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무엇을 보고 경성에
100번 이상 다녀가셨을까.

전혜봉 예비교무
전혜봉 예비교무

[원불교신문=전혜봉 예비교무] 학교를 다니는 동안 교우들과 차를 타고 성지순례를 하며 자체 훈련을 나보고 싶었다. 생각했던 순례지 중에는 서울 성적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졸업하기 전까지 실행하지 못할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사감님이 “하선으로 서울 성적지 순례를 다녀오자”하셔서 좋았다.

이번 하선은 여러 방면에서 정말 의미가 있었다. 우선, 3일 동안 5만 보 가깝게 걸었다는 것에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다. 사실 이렇게 걸어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항단장을 맡고 있어 더 정신력을 붙잡고 걸었던 것 같다. 걸으면서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로망이 깨지긴 했지만, 서울 곳곳을 도보로 다니는매력이 있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도 이렇게 많은 곳을 다 도보로 다니셨다고 한다. 나도 그 심정이 되어 발자취를 따라가려 노력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무엇을 보고 경성에
100번 이상 다녀가셨을까.

둘째, 리더로서 한 단계 성장한 기간이었다. 단체로 계속 이동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변수를 대비해 계획을 여유롭게 짜야 하는 것을 알게 됐다. 끝까지 미루다가 촉박하게 일을 하던 나는 항상 이 부분이 부족했다. 이번 학기는 이것을 고치려고 죽기로써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또, 교우 한 명 한 명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사람들의 컨디션을 계속 확인하며 빠르게 움직여야 할 때는 빠르게, 좀 천천히 움직여야 할 때는 조금 느리게, 쉬어야 할 타이밍에는 대중을 대변해 책임자에게 의견이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또 계속 동적인 활동을 하다 보니 평소 보지 못했던 교우들의 모습을 알게 되었다. 교우들의 새로운 면모들은 다음 학기에 그 교우를 대할 때나 지도할 때 좋은 사료로 남을 것 같다. 

셋째, 원불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앞으로 출가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 은덕문화원 김법열 원장님이 “원불교의 이미지는 ‘정갈함’”이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그 정갈한 이미지와 어울리는 건축, 인테리어 배치, 옷가짐, 행실 등이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셨다. ‘나도 이 정갈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를 계속 고민하게 된다. 가는 곳마다 우리를 반기는 교무님들의 말씀 하나하나 모두 소중했다.

무엇보다 서울원문화해설단 교도님들을 보면서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신심, 정성, 열정에 감동했다. 정말 우리가 원불교의 미래라는 믿음을 가지고 더욱 애정과 공손함을 담아 설명해주시는 모습을 겪었다. 교도님들은 우리의 나이가 어려도 공손하게 대하시니, 항상 자성반조, 목적반조하면서 나를 더 낮춰야겠다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무엇을 보고 경성에 100번 이상 다녀가셨을까. 서울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기술은 계속 급변하고 신문물이 계속 나온다. 세상은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그 변화의 속도에 맞추지 못해 마음병을 앓는 사람들이 많다. 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사람들의 마음만큼은 지킬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교단 초기의 10대 여성 제자들과 같은 교화 붐을 일으키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화려함보다는, 우리의 종교 성향에 맞게 여여하게 공부하고 생활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 교화방법 아닌가 생각해 본다.

/영산선학대학교

[2022년 9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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