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여원 기자
이여원 기자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원기4년, 기미 3월 방언공사가 끝나고 소태산 대종사가 아홉 분 단원에게 명하신 특별기도. 기도는 ‘밤 10시부터 12시 정각까지’, 각각 시계를 가져서 ‘기도의 시작과 그침에 서로 분(分)이 틀리지 않게’ 한다. 

장소는 각 단원의 분위(分位)에 따라 ‘중앙봉을 비롯해 팔방의 봉우리’를 지정했다. 

10일에 한 번씩의 정례산상 기도를 시행하기 열두 번째 되는 날, 소태산 대종사는 다시 9인 단원에게 엄숙히 말했다. “그대들이 지금까지 기도해온 정성은 대단히 장한 바가 있으나 나의 증험한 바로는 아직도 천의를 움직이는 데는 거리가 멀다. 그대들의 몸이 죽어 없어지더라도 우리의 정법이 세상에 드러나서 모든 창생이 구원을 받게 된다면 그대들은 조금도 여한 없이 그 일을 능히 실행할 수 있겠는가.”

생사를 뛰어넘은 기도 정성. 9인 단원들은 10일 동안 몸과 마음에 정성을 더한 뒤 7월 26일(음) 최후 결사를 다짐했다. 모든 창생이 구원받는다면 죽어도 여한 없는 사무여한, 9인 선진의 백지장(白指章)은 혈인(白指血印)의 이적으로 나타났다. 천의의 감동이다. 
하늘에 사무치는 기도정성으로 법계의 인증을 받은 법인성사는 9인 선진이 보여 준 ‘두마음 없는 신봉정신, 두마음 없는 단결정신, 두마음 없는 봉공정신’(〈대산종사법어〉 제7 공심편)임을 비로소 깨닫는다. 

소태산 대종사를 향한 신봉정신, 동지를 향한 단결정신, 인류를 향한 봉공정신에 ‘두마음’이 없었다. 진리불공에도, 실지불공에도 ‘두마음’이 없었다. 

법인절 특별기도 기간, ‘두마음 없는’에 마음이 머물렀다. 9인 선진을 온전한 마음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한 키워드다. ‘만일 조금이라도 못 잊을 생각이 있다’거나, ‘조금이라도 불만스런 생각이 끼어 있다’면 비록 ‘열 번 죽는다 해도 천지는 감응’하지 않는다. 

‘못 잊을 생각’도, ‘불만스런 생각’도 없는 마음. 끌림 없는 순일한 생각으로 ‘남음 없는 마음’, 두마음 없는 9인 선진은 법호와 법명의 새 이름을 받고 다시 살아났다. 이후 소태산 대종사의 명에 의해 해재(解齋)되기까지, 9인 선진들의 기도는 조금도 해이함이 없었다. 9인 기도와 법인성사는 신성·단결·공심을 더욱 굳게 한 새 회상 건설의 정초다.

소태산 대종사의 제자, 9인 선진. 103년 전, 그해 소태산 대종사의 제자를 오늘 우리 모습으로 다시 만난다. 소태산 대종사 더 엄숙하게 말한다. “남음 없는 마음으로 대중을 위한다면 천지신명이 어찌 그 정성에 감동하지 아니하겠는가.”

[2022년 8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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