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교당 성가대 2년여 만에 컴백
젊은 신입 발굴·비전공자 사은앙상블

성가대는 교당을 찾은 손님들에게 선물이며, 대원들 스스로 준비하고 돌아보게 해준다.
성가대는 교당을 찾은 손님들에게 선물이며, 대원들 스스로 준비하고 돌아보게 해준다.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우리 교가 부를 때 서서 했던가요? 앉아서 했었나?”

고개를 갸웃거리며 기억을 더듬어보는 성가대원들. 2년여 만에 입맞춰보는 재미에 추억 곱씹기는 덤이다. 서울교구 강남교당 성가대가 드디어 목소리를 낸 8월 20일, 법인절 경축식을 준비하는 뮤직캠프가 종일 열렸다. 

원기93년 창립돼 강남교당의 브랜드이자 원불교 성가문화에 공헌해온 성가대. 올 초 ‘이제는 때가 됐다’고들 했지만 조금 더 신중했다. 그러다 법인절을 하모니로 장엄하자는 데 뜻이 모여, 마스크를 쓴 채 시작했다. 파트별로 셔츠색도 맞추고, 지휘자 이자원 원무는 다시 지휘봉을 들었다. 이번에는 그간 완숙해진 사은앙상블도 함께 자리했다. 바이올린 3대와 첼로로 이뤄진 사은앙상블 1기는, 놀랍게도 전공자가 아닌 비전공 교도들로 이뤄져있다. 원불교음악과 문화교화를 위해 늦깎이로 배운 교도들이, 성가대와 함께 법인절에 데뷔한 것이다.

이날 강남교당 성가대는 2장을 시작으로 30장, 38장 등 총 6곡을 연습했다. 성가 한 소절 한 소절이 높고 넓은 대각전을 유영했다. 연습하는 대원도, 듣는 교무·교도도 순간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

강남교당 성가대는 신앙 그 자체이자 신심의 터전이 되어왔다. 성가를 소리내 부르는 것만으로도 법열이 오르고, 가슴 깊은 곳에서 감동이 일렁인다. 잠자는 교도의 신심을 깨우는 한편, 신입교도에게 안착의 발판이 된다.  
 

강남교당 성가대는 2년여 만에도 여전히 그 멤버 그대로다. 오히려 젊은 성가대원이 발굴돼 3명이 사령장을 받기도 했다. 성가대장 조도중 교도는 “교도들이 퇴장할 때 130장을 노래하는데, 끝까지 앉아있는 분들이 있어 마지막 한 음까지 정성을 다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이어진 연습은 오후 4시에 마무리됐다. 향후 매주 일요일 9시와 월1회 오후 연습, 종종 뮤직캠프로 실력을 쌓을 예정이다. 해제식에서 양수안 교무는 “자리를 지키며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 큰 일이다. 지금, 여기, 나에게 깨어있는 성가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독려했다. 

원불교 성가대의 입을 다시 틔운 강남교당 성가대, 그 품격있고 아름다운 노래가 이제 시작됐다.
 

[2022년 8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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