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원숙 진안교당 교도부회장
길원숙 진안교당 교도부회장

[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다른 사람에게 이래라저래라하는 것보다 내가 먼저 모든 면에 본보기를 보이면 상대가 미안해서라도 안 하게 되죠. 상대가 속상하게 해도, (나는)말이라도 상냥하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공부표준을 밝히는 길원숙 교도(진안교당 교도부회장)는 “은연중 원불교에 젖어 들었다”고 말했다.

길 교도는 주변에 법회를 권할 때 주로 쓰는 예화가 있다. “시루에 물을 부으면 물은 다 빠져도 콩나물은 크는 것처럼 우리도 그래요. 법회에 와서 그 시간이라도 대종사님 말씀을 들으면, 그것이 쌓이면서 마음에 힘이 돼요”라고 권유하는 것이다. 

그의 남편도 법회 출석을 잘 하지 않았다. 그래서 효심 깊던 남편의 마음을 공략했다. “내가 법사가 되어도 시아버님은 희사위에 못 올려 드려요. 당신이 공부를 안 하면 아버님이 향례를 못 받아요. 그러니까 그건 당신이 해보세요”라고 설득했다. 이후 남편은 일요일을 무조건 법회 보는 날로 정하고 약속을 잡지 않게 됐다. 그런 발심을 내서 함께 공부하는 남편에게 정말로 감사하다는 그.

손해진 교무(진안교당)에게 길 교도는 어떤 교도인지 물었다. 손 교무는 ‘예스맨, 절대 No가 없다’고 했다. 교당에 부교무가 없던 지난 2년간 길 교도는 손 교무를 도와 부교무 역할을 했다. 교무가 시키는 일은 두말없이 따랐다.
 

지은대로 받는다 생각하니 편하더라


사업과 살림을 해야 해서 부담이 됐을 법도 한데 “이때 교감님께서 많이 키워주셔서 감사하죠. 이런 시간이 없었다면 이렇게 공부를 챙기지 못했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길 교도. 

그는 매주 사회와 독경, 열반식 등 목탁을 치거나 준비물을 챙기거나, 엘리베이터 등 공사가 진행될 때는 도량 곳곳을 들여다보며 주인 역할을 했다. 기도문이나 사회멘트, 감상담을 준비할 때는 전서를 뒤적이며 공부해야 했다.

“처음에는 ‘못한다’고 거절했죠. 대중 앞에 서는 게 너무 싫고 어려웠어요. 그렇게 피해만 다니다 선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발심이 났어요.” 

길 교도는 ‘매일 틈날 때마다 한 줄이라도 사경하기’를 하고 있다. 예전에 ‘정산종사 닮아가기’라는 주제의 법어사경대회 참석 이후, 백주년 전에 전서를 완경하자는 목표를 세우고 실행했다. 지금은 매년 노트를 〈원불교교전〉 <원불교교전〉과 〈독경집〉으로 가득 채워 낸다. 특히 청정주, 영주는 500번 이상, 참회문도 200여 회 넘게 써냈다. 그렇게 마음의 힘을 얻었다.

“무슨 일을 당해도 지은 대로 받는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편안히 하려고 해요. 내 마음이 수세미 같으면 상대에게 날카롭게 나가요. 그런데 내 마음이 편안하면 부드럽게 나가거든요. 그래서 ‘내 마음에, 나에게 공들이자’하고 살아요.”

[2022년 8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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