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하 교수
이도하 교수

[원불교신문=이도하 교수] 소태산은 이 땅에 새로운 종교를 열었다. 그리고 <정전> 교법의 총설에서 밝혔듯이, 그 종교는 통종교적 원리에 기반한다. 원불교는 법신불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 모시고, 사은과 삼학으로써 신앙과 수행의 강령을 정하였으며, 모든 종교의 교지도 통합·활용하는 광대하고 원만한 종교이다. 

원불교 교법을 요약한 총설에서 ‘모든 종교의 교지도 통합·활용한다’는 말씀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소태산의 구도 과정과 대각, 이후의 제법 및 전법 과정 전체에 이르기까지 원불교는 통종교적 특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신앙의 대상이자 수행의 표본인 일원상은 진리의 가장 근본적인 속성을 상징하며 <대종경> 교의품 1장에서도 유불선 모든 교리를 통합하여 결국 사통오달의 큰 도를 얻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원불교 2대 종법사인 정산종사는 삼동윤리를 통해 ‘동원도리(한근원 한이치)’를, 3대 대산종사는 ‘진리는 하나’라는 구호로 ‘종교UR(United Religion)운동’을 제창하셨다. 원불교는 한국 7대종교와 함께 한국종교인평화협의회에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UN의 종교분과 NGO에서도 통종교적 가능성에 대한 시도를 이어왔다.

이런 노력들을 메타버스 시대, 메타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어떻게 실천적으로 확장해 갈 수 있을까. 
 

우선 메타버스 공간에 통종교적 공간을 만들고 통종교 역사관 또는 통종교 의례 체험 및 교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한 공간에서 다양한 종교적 의례를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시도하거나, 나아가 통종교적 의례를 개발하여, 다양한 종교의 신자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의례나 이벤트를 거행할 수도 있다.  

정치적 소통과 협력을 통해 세계의 평화를 이뤄가자는 국가연합 UN 역시, 정치만으로는 세계평화를 이어나가기 어려우며, 종교간의 대화와 협력을 강조하고 종교계의 역할을 요청한다. 

원불교는 모두가 부처되는, 천여래 만보살의 탄생과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대의를 실천하는, 모든 사람들에 의한 낙원을 추구하는, 과감하고 창의적인 통종교적 종교다.

[2022년 9월 5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