익산성지 소태산 대종사 성탑 앞에서 108배 기도 정진이 이뤄졌다.

 

성지문화와 익산문화 체험으로 여유

익산까지 왔다면 익산의 문화와 역사도 한번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익산시는 올해를 ‘익산방문의 해’로 공표했다. 익산시에는 관광을 목적으로 준비된 ‘익산시티투어 버스’가 있다. 버스는 주말 운행 상품으로 익산역을 출발해 원불교 중앙총부를 거쳐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한식당 ‘고스락’을 방문,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 보석박물관을 돌아오는 코스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관광상품이다. 주로 원불교 총부와 백제문화유적을 돌아보며 익산에 처음 온 손님들을 안내하는 여행상품이다.

익산지역은 예로부터 백제 문화의 중심지다. 미륵사지가 대표적이며, 특히 미륵사지 석탑은 백제 무왕 때의 석탑으로 목탑에서 석탑으로 이행하는 과정의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석탑 중 가장 크고 오랜 역사도 갖고 있다. 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왕궁리 유적지이다. 이름에서도 느껴지듯이 이곳은 백제의 궁궐로 사용됐으며, 후대에 사찰로 용도가 변한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아직까지도 발굴 조사 중인 곳이어서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남아있는 신비한 곳이다. 

이처럼 익산의 문화여행도 체험해보며 중앙총부에서 지내는 한 달은 교도들에게 쉼과 힐링, 그리고 자신을 반조해보는 나름의 수행시간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현재 코로나19 상황으로 그 활동이 넓지 못하다는 점과 총부 거주 생활에서의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총부 내 거주지로 상주선원(문의 063-850-3282)이 있으며, 밖으로는 삼동청소년회가 운영하는 유스호스텔(문의 063-850-2000)이 있다. 하지만 소태산 대종사와 그의 제자들이 당대에 활용했던 그 방과 그 시설에서 생활 체험을 해보기에는 아직 보수·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는 점은 아쉽기만 하다.

한 사람 두 사람이 중앙총부를 방문하다 보면 여럿이 모이게 되고, 그렇게 여럿이 모여 쉼과 여유, 수행의 길을 찾다 보면 언젠가는 중앙총부가  순례의 도량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2022년 8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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