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만의 차별화된
노인서비스 제공의 조직문화
반드시 필요

오지선 HK연구교수
오지선 HK연구교수

[원불교신문=오지선 HK연구교수] 사회서비스는 복지, 보건 의료, 교육, 고용, 주거, 문화, 환경 등의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합의된 인간다운 삶의 기준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는 것으로, 완전경쟁시장에서 제공되는 순수한 재화와는 구별된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사회서비스는 주로 공공의 주도하에 비영리 민간 기관이 제공해왔다. 특히 사회서비스 중에서도 아동, 장애인, 노인 등에 대한 ‘돌봄 서비스’는 대인서비스 제공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사회성’과 ‘공공성’이 강조되는 영역이다. 

돌봄 영역에서의 비영리 민간 기관의 역할과 위상은 다른 사회서비스 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클 뿐 아니라,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사회적 기대를 안고 있다. 이는 돌봄 서비스 제공에 있어 비영리 기관이 표방하는 특수한 공공가치와 조직 구성원들의 선한 동기, 조직문화에 대한 기대로써 대표적인 기관이 종교라 할 수 있다. 

우리 교단에서는 1980년대 아동 돌봄 기관이 양적으로 크게 확장하던 시기에, 수많은 ‘원광’ 어린이집으로 사회서비스 제공에 큰 기여를 했다. 이는 직접적인 교화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도래로 어린이집은 매년 줄어들고 있으며, 그 자리를 ‘노인 돌봄’이 채우고 있다. 이것은 중요도와 가치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직면한 현실이자,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다. 

원불교에는 여러 비영리 사회복지법인이 있다. 그리고 각 법인마다 노인요양시설, 주야간보호시설 등 다양한 형태의 기관이 소속되어 있다. 과거 ‘원광’어린이집이 아동 돌봄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만큼, 노인 돌봄 영역에서 ‘원광’이 가지는 특별한 공공가치와 조직문화는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좋은 서비스로 연결되고 교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신중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이 세상은 ‘천지, 부모, 동포, 법률이라는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의 관계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밝혀줬다. 특히 ‘부모은’은 ‘만사만리의 근본 되는 몸을 얻게 하고, 자력을 얻을 때까지 양육하고 보호하여, 사람의 의무와 책임을 가르쳐 인류사회로 지도하신 대은’으로서, ‘힘 미치는 대로 무자력한 사람, 특히 타인의 부모라도 내 부모와 같이 보호’하는 보은의 도를 다하라고 일러줬다.  또한 ‘감사생활-신앙’과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수행’하는 구체적인 마음공부 길을 함께 밝혀줌으로써 보은하고자 하는 이의 자기 돌봄도 함께 실현하게 했다. 

누군가를 위한 ‘돌봄’은 매우 숭고하고 가치가 있는 일이지만, 현실에서 돌봄 노동자가 겪는 스트레스는 별개의 문제다. 돌봄 종사자의 마음공부를 통한 자기 돌봄은 노동으로서의 ‘기계적인’ 돌봄 행위를 부모은에 대한 ‘따뜻한 보은행’으로 변화시키고, 이는 결국 좋은 서비스로 연결되어 교화의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로 폐쇄적으로 변화될 수 있는 노인 돌봄에 있어, ‘부모은’이라는 가치 실현과 더불어 돌봄 종사자의 마음공부로 ‘원광’기관만의 차별화된 노인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문화 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통해 ‘원광’이라는 브랜드가 사회적으로 교단적으로 크게 기여하고 빛날 수 있는 통로가 되기를 희망한다.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2022년 9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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